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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대장동 사업 '키맨' 3인… 김만배·남욱·유동규 역할과 의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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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최대 수혜자로 등극
남욱 변호사, 화천대유-성남도공 연결고리 의혹
야당에선 "유동규 본부장이 사업 설계자" 지목
유동규 "배당 문제 지적하는 비판 들은 적 없다"
한국일보

자산관리업체 화천대유자산관리 등을 둘러싸고 정치권에서 특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2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현장에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성남=서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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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의혹의 중심에 있는 핵심 인물 3인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3인은 사업을 주도한 화천대유의 대주주인 언론인 출신 김만배씨, 화천대유와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연결고리로 지목되고 있는 남욱 변호사, 그리고 대장동 개발사업의 총책임자로 알려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다. 이들은 제기된 의혹에 대해 제대로 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아 논란을 증폭시켰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① 최대 수혜자는 김만배씨


대장동 사업 관련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진 결정적 이유는 화천대유라는 민간업체와 관계회사(천화동인 1~7호)가 투자 대비 막대한 이익을 냈기 때문이다.

화천대유는 대장동 사업 시행을 맡은 특수목적법인(SPC) '성남의뜰'의 자산관리회사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는 이번 사업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김씨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화천대유는 성남의뜰 지분은 1%에 불과하지만 577억 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김씨 가족과 지인도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2호와 3호 소유주로 각각 100억 원 이상을 배당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화천대유가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비롯해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과 권순일 전 대법관 등 유명 법조인을 고문과 자문으로 둔 것도 김씨의 네트워크 때문에 가능했다. 김씨는 머니투데이에서 검찰과 법원 출입기자로 활동하며 다양한 법조인들과 인연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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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판교에 위치한 화천대유자산관리 사무실 입구. 성남=서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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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오래전부터 대장동 개발에 관심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씨 측근은 "2012~2014년 대장동 개발을 진행하려고 했던 민간 사업자들에게 김씨가 80억 원 정도를 투자했다"고 전했다. 이재명 지사가 이 사업을 민관합동 공영개발로 전환하자 김씨는 화천대유를 설립해 다시 사업에 뛰어들어 큰 이익을 봤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씨가 화천대유 경영에 참여하진 않았지만, 투자자와 법조계 인사를 끌어들인 경위에 대해선 가장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

② 1000억 배당금 남욱 변호사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는 대장동 사업으로 1,000억 원 넘는 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 변호사가 주목받는 이유는 비단 돈을 많이 벌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대장동 사업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영개발로 추진하려다가 2010년 민영개발로 전환됐는데 이 과정에서 정치권을 상대로 불법 로비를 벌여 LH가 사업에서 손을 떼도록 했다는 혐의로 구속된 적이 있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인물이 화천대유에서 자문을 맡았던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이다.

당시 남 변호사 1심 재판 변호인이 박영수 전 특검과 조모 변호사였다는 점도 논란이다. 박 전 특검은 화천대유 고문을 지냈고, 조 변호사는 천화동인 6호 소유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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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사업 주요인물 관계도. 그래픽=강준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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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변호사의 대학 같은 학과 후배인 정모 변호사가 성남도시개발공사 팀장으로 대장동 개발에 관여한 사실을 문제 삼는 목소리도 있다. 정 변호사는 2015년 민간 사업자로 화천대유가 포함된 하나은행 컨소시엄을 선정할 당시 심사위원이었다.

일각에선 남 변호사가 화천대유와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는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남 변호사는 지주 작업(땅 수용)에서만 일정 역할을 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남 변호사는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뒤 공식 입장을 표명한 적이 없으며,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③ 유동규 본부장은 설계자였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야권에서 집중 공격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국민의힘은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였던 유 전 본부장이 민간 사업자에게 과도한 이익이 돌아가도록 사업 구조를 설계한 장본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야권은 더 나아가 경기관광공사 사장을 지낸 유 전 본부장이 이재명 지사 측근이니, 이 지사도 대장동 사업에 연루된 것으로 보인다며 공세를 펴고 있다.

그러나 유 전 본부장이 이끌던 기획본부가 신규 사업의 타당성 검토를 진행하는 부서인 건 맞지만, 대장동 사업과 직접 관련 있는 부서는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2015년 사업자 선정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진행한 절대평가에도 유 전 본부장이 아닌 개발사업본부장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이재명 지사 측근 논란에 대해 유 전 본부장은 24일 미디어오늘 인터뷰에서 "(이재명 지사 대선) 캠프에 가본 적도 없다. 언론에서 나를 (이 지사) 측근으로 만들었다"고 반발했다. 민간 사업자의 과도한 배당 문제를 지적하는 실무자들 의견을 묵살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비판 목소리나 다른 제안을 보고 받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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