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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도 교차접종도 ‘돌파감염’엔 속수무책?… “통계 착시, 백신 맞아야 사망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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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지난 23일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 부속 서울병원 코로나19 선별검사소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이 병원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 40여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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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에 사는 A씨(53.여)는 추석 연휴 직후 받은 코로나19 PCR(유전자 증폭)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경기도 병원에 근무하는 A씨는 아스트라제네카(AZ)와 화이자로 교차 접종한 후 이미 14일이 지난 터였다. A씨의 확진 판정에 따라 PCR검사를 받은 A씨의 20대 딸도 곧이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딸은 잔여백신으로 화이자 백신을 2회 접종하고 일주일가량 지난 불완전 접종 상태였다. A씨가 감염된 것으로 보이는 직장 동료도 교차접종으로 일찌감치 백신 접종을 마친 만큼 이들은 ‘돌파감염’ 사례로 추정된다.

#서울 용산구에 있는 순천향대학교 부속 서울병원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추석 연휴 시작 직전인 지난 17일부터 23일까지 모두 45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는데, 이 가운데 환자와 보호자를 제외한 의료진과 직원 35명은 모두 백신 접종을 권고대로 마쳐 이들은 ‘돌파감염’ 사례로 보인다. 현재 의료진과 임직원, 환자와 보호자 등 약 2500여명 가량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어서 확진자 숫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추석 연휴 직후인 24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434명으로 역대 최다치를 기록한 가운데 백신 접종을 마친 후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는 ‘돌파감염’ 사례가 다수 보고되면서 ‘백신의 예방 효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백신을 맞아도 돌파감염이 된다면, 백신을 굳이 접종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돌파 감염 사례 급증은 백신 접종률이 오르는 데 따른 ‘통계 착시’라고 봤다. 이들은 또 “변이 확산에도 백신의 예방효능은 변화가 없다”며 “설령 감염 방지 효능이 떨어지더라도 백신 접종으로 중증 및 사망률이 떨어지는 만큼 코로나19에 취약한 고령층은 백신을 꼭 맞아야 한다”고 했다.

◇ 60대 확진자 10명 중 3명 돌파감염? “통계 착시”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최근 2주 동안 60세 이상 신규 확진자 10명 중 3명은 돌파감염 사례로 나타났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1일까지 만 60세 이상 확진자 2995명 중 34.6%인 1037명은 백신별 권고 횟수를 모두 맞고 2주가 지난 접종자였다. 백신 접종 권고 횟수를 채우지 않았으나, 1회 이상 접종 후 확진된 사람도 47.4%(1418명)에 달했다.

이 숫자만 보면 코로나19 백신을 맞아도 예방 효능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60세 이상 국민 90%가 백신 접종을 마친 데 따른 ‘통계 착시’라고 봤다. 정재훈 가천대 교수는 백신 접종자 비율이 높아져서 나타나는 현상이다”라며 “백신의 감염 예방률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60세 이상 미접종자는 109만6000명, 불완전접종자는 66만5000명, 접종완료자는 1139만명으로 집계된다. 이를 최근 확진자 숫자로 역산하면 미접종자의 감염률은 0.049%, 불완전접종자는 0.21%, 접종완료자는 0.009%로 나타났다.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의 감염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과 비교해 여전히 현저히 낮다는 뜻이다.

이런 현상은 해외에서도 나타났다. 영국에서 지난 7월 19일까지 4주 동안 발생한 확진자 10만5598명 가운데 17%가 백신 접종을 모두 마친 돌파감염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백신접종 완료율은 70%가 넘는다. 백신 접종 완료율이 90%에 육박하는 이스라엘은 지난 7월 21일에서 28일까지 일주일 동안 확진판정을 받은 약 6000명 가운데 절반 이상(52%)이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이었다.

◇ 80대 백신접종자 치명률 3.7% “접종 효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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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5월 이후 확진자 가운데 28일 동안 추적관찰한 10만1285명을 대상으로 예방접종력에 따른 중증도를 비교한 결과를 내놨다. 그 결과 80세 이상의 경우 백신 접종에 따른 치명률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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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로 백신의 예방 효능이 떨어졌다고 하더라도, 백신의 중증 예방 효과를 고려하면 백신을 맞는 것이 낫다고 본다. 방대본이 지난 5월부터 8월 14일까지 확진된 사람 10만1285명을 분석한 결과 백신 접종의 중증 예방 효과는 76.9%, 사망 예방 효과는 74.1%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코로나19 치명률을 분석하면 백신의 효과는 명확하게 드러난다. 같은 기간 80세 이상의 미접종자의 치명률은 14.12%, 접종완료자는 4%로 10%포인트가량 차이가 난다. 2.88%인 70대 미접종자의 치명률은 백신을 접종하면 0%로 떨어졌다. 백신 접종 사망자 1명이 발생한 40대를 제외하면 모든 연령대에서 백신 접종완료자의 치명률은 0%로 수렴했다.

마상혁 경남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백신으로 코로나19 집단면역을 형성해 유행을 막을 수 없는 것은 맞지만, 반대로 접종을 하게 되면 중환자와 사망자를 줄일 수 있다는 것도 연구로 밝혀졌다”며 “코로나 제로(0)를 정책 목표로 삼는 것이 아니라, 치명률이 높아지는 고위험군에 부스트접종을 하는 등의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세상에 100% 완벽한 백신은 없다”고 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황열병 백신이다. 평생 한 번만 맞아도 98%의 예방효과를 보이는 이 백신은 인류가 개발한 가장 효과적 생백신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 백신을 맞은 사람도 100명 중에 2명은 돌파감염될 가능성이 있다.

김명지 기자(mae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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