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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김광현의 의미 있던 30일 만에 무실점…신뢰가 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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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워키전서 2이닝 무실점…ERA 3.56

세인트루이스, 김광현 교체 후 7득점 '12연승'

뉴스1

김광현이 24일(한국시간) 2이닝 무실점으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12연승을 이끌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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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김광현(33)이 9일 만에 등판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12연승에 기여하며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했다. 등판 경기마다 실점해 설 자리가 좁아지던 상황에서 의미 있는 호투를 펼쳐 반전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광현은 24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MLB)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경기에 5회말 팀의 2번째 투수로 등판해 2이닝 2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1-5로 뒤지던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의 역투로 추가 실점을 막았고, 7회초 이후 7점을 따내며 짜릿한 8-5 역전승을 거뒀다. 타선이 뒤늦게 폭발하면서 김광현은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했고, 평균자책점만 3.56으로 낮췄다.

김광현은 그동안 존재감이 작아져갔다. 선발에서 불펜으로 보직을 옮긴 뒤 롱릴리버 역할을 받았으나 모습을 잘 볼 수 없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세인트루이스가 11연승을 거두는 동안 단 한 경기에 나섰다. 그 1경기도 15일 뉴욕 메츠전이었는데, 경기가 연장 11회까지 진행된 영향이 적잖다.

그만큼 세인트루이스 마운드가 안정됐다는 의미일 수 있지만, '불안한' 김광현이 최우선 옵션이 아니라는 방증이기도 했다.

지난달 부상에서 회복돼 돌아온 김광현은 기복 있는 투구를 펼쳤다. 8월30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전부터 4경기 연속 실점했다. 특히 5일 밀워키전에서는 1⅔이닝 7피안타(1피홈런) 4실점으로 메이저리그 진출 이래 최악의 투구를 했다. 불펜으로 이동한 뒤에도 2경기 연속 실점하며 안정감이 떨어졌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김광현은 팀이 바라던 모습을 보여줬다. 선발 투수 아담 웨인라이트가 4이닝 동안 홈런 2개를 맞고 5실점으로 흔들리자, 김광현이 출격해 상대 흐름을 끊었다.

달아오른 밀워키 타선은 만만치 않았는데 김광현도 5회말 1사 만루와 6회말 2사 2루의 2차례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침착하게 상대 타자들을 범타로 유도하며 실점 없이 막았다. 김광현의 스트라이크 비율은 55.3%로 높지 않았으나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의 각이 예리했다.

김광현이 무실점 투구를 펼친 것은 8월25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2⅔이닝) 이후 30일 만이었다.

마이크 실트 감독은 경기 후 "뒤집기 위해선 상대의 흐름을 끊어야 했는데 김광현이 이를 해냈다. 5회말 만루 위기를 잘 막아냈고 6회말도 깔끔하게 끝냈다"며 김광현의 공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실트 감독은 "난 김광현을 믿는다"며 "그는 오늘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그동안 세인트루이스의 연승 행진에도 마냥 웃을 수 없던 김광현이었지만, 이날 호투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입증했다.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고, 반전의 기회는 남아 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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