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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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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종전선언은 '시기상조' 반응…청와대 "대화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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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발언한 ‘종전선언’에 대해 북한이 “시기상조”라고 대응한 가운데,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좋은 의미로 받아들이는 측면도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24일 방송된 KBS 라디오 ‘오태훈의 시사본부’에서 진행된 전화 인터뷰에서 박 수석이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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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라디오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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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진행자는 박 수석에게 “문 대통령이 말한 ‘종전선언’에 대해 북한이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실현 가능성은 어떻게 봐야 하나”라고 질문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되었음을 함께 선언하길 제안한다”며 종전선언을 제안했다.

하지만 이태성 외무성 부상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낸 담화에서 “제반 사실은 아직은 종전을 선언할 때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해주고 있다”며 “우리를 둘러싼 정치적 환경이 달라지지 않고 미국의 적대시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종전을 열백 번 선언한다고 하여도 달라질 것은 하나도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박 수석은 “실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우리가 꿈을 꾸지 않을 순 없다. 다만 종전선언은 그동안 당사자들이 충분히 합의하고 공감했던 일이기에 계기가 마련이 되면 충분히 실현될 수 있다,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걸 설명해 드리고 싶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북한도 종전선언의 필요성을 충분히 인정하고 있다. 시기상조라고는 하지만 북한은 미국의 적대시정책을 폐기하는 게 먼저라고 조건을 이야기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미국을 향해 대화의 길이 열려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게 아니겠나”라고 해석하면서 “조건이 붙어 있다는 것은 그 조건을 충족하기 위한 대화와 협의가 진행된다는 걸 전제로 하는데, 이같은 북한의 반응은 좋은 신호가 아닐까 하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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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권수립 기념일(‘9·9절’) 73주년인 9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노농적위대·사회안전군의 열병식 행사를 지켜보며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있다(사진=조선중앙TV 화면/연합뉴스).


이어 박 수석은 북한과 미국이 대화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하며 “북한의 발언엔 긍정적, 부정적 요소들이 혼합되어 있지만 북한도 역시 미국과의 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 문구가 사무적이고 논리적인 논조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좋은 의미로 받아들이는 측면도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박 수석의 말에 진행자는 “대통령 임기가 8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태에서 깜짝 카드라든가 일정이 서로 오가는 분위기가 마련되고 있느냐”라고 물으며 북한과의 교류 가능성이 있는지 질문했다.

박 수석은 “어떤 상황에서도 대화의 채널은 열어놓고 있다.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북한이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조건없는 무반응을 하는 것보다 조건 있는 반응을 한 것이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조건있는 반응’이란 북한이 종전을 위한 조건으로 적대 관계를 미국 측에서 먼저 철회해야 한다고 말한 것을 뜻한다.

이어 그는 “서로 주고받는 대화, 행동 속에 담겨 있는 메시지를 읽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이 서로를 향한 선의의 메시지라고 읽히게 된다면 모멘텀은 언제든지 마련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던지고 있는 행간들을 읽어내면서 역지사지로 상대방 입장을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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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각)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열린 제2차 SDG Moment(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회의) 개회식에서 발언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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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박 수석은 문 대통령이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던 중 ‘종전선언’에 대해 야권이 비판을 가한 것에 대해 “이해가 없다”고 발언한 일을 언급했다.

박 수석은 “야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이 현실감각이 없는, 허공에 뜬 제안이라고 평가한 것 같다”고 말하면서 “그런데 대통령의 종전선언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신뢰 구축을 위한 입구이자 출발이다. 당사자들이 여러 계기를 통해 합의하고 공감한 적이 있는 문제 아니냐. 제일 쉽게 해볼 수 있는 출발인데, 마치 야당은 종전선언을 어떤 마지막에 도달해야 하는 결말로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무겁게 느껴진다는 거다. 대통령은 그 차이를 언급하고 있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끝으로 그는 문 대통령과 야당의 견해차를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종전선언을 통해 평화로 가기 위한 대화가 이루어져야 하고, 그 결과 평화협정이 이루어져서 결과적으로 한반도에 평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일반적 입장이 있는 거다. 그런데 대통령은 이것의 출발을 말씀하신 건데 야당은 이것을 결과의 끝, 출구로 무겁게 생각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인식의 차이로 저는 이해한다”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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