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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1 (일)

제발 다음 계절에는… [금주의 B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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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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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상 추분을 하루 앞둔 지난 22일 찾은 강원도 철원평야에서는 추수가 한창이었습니다. 콤바인이 벼를 훑고 지나간 논바닥에는 볏짚이 쌓이며 무늬를 만들었습니다. 가을바람 한 자락이 들판 위로 휙 불며 지나갔습니다.

이런 풍광을 카메라에 담으면서도 가슴 한편은 무겁습니다. 수확과 결실의 계절이지만 그런 표현을 쓰는 것조차 조심스럽습니다. 주저앉은 사람들이, 무너진 마음들이 도처에 있기 때문입니다.

아침과 저녁의 서늘함이 가을을 피부로 느끼게 합니다. 코로나19 이후 몇 번째 계절인지 손가락을 접어 세어보게 됩니다. 이 지면에 “다음 계절에는…”으로 시작하는 문장을 몇 번 썼는지 모르겠습니다. 기·승·전·코로나가 되고 마는 이런 에세이를 그만 쓰고 싶습니다. 제발 다음 계절에는.

사진·글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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