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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러 야권 운동가 나발니, ‘선거 앱’ 삭제한 애플·구글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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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후보 추천하는 앱, 총선 직전 삭제

“정부 압력에 굴복한 비겁한 행위” 지적

야당 후보들은 “선거 부정으로 승리 빼앗겨”


한겨레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23일(현지시각) 애플과 구글이 자신의 조직에서 만든 러시아 총선 관련 앱을 삭제한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모스크바/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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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감 중인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23일(현지시각) 애플과 구글이 자신의 조직에서 만든 러시아 총선 정보 앱을 삭제한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나발니는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두 회사가 총선 첫날인 지난 17일 자신의 조직이 만든 ‘스마트 보팅’ 앱을 앱스토어에서 삭제한 것이 정부에 굴복한, 비겁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거대기업 애플과 구글이 크렘린의 요구에 순응해 우리의 앱을 삭제했다”며 “내가 사랑하는 유튜브는 우리의 영상을 삭제했고 (메신저 서비스) 텔레그램도 우리의 봇을 차단했다”고 썼다. 그는 이어 “애플과 구글에서 일하는 사람 대부분은 정직하고 훌륭하다는 걸 안다”며 “경영진의 비겁함을 참고 견디지 말 것을 그들에게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나발니 진영은 이번 총선에서 집권 여당인 ‘통합 러시아당’ 후보를 거부하고, 공산당 등 야당 후보를 지지할 것을 호소했다. 스마트 보팅 앱은 이들이 추천하는 후복 목록을 제공하는 선거 정보 앱이다.

러시아 정부는 나발니가 만든 ‘반부패재단’이 불법 조직으로 규정됐다는 점 등을 들어 애플과 구글에 앱 삭제 압력을 넣었다. 연방 의회는 지난 16일 두 회사 대표를 초청해 모임을 연 뒤 두 회사가 협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애플과 구글은 스마트 보팅 앱을 삭제한 이유 등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했다. 한 소식통은 구글의 현지 직원이 처벌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구글이 앱 삭제를 결정했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이에 대해 나발니는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에 대해 계속 침묵하는 것이야말로 최악의 범죄다. 이는 인질을 이용하는 테러리스트를 부추기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맞서는 대표적인 인사인 나발니는 지난해 8월 독극물에 중독돼 독일에서 치료를 받은 뒤 올해 1월 귀국했다. 그는 곧바로 체포됐으며, 2014년 사기 혐의에 대한 집행유예가 취소돼 수감됐다.

한편, 이번 총선에서 여당 후보에 패배한 공산당 후보들은 조작된 온라인 투표로 승리를 빼앗겼다고 주장했다. 공산당은 자신들의 후보 8명이 중간 집계 때까지 1위였으나 온라인 투표 결과가 더해지면서 여당 후보에게 역전당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통일민주당 후보들과 온라인 투표 무효화를 위한 조직을 구성하는 한편 25일 모스크바에서 선거 부정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기로 했다고 <로이터>가 이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중앙선관위는 이번 총선이 예외적으로 깨끗하고 투명하게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지난 17일부터 사흘 동안 진행된 이번 선거에서 여당인 통합 러시아당은 전체 하원 의석 450석 가운데 324석을 확보하는 압승을 거뒀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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