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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 문 닫자… 밤 10시 이후 대구 공원·유원지는 '음주 해방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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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음악당·수성못·이태원길 등 야외 취식
'10시 이후 금지' 현수막 아래서 버젓이 술판
"단속 안돼 자발적 방역 수칙 준수 중요"
한국일보

23일 밤 10시 대구 달서구 두류동 코오롱야외음악당 한켠에 시민들이 술자리를 이어가고 있다. 이주환 대구한국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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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가 끝난 지난 23일 오후 10시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코오롱야외음악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일대 잔디밭은 출입이 금지됐지만 산책로 가장자리에는 삼삼오오 술잔을 기울이는 시민들이 자리를 점령했다. '좋은 자리'를 선점하지 못한 시민들이 술과 안주를 손에 들고 자리를 찾아 헤매는 모습도 목격됐다. 잔디광장 펜스 앞에 자리 잡은 한 시민은 "밤 10시 이후에 술집에 있을 수 없어 야외음악당으로 자리를 옮겼다"며 "잔디광장이 폐쇄되면서 사람들이 산책로로 내몰려 오히려 밀집도가 올라갔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오후 10시 이후 음식점과 유흥주점 영업이 금지되면서 대구지역에서는 도심 공원이나 유원지가 음주 해방구가 되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 7월부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밤 10시 이후 공원이나 유원지 등에서도 야외 음주와 취식을 금지하고 있지만, 해당 수칙이 권고사항인 데다 단속을 강제할 수 없어 뚜렷한 해결 방안이 없다. 경찰을 비롯한 시설 관리자들이 계도활동을 벌이지만 해산 안내에 그치고 있다.

코오롱야외음악당에도 '코로나19 감염병 예방을 위해 공원 내에서 '밤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음주 취식 행위를 금지합니다'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지만 시민들은 개의치 않았다. 다른 돗자리를 찾아가 합석하는 일명 '헌팅족'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술자리를 마친 음악당에는 이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도로 한 곳에 쌓여 있기도 했다.

두류공원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순찰하고 있지만 해산하는 것은 그때뿐"이라며 "최근에는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들도 많아 구분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인근 파출소 관계자도 "신고를 받고 출동하더라도 5인 이상 집합금지와 해산 안내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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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밤 10시 대구 북구 동천동 이태원길 내 한 광장에서 시민들이 술자리를 이어가고 있다. 박성현 대구한국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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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광경은 대구 시내 곳곳에서 목격된다. 북구 동천동 이태원길에도 '방역수칙을 위반하는 사적 모임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현수막 아래에 많은 시민들이 둘러앉아 술자리를 벌이고 있었다. 이곳은 칠곡 3지구 유흥가에 위치해 있어 영업 시간 종료 이후 찾는 '2차 장소'로 아예 자리잡았다.

김모(21)씨는 "방역지침을 준수하라는 현수막이 붙어 있는 데도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보니 코로나가 무섭지 않은 모양"이라며 "자주 다니는 거리지만 오후 10시 이후에는 일부러 돌아가곤 한다"고 말했다.

수성구 두산동 수성못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편의점에서 술과 안주, 돗자리를 구매한 시민들은 늦은 밤까지 술자리를 이어갔다. 술에 취한 이들은 서로 언성을 높이며 다투기도 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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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밤 10시 대구 달서구 두류동 코오롱야외음악당에서 시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쌓여 있다. 이주환 대구한국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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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공원조성과 한성규 주무관은 "시설공단 소속 청원경찰과 공원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순찰업무를 하고 있지만 담당 인력이 부족하다"며 "시민들도 감염 확산을 위해 자발적으로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박성현ㆍ이주환 대구한국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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