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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AI 비서’ 출사표 던진 SKT… 카카오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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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SK텔레콤이 볼보코리아와 손잡고 차량용 인공지능(AI) 플랫폼 시장에 진출했다. /SK텔레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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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볼보코리아와 손잡고 카카오가 장악한 국내 차량용 인공지능(AI) 플랫폼 시장에 진출했다. 시장 진출 초기인 만큼 일부 차종에 한정됐지만, SK텔레콤은 적용 차종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장기적으로 볼보 외 다른 수입차 브랜드와의 협업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하지만 국내 차량용 AI 플랫폼 시장은 사실상 카카오가 독주하고 있다. 국내 최대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 기아와 이미 2017년부터 ‘밀월’ 관계를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국내 연간 판매량은 130만대 수준으로, 1만대에 불과한 볼보와 손잡은 SK텔레콤은 ‘규모의 경제’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현재 차량용 AI 플랫폼 시장 자체가 내수시장에 한정적인 만큼 현대차를 잡지 못하면 SK텔레콤의 출사표는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 볼보에 올라탄 SKT… ”차량용 AI 플랫폼 확대”

24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차량용 AI 플랫폼 ‘누구 오토’를 완성차에 기본 적용한 것은 볼보 XC60이 처음이다. 누구 오토는 SK텔레콤이 직접 개발한 AI 누구(NUGU)를 기반으로 한 인포테인멘트 시스템이다. T맵 오토뿐 아니라, 음악플랫폼 플로, 누구 서비스 등을 지원한다. SK텔레콤은 물론, 자회사까지 총동원한 기술력의 ‘집약체’나 다름없다.

운전자는 음성을 이용한 T맵 길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에어컨 등 공조시스템은 물론, 음원 플레이리스트도 음성만으로 제어할 수 있다. 향후 차량 내 결제 등 편의서비스 도입도 예상된다.

SK텔레콤은 차량용 통합 인포테인먼트(IVI)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는 ‘탈(脫)통신’의 일환으로, 앞으로 다가올 커넥티드카 시장에 선제대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 2019년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에서 T맵과 플로, 각종 동영상 등을 차량 기본 적용 형태로 제공하는 통합 IVI 시스템을 선보인 바 있다.

볼보와 협업을 시작으로 SK텔레콤은 다른 수입차 브랜드는 물론, 국산차 등으로 사업 영역 확장을 꾀하고 있다. 앞서 국내 완성차 업체에선 르노삼성자동차, 수입차는 재규어랜드로버 등에도 누구 오토를 적용한 바 있다. 다만 이는 선택 사양으로 포함됐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볼보와 협업은 양산 자동차에 회사의 통합 IVI를 첫 적용한 사례로, 기본적용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라며 “초기 단계인 만큼 볼보의 다른 차종은 물론, 다른 업체와 협업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현대차·카카오 동맹과 정면대결

SK텔레콤이 출사표를 던진 국내 차량용 AI 플랫폼 시장은 카카오가 장악하고 있다. 이미 약 4년 전부터 국내 최대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 기아와 협업 중이다. SK텔레콤의 ‘누구’와 비슷한 카카오의 인공지능 플랫폼 카카오i의 음성인식 기술은 2017년 9월 출시된 제네시스 G70에 처음 적용했다. 이후 출시된 차종 대부분은 이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가 카카오i를 외부 업체에 개방한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 이는 자동차를 스마트 모빌리티 디바이스로 진화시키겠다는 현대차와 음성인식 기술 고도화를 꾀했던 카카오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다.

카카오로선 ‘천군만마’를 얻은 격이다. 지난해 기준 현대차와 기아의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각각 78만7854대, 55만2400대 등 총 134만대 규모다. 이는 SK텔레콤 입장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수입차 전반으로 파트너사를 확대해도, 현대차와 기아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 지난해 국내 수입차 시장은 약 27만대다.

후발주자로 나선 SK텔레콤의 첫 파트너 볼보의 지난해 판매량은 1만2798대다. 현재로선 플랫폼 제공 차종도 XC60으로 한정적인 만큼 실제 적용되는 차량은 전체 판매량에서 일부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XC60 판매량은 2539대로 집계됐다.

특히 카카오와 현대차, 기아의 ‘밀월’은 시간이 갈수록 공고해지고 있다. 양측은 협업은 초기 서버형 음성인식을 시작으로, 2019년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까지 확대했다.

서버형 음성인식 기술의 가장 큰 특징은 간단한 상호명 또는 주소, 주변 추천 맛집 등을 간략히 말하는 것만으로 복잡한 과정 없이 최적의 결과를 내비게이션 화면으로 내려준다는 것이다. 예컨대 음성인식으로 상호명을 말하기만 하면 바로 내비게이션 화면에 목적지를 나타내 주는 식이다.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는 뉴스, 날씨 등의 카테고리를 제공하는 한편, 차량 공조장치 제어도 적용한다. SK텔레콤이 볼보를 통해 선보인 기술들을 이미 수년 전부터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사실상 독점 중인 시장에 SK텔레콤이 진출한 것은 의미가 있다”라면서도 “현대차라는 파트너사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사업 경쟁력에서 카카오에 밀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양혁 기자(presen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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