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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 사주 의혹, 사법농단 버금가는 중대한 사건"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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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김진형 변호사

검찰 간부가 지난 총선 당시 제1야당에 여당 정치인과 언론인 고발 사주했다는 의혹이 나온 지 3주가 흘렀다. 의혹이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대선에 큰 영향이 미칠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러나 제보자가 밝혀지고 시간이 지나며 사건의 파급력이 약해진 듯하다.

검찰 간부의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한 진행 상황과 법적 해석을 듣고 싶어서 지난 15일 김진형 법무법인 가로수 변호사를 서울시 신사역 근처 사무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김 변호사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사법농단'에 버금가는 중대한 헌정질서 위반행위"
오마이뉴스

▲ 김진형 변호사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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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총선 직전 검찰 간부가 당시 야당인 미래통합에 여당 정치인과 언론인 등을 고잘 사주했다는 의혹이 터진 지 2주가 되었어요. 2주의 흐름 어떻게 보고 계세요?

"'고발'이라는 게 일반인이 수사기관보다 먼저 범죄혐의 포착해서 수사기관에 수사를 '촉구'하는 것입니다. '고발'이 있으면 수사기관은 고발내용이 사실인지 여부를 판단해서 수사를 개시하는 것이고요. 반면에, 수사기관이 이미 범죄혐의를 인지했다면 인지 수사하면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하고 언제라도 수사와 기소를 할 수 있는 검찰이 마치 외부에서 '수사를 촉구'하는 것처럼 친여 정치인과 언론인 등에 대한 고발장을 야당인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의 검찰 출신 국회의원 후보에게 전달했다는 것은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던 행위였습니다. 고발장을 써서 야당에 전달했던 건 최소한 '검찰은 공익을 위해 일할 것'이라는 국민의 신뢰를 배반해 사법부의 '사법농단'에 버금가는 중대한 헌정질서 위반행위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사건이 최초로 보도된 지 2주가 지난 현재 언론의 관심은 사건의 실체가 아니라 이 사건 제보자로 알려진 조성은씨에 대해 집중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제보자의 신뢰성을 검증하기 위한 보도도 당연히 필요하겠습니다만, 이 사건은 애초 제보자의 진술뿐만 아니라 제출된 증거물을 통해 사실이 어느 정도 확인되는 것인 만큼, 실제 손준성 검사가 고발장을 전달했는지, 만약 그렇다면 어떤 경위로, 누가 자료를 입수하여 고발장이 작성하였는지에 대해서 심도있는 취재와 보도가 되지 않고 있는 부분이 아쉬움이 있습니다."

- 물타기 한다고 보세요?

"그런 부분이 없지 않다고 생각해요. 애당초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나 손준성 검사, 그리고 김웅 국회의원 등도 이 사건의 실체에 대한 언급은 거의 하지 않고 '제보자가 믿을 수 없는 사람이다'는 식으로 제보자를 공격하는 언급 했죠. 이런 부분들에 대한 보도가 계속되면서 사건의 실체보다는 '제보자가 누구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고, 이후 제보자와 박지원 국정원장에 대한 관계에 관한 추측성 보도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건의 실체에서 빗겨 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 현재까지 윤석열 대선예비후보의 개입 여부에 대한 심증은 있지만, 물증은 없는데.

"물론입니다. 실제로 검찰에서도 자신들이 외부에 '고발장'을 전달해서 소위 '고발 사주'를 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어마어마한 후폭풍이 몰아칠 수밖에 없다는 걸 알고 있었을 것이기 때문에, 나중에 사실이 밝혀질 경우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까지 책임을 물을 수 있을 만한 증거는 당연히 남겨두지 않았을 게 뻔하죠.

하지만, '상명하복'의 검찰조직 생리로 보나, 고발장을 전달한 손준성 검사가 검찰총장의 '눈과 귀'라는 수사 정보정책관이라는 점을 보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책임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 어떤 이유에서요?

"우선 피고발인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최강욱, 황희석 당시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 그리고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보도한 뉴스타파 기자와 '검언유착 의혹' 보도한 MBC 기자들이고, 명예훼손의 피해자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윤 전 총장의 부인인 김건희씨, 그리고 한동훈 전 검사장이라고 하던데, 검찰총장의 수족인 수사정책정보관이 자신의 직속 상관인 검찰총장이 피해자로 적시된 고발장을 작성해서 외부에 '고발 사주'를 하는데, 이것을 당시 검찰총장과 무관하게 했다고 하면 믿을 수 있을까요?

만약 이러한 행위가 검찰의 의도대로 성공했다면 총선뿐 아니라 대한민국 정치와 언론의 지형이 검찰의 의도대로 뒤바뀌었을 수도 있는 중차대한 사건인데, 이런 중대한 사건을 준비하면서 검찰총장의 지시나 승인이 없이 일개 검사가 독단적으로 실시했을 것이라고 도저히 상상할 수 없습니다."

- 그러나 국민의힘 주장은 손준성 검사가 추미애 장관이 임명한 사람이고 이후에 검찰 총장의 신임을 얻었을진 몰라도 2월에 임명되어 4월에 윤 전 총장 일을 하기엔 시간이 짧은 거 아니냐고 반박합니다.

"누가 임명했느냐보다는 누구를 위한 일을 하느냐를 보아야 할 것 같아요. 어찌 되었든, 당시에는 검·경수사권 조정을 비롯한 검찰개혁이 화두였기 때문에 검찰 내부에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 독점권한'을 지켜줄 수호자로 자리매김하고 있었을 테니까요."

- 현재까지 팩트는 손준성 검사가 김웅 의원에게 직간접적으로 고발장 보낸 게 맞는 거 같아요. 그러나 손 검사와 김웅 의원은 부인하거나 기억이 안 난다고 하는데 왜 그럴까요?

"아마도, 인정하게 될 경우 불러올 후폭풍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일단 부인하거나, 모른다는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닐까요? 어찌 되었든 손준성 검사나 김웅 의원 모두 수사의 전문가이기 때문에 현재까지 공수처나 대검이 가지고 있는 증거를 가지고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 텔레그램에 '손준성 보냄'이라는 게 있는 거잖아요. 그럼 손 검사가 김웅 의원에게 바로 안 보내고 그사이 누군가 있을 가능성도 있을까요? 그럴 경우 손 검사가 김 의원에 안 보냈다는 건 맞는 게 되잖아요.

"그럴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사건의 본질은 '손준성 검사가 김웅 의원에게 직접 보냈는지'가 아니라 '검찰에서 고발장을 작성해서 외부에 전달하고 고발을 사주'했다는 것이잖아요. 만약 손준성 검사가 '나는 김웅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준 것'이라는 취지에서 부인하는 것이라면,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생각해요."

- 오늘(15일) 보도에 의하면 조성은씨는 자기가 제보자인 것이 드러날까 봐 텔레그램 방을 지웠다고 했거든요. 그럼 현재는 캡처 본만 있잖아요. 그게 법원에서 증거능력 있을까요?

"캡처본은 (증거능력)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일종의 사본이고 화면 캡처기 때문에 디지털증거의 증거능력이 인정 안 될 수도 있어요." .

- 그러면 어떻게 되나요?

"글쎄요. 아직 수사도 거의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재판이나 처벌 유무에 대해서 예단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게다가 이번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이 검사 출신들이라는 점에서 수사의 맹점을 파고드는 데는 귀신들일 수 있거든요.

다만, 처벌 유무와 별개로 이 사건의 실체가 검찰의 수장과 그 수하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정치에 개입하고 언론에 재갈 물리려고 시도하였고, 검찰총장 가족과 자신들의 사적인 이익을 위해 수사권을 남용하면서도 마치 객관적인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고발장을 외부에 전달해서 고발을 사주했다는 것임은 부인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윤석열 측 대응, 전형적인 물타기"
오마이뉴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경선 예비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중구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후보자 1차 방송토론회에 참석해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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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캠프 측 주장은 4월 3일 사주 해서 고발한다 하더라도 같은 달 15일 치러진 총선에 영향 줄 수도 없는데 뭐 하려 했겠냐는 주장인 거 같아요.

"그럼 안 했다는 이야기인가요? 한 건 명확한 거 아니에요? 근데 그게 영향을 줄 수 없었다? 선거 직전에 그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게 선거에 얼마나 불리한 일일까요. 결국 지금 이거를 가지고도 국정원의 선거 개입이란 식으로 써먹는데 그 당시 수사가 진행됐고 만약에 이게 원하는 대로 진행되었으면 선거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었는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거거든요."

- 윤석열 후보 측에서는 고발장을 검사가 쓴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하는데 변호사님 보시기엔 어떤가요?

"전형적인 물타기로 보여요. 검사가 쓰지 않았으면 누가 썼을까요? 검찰 수사관이 썼다는 말인가요? 검찰 내부에서 만들어진 건 맞지 않나요? 아니면 검찰이 변호인을 선임해서 고발대리인이 쓴 것은 아니잖아요? 저는 고발장을 꼼꼼히 보지는 못했지만, 검찰 공소장에 기재되는 표현들이 제법 있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 문구들을 봤을 때는, 검사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검찰 수사관이나, 최소한 검찰 내부에서 만들어졌다는 점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지금 문제의 핵심은 '누가 작성했느냐'라기보다는, 검찰이 원하는 방향대로 수사하기 위해서, 내부에서 만들어진 수사자료가 외부에 유출되었고, 그것이 마치 외부에서 작성된 것처럼 가공되었다는 것 아닌가요?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4월에 이런 일을 왜 터트렸냐나 검사가 쓸 리 없다는 건 사건의 실체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할 이유가 없다는 식의 변명이고 물타기라고 생각을 해요."

- 캡처한 걸 보면 문서 파일이 아닌 사진 파일이잖아요. 왜 사진으로 했을까요?

"글쎄요. 정확한 의도야 수사를 통해서 확인할 수밖에 없겠지만, 어쩌면 보안 때문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수사나 재판을 많이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만약 문서 파일을 전달할 경우에는 메타데이터를 통해 어느 컴퓨터에서 작성된 것인지 흔적이 남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문서 파일을 전달받은 사람이 해당 문서 파일을 수정해서 보관한다면, 그 파일의 원본이 검찰 컴퓨터에서 작성된 것이라는 사실이 확인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을 숨기기 위해 파일이 아닌 출력본을 캡처해서 전달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 국민의힘에서는 제보자인 조성은씨가 박지원 국정원장과 친분 있는 것이 알려지자 국정원의 정치개입이라며 박 원장을 공수처에 고발했는데 만약 조성은씨가 박 원장에게 이야기했다면 어떻게 되나요?

"글쎄요. 이야기했는지 여부와 더불어서 이 문제에 국정원이 개입했는지 여부도 확인되어야 할 텐데요. 이 논란과는 별개로 이 부분에 대한 실체를 밝힐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앞서 설명드린대로 국정원의 정치개입 여부와는 별개로 이 사안의 본질은 검찰의 정치개입, 그리고 검찰 수사권의 사적유용이라는 점에서 다른 어떤 문제보다도 중차대하고, 반드시 실체적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14일 세계일보에 따르면 작년 3월 대검이 윤석열 후보 장모 대응 문건 작성했다고 하는데.

"참 한심한 일입니다. 대한민국 초엘리트 법조인이라는 사람들이 모여서 총장부인과 장모의 변호전략이나 짜고 앉았다니. 검찰이 총장의 개인 변호사였다는 것 아닙니까? 무슨 봉건시대 호위무사 집단도 아니고요."

- 이것도 고발 사주 의혹과 연관된 일일까요 아니면 별도 사건일까요?

"당연히 연결되어 있고, 그렇게 왜곡된 사고방식에 사로잡혀있기 때문에 '고발 사주'라는 방법을 생각해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혼내주고 싶은데, 그냥 하자니 왠지 꺼림칙하니까 외부에서 '고발'이 들어온 것처럼 모양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겠지요. 윤석열 검찰총장의 '내가 곧 검찰이고 정의'라는 왜곡된 생각과 총장을 신처럼 떠받드는 검찰조직의 잘못된 조직문화가 만들어낸 비극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럼 앞으로 주목해 볼 포인트는 뭘까요?

"현재로서는 제보자와 윤석열 후보, 그리고 손준성 검사와 김웅 의원 등 관련자들이 너무 상반된 이야기를 하고 있고, 그 이야기를 언론이 경쟁적으로 보도하고 있어서 도대체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지금 어쨌든 대검에서 감찰하고 있고, 공수처에서는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감찰과 수사를 통해 최소한의 사실관계, 즉 손준성 검사가 외부에 고발장과 첨부 자료를 전달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는 확인되리라고 보고, 그 사실관계 유무에 따라 이 사건의 실체를 바라보는 기본적인 입장은 어느 정도 정리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어찌 되었든 수사기관이 외부로 수사의 단서를 흘려서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수사를 하려고 시도했다는 것 자체는 정당화될 수 없으니까요."

- 그럼 검찰 존립까지도 영향 줄 수 있을까요?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독점할 수 있었던 것은 '검찰은 공정하다'는 국민적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거든요. 그런데 이번 사건으로 검찰이 수사 권력을 사유화했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나게 되면, 어떤 식으로든 그 권한이 축소, 개혁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더불어서 현재 논의되고 있는 수사·기소 분리 개혁안에도 더욱 힘이 실릴 수밖에 없으리라고 생각됩니다."

이영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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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WBC 복지TV 전북방송에도 중복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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