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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벨트 안 했네?” 액셀 밟은 남친...“여동생 19초만에 삶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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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제주 오픈카 사망사건 관련 사진. [유튜브 ‘그것이알고싶다’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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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30대 남성이 제주에서 렌터카를 몰고 음주운전을 하다 여자친구를 사망에 이르게 한 ‘제주 오픈카 사망 사건’ 피해자의 언니가 “동생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며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국민청원을 올렸다.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동생을 죽음으로 내몬 ‘제주도 오픈카 사망 사건’의 친언니입니다. 부디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피해자의 친언니라고 밝힌 청원인은 “(사고가 난 지) 2년이 지났고, 동생이 떠난 지도 1년,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면서 “젊고 한창인 나이에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겨버린 동생의 억울함을 철저한 조사로 반드시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청원인의 동생 A씨는 2019년 11월 10일 오전 1시쯤 제주도에서 남자친구 B씨가 빌린 오픈카를 함께 타고 가다가 사고로 숨졌다. 당시 B씨는 면허 취소 수준인 혈중 알코올 농도 0.118%의 상태로 렌터카를 몰고 가다 도로 연석과 돌담, 경운기를 차례로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안전벨트를 매지 않고 조수석에 타고 있던 A씨는 차량 밖으로 튕겨져 나가 머리 등을 크게 다쳐 의식불명에 빠졌고, 결국 지난해 8월 사망했다.

청원인은 “동생은 (사고에 따른) 큰 충격으로 오픈카 차량 밖으로 튕겨져 나가 머리를 크게 부딪혀 뇌수술만 5번, 갈비뼈는 부러져 폐를 찔렀고 쇄골뼈까지 어긋나 총 10번의 대수술을 했다. 투병 9개월 만에 뇌 손상으로 그토록 아름다웠던 젊음을 펼치지도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며 “동생이 사고로 사경을 헤매고 있는데 가해자는 죄책감과 슬픈 모습은커녕 덤덤한 모습에, 동생 친구에게 ‘사실혼 관계의 증인이 돼달라’고 했다는 게 전혀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사고 이튿날, 가해자가 서울에 가서 가장 먼저 한 행동은 본인의 노트북과 물건을 가지고 나와 동생 집 비밀번호를 변경하는 일이었다”면서 “사랑하는 사람의 위중함보다 더 급했던 것이 도대체 무엇이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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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오픈카 사망사건 관련 청원.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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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인은 사고 사흘째인 12일 동생의 휴대폰에서 녹취 음성파일을 발견했고, 해당 파일에 사고 직전부터 사고 순간까지 1시간가량이 녹음돼 있었다고 했다.

청원인 주장에 따르면 음성파일은 ‘헤어지자’는 가해자의 음성과 그를 붙잡는 동생의 음성으로 시작됐고, 차량이 출발하자마자 두 사람이 서로의 관계에 대해 회의감을 이야기했다. ‘그럼 집에 가’라는 동생의 말과 함께 안전벨트 미착용 경고음이 울리자 가해자가 “안전벨트 안 했네?”라고 물었고, 동생이 ‘응’ 하고 대답하는 순간 가해자가 액셀을 밟았다. 음성파일은 이후 액셀 굉음과 함께 동생의 비명소리로 끝난다.

청원인은 이에 대해 “차가 출발했던 시작점과 사고 지점은 불과 500M로, 고작 20초도 안 되는 시간에 벌어진 끔찍한 사고였다”면서 “출발 후 몇 초 뒤 경고음이 울렸고, 제 동생은 안전벨트를 착용할 여유의 시간도 없이 다시 차에 타자마자 단 19초 만에 삶을 잃었다. 내비게이션에는 시간도 뜨지 않을 만큼 가까운 거리를 114km로 급가속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가해자는) 여자친구가 먹고 싶다던 라면을 사러 가는 길이었고, 안전벨트를 착용하라는 주의를 준 것이라고 주장한다”며 “만일 그런 거라면 ‘안전벨트를 해야지’라고 말하거나 기다려주지 않고, (왜) 안전벨트를 안 한 걸 인지하고도 급가속을 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청원인은 또 음성 녹음 이전에 남겨진 동영상 속에서도 가해자가 동생의 말과 다르게 동문서답으로 “좌회전해야 돼”라는 영상이 있었는데 당시 가해자의 음성 등에서 살인의 고의가 느껴진 것, 사고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 당시 경찰과는 멀쩡히 대화한 것, 음성 파일에 동생의 비명만 녹음된 것 등을 문제 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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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오픈카 사망사건 관련 사진. [유튜브 ‘그것이알고싶다’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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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인은 사고후 가해자가 본인 휴대폰으로 변호사 선임, 사실혼 관계, 음주운전 방조죄를 검색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가해자가) 형사 처벌을 피해 감형만 받으려 하고, 모든 책임을 동생에게 전가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사고 당일 이후 B씨를 병원에서 볼 수 없었고, A씨의 장례식장에도 오지 않았다고 했다. SNS에서 A씨와의 추억이 담긴 게시물도 모두 삭제했다는 게 청원인 주장이다.

청원인은 “가해자는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불구속 수사로 여전히 거리를 돌아다니며 일상생활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가해자를 구속사하고, 죗값에 대한 처벌이 마땅히 이뤄지길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B씨는 살인과 음주운전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지난 13일까지 세 차례의 공판을 마쳤다.

3차공판에서 A씨의 모친은 “피고인은 주말만이라도 딸을 돌봐달라는 부탁조차 들어주지 않았다. 사랑하는 사람이라면서 면회 한 번을 안 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재판부를 향해 B씨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B씨에 대한 4차 공판은 오는 11월 4일 열릴 예정이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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