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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공화국]⑦ ‘한국판 구글’ 꿈꾸며 OS도 노린다… 첫 카드는 ‘고가 논란’ 교육용 노트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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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네이버의 자체 운영체제(OS)가 탑재된 노트북 웨일북. /LG전자, 레노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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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최근 자체 운영체제(OS) ‘웨일OS’와 이를 통해 구동되는 노트북 ‘웨일북’을 출시했다. 지난 4월 3년 내 국내 웹 브라우저 시장에서 ‘웨일’을 1위에 올려놓겠단 포부를 밝힌 네이버가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하는 것이다. 네이버는 2017년 웨일을 처음 선보였으나 큰 존재감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의 OS인 ‘윈도7’ 기술 업데이트 종료 등에 따라 MS, 구글(크롬·안드로이드)로 사실상 양분돼 있는 OS 시장에 파고들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웨일OS는 아예 웨일 웹브라우저로 모든 작업을 하는 것이다. 웨일OS 확산은 웨일 이용률을 높이고 나아가 웨일 안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네이버 검색·커머스·콘텐츠 등 ‘플랫폼 가두리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다.

나아가 이미 인터넷 검색 포털로 완전히 장악한 국내 중개 플랫폼을 뛰어넘는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한국판 구글’을 꿈꾸는 것이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플랫폼 위의 플랫폼’으로 불리는 OS는 각종 애플리케이션(앱)에 디자인 최적화, 보안 사항 등을 요구하는 등 공급자에 대한 통제력이 훨씬 세다”라며 “앱이 이에 최적화돼 있을 경우 전환도 어려운 만큼 락인(lock-in·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에 소비자를 묶어두는 것) 효과가 네이버 자체보다도 훨씬 더 크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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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일북 구동화면.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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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S 확산, 구글처럼 교육용 노트북 시장부터 공략

구글이 MS의 빈 자리를 빠르게 파고들고 있는 상황에서 후발주자인 네이버가 내놓은 카드는 ‘구글 벤치마킹 전략’이다. 구글은 2008년 웹브라우저 ‘크롬’을 출시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검색 포털 이용자를 끌어모은 덕분에 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IE)’를 제치고 전 세계 웹브라우저 시장 점유율 65%로 1위를 차지했다(스탯카운터).

2011년엔 아예 크롬으로 작동하는 크롬OS, 이것을 탑재한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 제조 노트북 ‘크롬북’을 출시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원격수업이 늘어나면서 전 세계 교육현장에서 크롬북의 수요가 폭발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크롬북 출하량은 1300만대로 지난해 1분기(280만대)보다 4배 이상 늘었다.

덕분에 크롬OS의 점유율도 크게 늘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크롬OS는 지난해 전 세계 PC OS 시장에서 점유율 10.8%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애플 맥OS(7.5%)을 추월하고 MS 윈도(80.5%)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크롬북은 정품 설치에 국내 기준 10만원 정도가 드는 윈도10 대신 무료 OS를 탑재하고 대용량 저장장치 대신 구글 클라우드를 사용해 가격을 최저 200달러대(약 23만원)로 낮췄다. 원격교육·메신저·파일공유·출석과 진도 관리 등이 가능한 교육 플랫폼 ‘클래스룸’도 지원한다. 학교 입장에선 값싸게 대량 구매할 수 있고 다수의 교사와 학생이 같은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어 크롬북을 선호한다. 클라우드를 통해 학생들의 학습 데이터 관리까지 쉬워 크롬북이 교육용 노트북으로 제격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국내 노트북 시장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경제 확산에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연간 2만4000대 수준(크롬북 출하량 기준)이었던 국내 교육용 노트북 시장은 올해 상반기에만 6만3000대로 성장했다(한국IDC).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도 교육용 노트북이란 수식어를 달고 웨일북을 출시했다. 학교 납품을 위한 조달청 나라장터 등록 절차도 진행 중이다. 서울시교육청을 포함해 10개 교육청과 업무협약(MOU)을 맺어 초·중·고등학교에서 쓰이고 있는 교육 플랫폼 ‘웨일스페이스’를 탑재했다.

웨일북은 국내 교육용 노트북 시장에서 유일한 토종 브랜드다. 학교를 포함한 관공서는 국산 제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하는 만큼 유일한 경쟁 브랜드인 크롬북에 맞서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국내 시장에서 웨일북과 웨일OS가 확산되면 5%대의 웹브라우저 점유율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6월 서비스를 종료하는 IE의 8% 점유율 일부도 노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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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크롬 운영체제를 사용하며 인터넷 검색에 최적화된 클라우드(가상 저장공간) 기반 노트북 '크롬북'.



◇ 시작부터 바가지 논란… 윈도 떼고 웨일 붙였는데 10만원↑

현재 웨일북 시리즈는 LG전자와 중국 레노버가 각각 OEM 방식으로 생산하는 제품 2종이 있다. 지난 15일 출시한 LG전자 웨일북은 가격 55만원, 주요 사양은 ▲인텔 셀러론 N4120 쿼드코어 ▲4GB(기가바이트) 램(RAM) ▲저장 용량 64GB eMMC ▲GPU 인텔 UHD 그래픽스 ▲14인치 크기와 FHD 해상도 디스플레이 ▲무게 1.45㎏다. 레노버 웨일북도 이르면 다음 달 중순 판매 업체 리퓨터를 통해 59만9000원의 가격에 출시된다. 주요 사양은 디스플레이(11.6인치 크기·HD 해상도)와 무게(1.35㎏) 정도만 다르고 LG전자 웨일북과 같다.

두 제품 모두 시중에서 팔리고 있는 동일 브랜드, 동일 사양의 윈도10 탑재 모델에 비해 가격이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CPU(인텔 셀러론 N4100 쿼드코어)와 화면 해상도(HD)만 좀 더 낮고 나머지 주요 사양이 같은 ‘LG전자 울트라PC’(품번: 14U390-ME1TK)는 네이버의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최저 40만9000원에 팔리고 있다. 정품 설치에만 10만원 정도가 드는 윈도10 비용을 고려하면 기기 값 차이는 더 벌어진다. 레노버 웨일북의 원 모델인 ‘레노버 300e 크롬북 2세대’는 국내에 출시되지 않아 직접적인 가격 비교가 힘들지만, 역시 아마존·이베이 등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선 윈도10을 탑재한 같은 사양 제품을 30만~40만원대에 찾아볼 수 있다.

네이버는 리퓨터에서 동일 사양의 레노버 크롬북(레노버 500e 크롬북 2세대)이 69만4800원에 팔리고 있는 것과 비교해 웨일북이 비싸지 않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이 모델 역시 사양에 비해 비싸다는 반응이다. 게다가 리퓨터에서 판매되는 웨일북과 크롬북은 조달청을 통해 공공시장으로 납품되는 제품들인데, 국산 제품 위주로 구매하는 공공시장 특성상 비싼 가격이 세금 낭비로 이어진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웨일북이 어느 정도 성과를 올리더라도 웨일 OS가 소비자들을 끌어모을 만큼 성공을 거둘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웨일에 맞는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 인센티브를 주고 공급자들에 앱 개발을 유도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구글 같은 파워풀한 플랫폼이 있는 상황에서 굳이 웨일OS에 최적화된 앱을 개발해야 할 이유가 없는 게 현실이다”라면서 “네이버가 소비자를 부르는 네트워크 효과를 달성하기까지 얼마만큼 투자, 기술 연구를 이어가며 버틸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윤수 기자(kysme@chosunbiz.com);장우정 기자(woo@chosunbiz.com);김양혁 기자(presen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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