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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리튬보다 밀도 40% 높은 전고체배터리···LG엔솔 "난제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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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4일 LG에너지솔루션은 기존 '고온에서만 충전' 문제를 해결한 상온에서 충전 가능한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LG에너지솔루션 오창공장. 사진 LG에너지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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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기차 업계에서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개발 경쟁이 한창인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이 상온에서 충전할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개발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최대 800㎞까지 주행할 수 있어 꿈의 배터리로 불리지만 에너지 밀도가 높아 상온에서 빠른 속도로 충전할 수 없다는 점이 난제로 꼽혀왔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기술 개발로 전고체 배터리의 개발은 물론 상용화 경쟁에서도 앞서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4일 "미국 샌디에이고 대학(UCSD)과 공동으로 기존 60도 이상에서만 충전할 수 있었던 전고체 배터리의 기술적 한계를 넘어 상온에서도 빠른 속도로 충전할 수 있는 장수명 배터리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실리콘을 적용한 전고체 배터리 중 상온에서 충·방전 수명이 500회 이상인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공동 연구 결과는 이날 저명한 과학저널인 '사이언스(Science)'지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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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센디에이고대(UCSD)가 공동 개발한 상온에서 구동 가능한 장수명 전고체 전지의 충전 진행 과정. 사진 LG에너지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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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해 지금 쓰이는 리튬이온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위해 리튬 금속을 음극으로 적용한 기존 전고체 배터리의 경우 온도에 민감해 60도 이상에서만 충전이 가능하고 속도가 느리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LG에너지솔루션과 UCSD 공동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고체 배터리의 음극에서 도전재(전도성을 높이는 물질)와 '바인더(도전재를 잘 붙게 하는 물질)'를 제거하고, 5㎛(마이크로미터, 1㎛는 100만분의 1m) 내외의 입자 크기를 가진 '마이크로실리콘 음극재'를 적용했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 음극재보다 10배 높은 용량을 가져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는 필수 소재로 손꼽히지만, 충·방전 중 큰 부피 변화 때문에 실제 적용이 까다로운 소재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500번 이상의 충전과 방전 이후에도 80% 이상의 잔존 용량을 유지할 수 있고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를 약 40% 높일 수 있다"며 "LG에너지솔루션이 전고체 배터리 난제 중 하나를 해결해 상용화를 위한 기술적 진일보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이 개발한 기술을 상용화하기까지는 후속 연구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논문을 읽어보니 가압 조건의 랩 수준 모사 셀에서 얻어진 결과로 어떤 전기화학적 원리로 사이클이 유지되고 작동하는지에 대한 세밀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며 "이런 과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곧장 상용화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고체 배터리를 놓고는 특히 한국과 일본 업체간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일본에서는 도요타가 지난 7일 전고체 배터리로 장착한 콘셉트 전기차를 공개하기도 했다. 도요타는 지난해 6월 테스트용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했다. 또 세계 첫 전고체 배터리 장착 프로토타입 자동차로 정식 번호판도 받았다. 도요타는 아직 상용화 시점을 밝히지 않았지만, 2023년 내지 2024년께 전고체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를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SDI도 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현대차와 함께 전고체 배터리를 공동 개발 중이다. 아직까진 초기 단계로 소재 개발 등에 나서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소재 개발부터 이를 통한 시제품 테스트, 특성 확인 등 시간이 걸린다"며 "그래서 2027년으로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도 최근 전고체 배터리 연구·개발(R&D) 인력 충원에 나서는 등 본격적으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배터리 연구조직 내 차세대 배터리만 연구하는 조직을 따로 마련해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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