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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부모찬스' 없는 무주택자는 서럽다…대출규제 금리인상에도 2030세대 아파트 매입 광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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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송파구 주택가를 바라 보는 시민 모습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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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2030세대의 아파트 '패닉바잉'(공황매수) 열풍이 몰아지고 있다. 특히 거래가 급감한 서울의 경우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거래된 아파트 10가구 가운데 4가구를 20∼30대가 매입했을 정도다.

24일 한국부동산원의 월별 아파트 거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신고일 기준) 3만4045건 중 30대 매입자는 1만2550건(36.9%)으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많았다. 30대 포함 20대 이하(5.0%)까지 더하면 매입비율은 41.9%에 달했다. 2019년 비율 31.8%에 비해 10% 포인트 이상 뛰었다.

연령대별 매입비율은 30대에 이어 40대가 26.2%, 50대 15.5%, 60대 8.8%, 70대 이상 5.6% 순으로 집계됐다. 집값 상승 바람에 조급해진 30대가 기존 주택 시장을 주도하던 40대를 제치고 아파트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것이다.

이에 대해 정성진 어반에셋매니지먼트 대표는 "강남, 강북을 망라하고 서울 전역에서 아파트값이 오르면서 무주택 30대의 추격 매수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여기에 20대 자녀를 둔 부모들의 마음도 급해지면서 자녀 명의로 경기·인천 내 저평가 아파트 매수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2030대의 아파트 패닉바잉은 서울뿐만 아니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전역에서 이뤄지고 있다.

경기와 인천 아파트의 거래건수는 각각 12만4391건과 3만3524건을 기록했다. 이 중 30대 이하가 35.8%(경기), 32.6%(인천)를 쓸어 담았다. 인천에서는 지난해 30대 거래 비율이 22.7%로 40대(29.9%)보다 7.2%포인트 낮았으나, 올해 들어 26.4%로, 40대(24.3%)를 추월하면서 아파트 매수가 가장 활발했다.

다만 집을 사려는 젊은층이 여전히 많지만 금리인상, 대출 규제 여파로 집을 살 여력은 부족한 상황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신용평가기관인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서울과 경기 지역에 거주하는 무주택 30∼40대는 현실적으로 집을 사기 어려운 구조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수도권에 거주하는 30대 무주택 세입자 가구의 순자산은 3억2000만원, 40대는 3억3000만원 수준으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40% 규제를 감안하면 대출을 최대한 받아도 내 집 마련이 쉽지 않다. 정부의 대출 규제가 젊은층의 부동산 양극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른바 '부모 찬스'를 쓸 수 있는 일부 세대만 부의 대물림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부모나 지인 등의 도움으로 집을 사는 사례는 꾸준히 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소병훈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체 주택 매입자금의 절반 이상을 '그 밖의 차입금'으로 조달한 건수가 2019년 1256건에서 지난해 3880건으로 209% 급증했다. 올해는 8월 말 기준 4224건으로 전년 동기(1733건) 대비 144% 늘었다.

박원갑 KB붇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전세난이 지속되면서 작은 집이라도 장만하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맞벌이 부부 등 소득수준이 높아 청약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실수요층을 중심으로 더 늦기 전에 아파트를 매입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례가 많아 집값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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