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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이베이' 품은 정용진 "3년 만에 전략 전면수정"…전문점 정리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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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온라인 중심 변화 예상보다 빨라

전문점 효율화 작업과 이커머스 인수합병 계기

뉴스1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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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이커머스 인수합병) 계획은 없습니다. (삐에로쑈핑) 기대해주세요. 1년 동안 모든 것을 쏟아부었습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2018년 3월 채용박람회 현장에서 밝힌 큰 그림이다. 불과 3년이 지난 현재 정 부회장의 계획은 전면 수정됐다. 이커머스 업계 3위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했고 삐에로쑈핑을 포함한 몇몇 전문점은 철수를 택했다. 이는 유통업계가 거대한 변화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온라인 시대'는 정 부회장의 예상을 빗나갈 정도로 빠르게 찾아왔다.

이마트의 치열한 생존 경쟁은 현재 진행 중이다. 온라인 대세에서 살아남기 위해 비효율 점포 정리를 지속하고 있다. 사업성이 부족하다면 무리하게 끌고 가지 않겠다는 과감한 결단이다.

◇ 전문점 효율화 작업…사업성 1순위 고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전문점의 비효율 점포 효율화 작업을 2019년부터 지속해서 추진 중이다.

이마트의 전문점의 전면적인 전략 수정은 창립 이후 분기 기준 첫 적자를 낸 2019년 시작됐다. 당시 점포 효율화 작업으로 삐에로쇼핑과 PK피코크·부츠·쇼앤텔을 순차적으로 접었다. 이들 전문점은 실험적 성격이 짙었지만 정 부회장이 야심하게 준비한 출발과 비교하면 결과는 뼈아팠다.

이마트는 일렉트로마트(가전)·몰리스(반려동물용품)·토이킹덤(장난감)·PK마켓(고급 식품점)·노브랜드(자체 브랜드) 등 전문점을 운영 중이다. 이들 매장 역시 효율화 작업 대상에 놓여 있다. 입점 위치와 무관하게 오로지 사업성만 따지겠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이마트는 온라인 중심 시장에서 무리하게 오프라인 매장을 유지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280개 매장으로 몸집을 빠르게 불린 노브랜드의 가맹사업을 잠정적으로 중단한 배경이다.

이마트의 심장부 역할을 맡고 있는 성수동 본사 유동화도 마찬가지다. 성수동 건물은 이마트의 본사로 상징성이 짙다. 이마저도 예외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전략적 자산 배치로 당장 시급한 투자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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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DB) 2021.6.2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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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확산 이후 온라인 대응 빨라져

정 부회장은 3년 전 다른 이커머스 기업의 인수합병 계획을 묻는 질문에 선을 그었다.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충분히 자체적으로 생존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는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코로나19로 온라인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미처 대비할 시간이 없었다. 이는 이마트가 지난 6월 이베이코리아의 지분 80%를 약 3조44040억원에 인수하기로 한 결정적인 이유다. 작업이 마무리되면 신세계그룹은 국내 2위 이커머스 기업으로 올라선다. 지난해 기준 이베이코리아 결제액은 20조원이다. SSG닷컴(4조원)을 더하면 네이버쇼핑(28조원) 뒤를 잇는다.

업계에선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주저했다면 경쟁사와의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 쿠팡은 로켓배송을 앞세워 지난 2분기 기준 사상 첫 5조원 매출을 달성하면서 국내 시장을 휩쓸고 있다. 미국 뉴욕 증시 상장 이후 확보한 현금으로 투자 속도는 더 빨라졌다.

이마트는 경쟁사인 네이버와의 협업도 마다하지 않았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3월 네이버와 상호 지분 교환을 체결했다.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이 각각 1500억원, 1000억원 규모로 참여하기로 했다. 그만큼 온라인 시장 판도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외부 수혈뿐 아니라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 키우기도 진행 중이다. 현재 상장을 위한 주관사 선정 과정에 돌입했다. 추후 상장에 성공한다면 물류센터 추가 건립과 새벽배송의 전국화도 예상가능한 수순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2019년부터 추진한 체질 개선은 꾸준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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