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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글로벌 변화 발맞춰 ESG기준 개선...9월 통합 1위 LG이노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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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김영상 기자] [편집자주] 깨진 독에 물을 계속 퍼넣어도 금세 새나가기 마련이다.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잘했던 성과들이 그만큼 퇴색된다. 머니투데이는 빅데이터·AI(인공지능) 기반 ESG 평가기관인 지속가능발전소와 함께 시가총액 상위 주요 종목들과 섹터별 주요 기업의 ESG 성과점수 순위 및 리스크 요인을 반영한 ESG 통합점수 순위를 공개한다.

[대한민국 상장사 ESG 리스크 대해부]

머니투데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바람이 거세다. 올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미국이 파리기후협약에 재가입했다. 유럽연합(EU)은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 EU택소노미(분류체계)를 도입했다. 국내에서는 삼성, 현대차, SK, LG 등 주요 그룹에서 ESG위원회가 속속 설치되고 있다. 2025년부터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코스피시장 상장사는 ESG 정보를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경제 체제 속에서 ESG 기준도 개선될 필요가 있다. ESG는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기업의 경영 방향성을 가리키는 표지판일 뿐, 불변의 잣대는 아니기 때문이다. AI(인공지능) 기반 ESG 평가 전문기관인 지속가능발전소도 글로벌 트렌드를 반영해 ESG 평가 기준을 추가, 우리나라 시총 200위 기업들의 ESG 평가점수를 새롭게 공개했다.


글로벌 트렌드 반영해 평가 기준 개선

23일 ESG 통합점수 1위(9월5일 시총 200위 기준)는 LG이노텍(56.52)이었다. 삼성전기, 롯데정밀화학, LS ELECTRIC(LS일렉트릭), 삼성에스디에스, DB하이텍, 현대글로비스, 효성, 만도, 메리츠금융지주 등이 10위권에 들었다.

지속가능발전소는 기업들이 실제 공시한 ESG 내역을 평가한 PA(Performance Analysis, 이하 성과점수)와 최근 1년간 뉴스를 통해 분석한 IA(Incident Analysis, 이하 리스크 점수)를 계산해 통합점수를 산출한다. 집계 기간 동안 악재가 사라진다면 순위가 상승하고, 새로운 문제가 등장하면 순위가 하락하게 된다. 대부분의 ESG 평가사들은 1년에 한두번 평가에 그치지만 머니투데이와 지속가능발전소는 월별 집계로 기업들의 ESG 개선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지속가능발전소는 매년 9월에 전년도 사업보고서를 반영해 성과점수를 업데이트한다. 올해는 성과점수를 비롯해 전반적인 평가 기준을 개선하면서 지난 7월 순위와 차이가 생겼다.

이번에 변경된 평가기준은 △인더스트리 세분화 △평가 지표 추가 △업종별 정규화(Normalization) 제거다. '금융 및 지주사'를 은행, 보험, 증권, 일반지주 등으로 세분화했고 TCFD(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 전담협의체), ESG 위원회 구성 여부 등을 성과점수 평가에 포함시켰다.

특히 각 업종 평균점수를 50으로 맞추는 통계적 조정 작업인 정규화도 적용하지 않기로 하면서 그동안 1위를 차지했던 유한양행은 바이오 및 헬스케어 업종 내에서는 여전히 1등이었지만 전체 통합점수 순위로는 30위로 밀렸다. 결과적으로 통합점수 상위에는 금융사, 대기업이 보다 많이 포진됐다.

또 정규화 미적용으로 전반적인 통합점수가 낮아지면서 점수 편차가 미세해졌다. 작은 차이로도 순위 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 지난 7월 기준 통합점수가 50점 이상이었던 기업은 200개중 148개사로 3분의 2 가량이었지만 이제 19개사로 줄어들었다는 게 단적인 예다.

그렇다고 해서 평가기준 변화로 순위가 완전히 뒤바뀐 것은 아니다. 9월 통합점수 상위 10위사 중 LG이노텍, 삼성전기, LS일렉트릭, DB하이텍, 현대글로비스, 삼성SDS, 만도 등 7종목은 이전 기준으로도 상위 10위권 안에 들었던 종목들이다. 모범생들은 꾸준히 다방면에서 노력하고 있다는 증거다.

새로 통합점수 상위 10위에 포함된 롯데정밀화학, 효성도 변화된 기준보다는 그동안의 개선 노력이 반영된 결과라고 지속가능발전소는 분석했다. 롯데정밀화학은 성과점수 중 E, S, G가 두루 개선됐고, 효성은 환경 정책을 강화하면서 E 점수가 크게 상승하면서 성과점수에서 상위권으로 올라선 것이다.


성과점수 1위 KB금융→KT...ESG 고루 개선

그렇다면 성과점수 순위는 어떨까. 영광의 1위는 KT(60.38)가 차지했다. 기존 1위였던 KB금융은 12위(56.5)로 떨어졌다.

KT는 리스크점수가 4.4로 높아 통합점수는 34위로 낮아졌지만 E, S, G가 모두 개선됐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KT는 특히 환경정책·방침,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 자원 효율성에서 점수 상승폭이 높았다. 새로 추가된 환경 관련 주요 인증, TCFD 적용, 환경 배출 물질 저감 투자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덕분이다. 지배구조에서는 위원회, 주주 권리 점수가 상승했다.

2위는 삼성생명(60.25), 3위는 CJ제일제당(59.85), 4위는 삼성전기(59.27), 5위는 삼성SDS(59.14) 순이었다. 삼성생명은 환경과 지배구조에서 점수가 올랐다. 역시 환경정책·방침,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에서 점수가 높아졌고, 주주 투표권, 배당의 적정성도 향상된 것으로 평가됐다. CJ제일제당은 사회, 지배구조에서 개선이 있었다. 세부적으로는 위원회와 노사대화 협력에서 점수가 상승했다.

이 외에 6위 SK텔레콤(58.38), 8위 포스코인터내셔널(57.36), 13위 현대건설(56.33) 등의 순위 상승이 눈에 띄었다. SK텔레콤의 지난 7월 기준 성과점수 순위는 23위, 포스코인터내셔널은 36위, 현대건설은 89위였다.

SK텔레콤은 오염 방지를 제외한 환경 정책, 기후변화 완화와 적용, 자원의 효율성에서 점수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TCFD 적용과 물와 에너지 같은 자원의 효율성 개선, 환경 경영 체제 강화 등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포스코인터내셔널도 환경 점수가 크게 뛰었다. 새로 추가된 기준인 환경 정책 관련 인증, 환경 물질 배출 저감 등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기존 기준인 에너지, 용수 등의 환경 자원 사용량 감소 등에서도 점수가 상승했다.

현대건설은 사회 관련 이슈가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산업 안전 개선, 인권 및 남녀고용 평등 노력, 공정경쟁 및 가치사슬 등이다.

그렇다고 해서 상위권 종목이 완전히 뒤바뀐 것은 아니다. 성과점수 상위 30위 중 17종목은 순위 변동은 있지만 기존에도 상위 30위권에 머물렀던 종목들이었다. 통합점수와 비슷하게 일정 순위 내에서 종목별 자리 이동이 있었다.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김영상 기자 vide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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