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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미국에서 "中, 공세적 외교 당연" 두둔 발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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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中 국제 위상 변화 반영" 해명
한국일보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롯데뉴욕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을 마치고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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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수행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의 "중국의 공세적(assertive) 외교는 당연하다"는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남북 및 미국, 중국을 종전선언 주체로 언급한 상황에서 중국을 활용한 대북정책 성과를 도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미중 견제가 날로 격화하는 와중에 미국에서 중국 입장을 대변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정 장관은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싱크탱크 미국외교협회(CFR) 초청 대담회에 참석해 '중국이 최근 더 공세적이 돼 가고 있다고 보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중국이 경제적으로 강해지고 있기 때문에 당연하다. 20년 전 중국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공세적이라는 표현 자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공세적(assertive)'이란 표현은 미국에서 중국의 외교정책을 비판할 때 흔히 사용되는 말이다. 정 장관은 또 진행자가 한국을 미국, 일본, 호주와 함께 '반(反)중국 블록'이라고 분류하자, "이것이 중국사람들이 말하는 냉전시대 사고방식"이라고 반박했다. 우리나라 외교의 중심축이 한미동맹을 기반하고 있지만 중국도 중요한 경제 파트너라는 점에서 중국의 입장을 배려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정 장관의 발언에는 임기 말로 접어든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에 대한 다급함도 담겨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이 전날 종전선언을 승부수로 띄울 만큼 대북관계의 돌파구가 절실하지만, 상황 반전을 위한 뚜렷한 동력이 없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도 종전선언에는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종전선언에 대한 논의는 열려 있지만,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북한과 외교와 대화에도 전념하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국 현지에서 열린 한미일 및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종전선언 논의는 본궤도에 오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우리 측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과정에서 종전선언이 중요한 모멘텀으로 역할 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했고, 미국 측은 경청했다"고만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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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ㆍ미국ㆍ일본 외교장관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롯데뉴욕팰리스 호텔에서 만나 3자 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회담에는 정의용 외교부 장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이 참석했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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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감안할 때 정 장관 발언에는 한국이 미중관계에서 균형을 잡고 있으니 내년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중국이 남북관계 개선에 협조해 달라는 의중이 투영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23일 MBC 라디오에서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 동북아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중국이 정치적으로 역할을 해 문제를 풀어낼 수 있다고 기대하는 보도도 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베테랑 외교관'인 정 장관이 외교적 수사를 생략한 채 중국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이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점에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CFR는 미국 외교정책의 산실이자 미국 외교가의 주류 입장을 대변하는 곳인 만큼 보다 발언에 신중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정부로서는 베이징 올림픽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기대하며 중국 옹호에 나섰을 수 있지만, 굳이 미국에 가서 한미동맹의 신뢰를 깎는 발언을 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이에 "정 장관이 중국의 공세적 태도를 자연스럽다고 언급한 게 아니다"라며 "중국의 외교·경제력 등 국력 신장에 따라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려고 하는 것에 대해 일반적인 국가의 국제 위상 변화 차원에서 자연스러워 보인다고 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김민순 기자 s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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