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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 파산 위기, 중국의 선택은?…파산 뒷처리·국유화·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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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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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그란데 그룹 건물 외관.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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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2위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 그룹의 채무불이행 위기가 커지면서 중국 당국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거품을 줄이려는 중국 당국이 정책 기조를 바꿔 갑자기 헝다를 구제하지는 않으리라고 분석한다. 그러나 파산시 경제가 받을 타격을 고려해 결국 중국 당국이 헝다 일부를 국유화하리라는 반론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중국 당국이 지방 정부에 헝다의 파산 위기에 대비하고 후속 조처를 하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지방정부 기관과 국영 기업들은 헝다그룹이 일을 질서 있게 처리하지 못할 경우 막판에 가서야 개입하도록 지시받았다고 WJS는 전했다.

실제 중국 정부는 헝다 사태에 대한 공식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지난 22일 국무원 상무회의를 주재했지만 “경제 동향을 면밀히 분석해 거시 정책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경기주기 사이의 정책을 미리 세밀하게 조정하겠다“고만 말하고 헝다 사태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중국 관영 매체들도 별다른 논평을 내고 있지 않다. 다만 후시진(胡錫進) 환구시보 총편집인은 최근 웨이보에 헝다가 대마불사(大馬不死·대형 회사가 파산할 경우 부작용이 커서 구제 금융 등을 통해 결국 살아남는다는 뜻)의 요행을 바라면 안 된다면서 ”기업은 반드시 시장 방식의 자구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적었다.

1996년에 설립된 에버그란데 그룹의 부동산 회사인 헝다는 전기차, 보험, 생수, 관광 등 분야에서 빚을 내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했다가 중국 당국의 부채 관리에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당국이 지난해 말부터 주택 가격 안정 정책을 펴면서 자금줄이 막힌 탓에 3000억달러(355조원) 넘는 부채가 쌓여 파산 위기에 처했다.

주택 가격 안정 정책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국정 목표인 ‘공동 부유(共同富裕·부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함께 잘살자는 뜻)’의 핵심이다. 이 때문에 시 주석의 핵심 정책 추진의 영향으로 위기에 처한 헝다 그룹을 중국 당국이 구제하지 않으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중국 정부가 시스템의 안정이 위험에 처하지 않는 한 헝다를 지원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중국 정부가 구제에 나선다면 부동산 분야의 고삐를 죄려는 당국의 캠페인을 약화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는 헝다 그룹의 파산이 ‘중국판 리먼 사태’로까지 커지지 않으리라는 분석도 깔렸다. 중국 은행권의 전체 자산은 45조달러(5경3200조원) 중에 350조원대의 헝다 부채가 은행권에 주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 헝다 그룹의 파산이 은행과 채권시장에 연쇄 반응을 일으키리라는 반론도 있다. 로이터 통신은 “많은 금융 기관이 직접 대출 또는 채권 보유를 통해 헝다에 노출됐고 일단 채무불이행이 일어나면 채권시장에서 투매가 일어날 것”이라며 “헝다 문제가 리먼 브러더스급은 아닐지라도 중국의 정책 결정자들에게는 확실히 복잡한 문제”라고 했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 정부가 결국 헝다 그룹 일부를 국유화하리라는 전망이 나왔다. 홍콩명보는 중국 당국이 헝다를 부동산 부문 등 3개 법인으로 나누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이 경우 핵심인 부동산 개발 부문이 국유기업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이 구조조정을 위한 물밑 작업을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당국이 조용히 헝다의 재무 조사를 위한 회계 및 법률 전문가들을 모아 잠재적인 구조조정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헝다그룹은 전날 성명을 통해 이자 일부를 이튿날 제때 지급할 예정이라고 발표하며 고비를 넘겼다. 창업자인 쉬자인(許家印) 회장은 전날 심야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경영 정상화 의지도 피력했다. 헝다 주가는 이날 홍콩 증시에서 17.18% 올랐으나, 연고점 대비 여전히 80% 이상 폭락한 상태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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