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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금융당국 “中 헝다사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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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한은, 대응방안 등 점검

“글로벌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중

시장 불안요인 돌출 가능성 상존”

증권가 “부정적 충격은 불가피

시스템리스크 확산 가능성 적어”

증시 한때 출렁… 가상화폐는 급등

세계일보

비트코인 ‘헝다 쇼크’ 벗어나 23일 서울 용산구 코인원 고객센터 모니터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비트코인은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의 파산 우려로 인한 급락 충격에서 벗어나 반등에 성공하는 모습이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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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개발 업체 헝다그룹 파산위기설이 불거진 이후 추석 연휴를 끝내고 첫 거래일을 맞은 23일 국내 증시는 우려와는 달리 급락하지는 않았다. 다만 국내 증시가 중국과의 커플링(동조현상) 추세가 강하기 때문에 당분간 주식시장의 불안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헝다그룹 문제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보면서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17일) 대비 13.02포인트(0.41%) 내린 3123.72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전장보다 9.86포인트(0.94%) 내린 1036.26으로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헝다 사태가 중국 금융시장 및 경기에 주는 부정적 충격이 불가피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일으킨 리먼브라더스 사태와 같은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헝다 사태는 외부 충격이 아닌 중국 정부의 선제적인 부채 축소 정책에 의한 결과인 데다 중국 단기금융시장에 심각한 이상 조짐은 없다. 변수는 중국 정부가 어느 선에서 개입하느냐 여부”라며 “한국은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는 국내 산업과 원화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가상화폐 시장은 이틀간 지속됐던 ‘헝다 쇼크’를 극복하고 급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비트코인은 23일 오후 3시 기준 글로벌 코인시황 중계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 대비 4.53% 오른 4만3893달러를 기록했다.

정부는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과 향후 대응방안 등을 점검했다. 이 차관은 “글로벌 통화정책 정상화와 그에 따른 디레버리징(부채 감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중국 헝다그룹과 같은 시장 불안 요인이 갑작스럽게 불거질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상황 점검 회의’에서 이승헌 부총재도 “헝다 그룹의 위기는 국제금융시장의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작다는 평가가 우세하다”면서도 “부동산 관련 부채누증 문제가 현실화된 것인 만큼 동 사태의 전개상황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소지가 상존한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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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의 채무불이행(디폴트)이 ‘중국판 리먼 사태’로 번질 가능성은 작지만 중국 경제에 광범위하게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헝다 쓰나미’가 현실화하면 충격파로 은행 또는 다른 부문까지 연쇄 디폴트를 선언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와 내년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8.3%에서 8.0%로, 6.2%에서 5.3%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 부동산 산업을 대표하는 헝다가 디폴트를 넘어 파산을 거쳐 청산 단계로 가게 되면 중국 실물 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헝다는 중국 전역의 280여개 도시에서 1300여개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약 25만명을 고용하고 있다. 건설사, 자재 공급사 등 8000여개에 달하는 협력업체가 줄도산하고 수십만명의 일자리가 사라지게 된다.

헝다가 중국에서 금융, 전기차, 헬스케어, 식품, 스포츠 등 문어발식으로 벌여 놓은 사업이 너무 많아 현재 나타난 위기는 빙산의 일각일 뿐 사태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있다. 로이터통신은 “아시아 최대 정크본드(투기등급 회사채) 발행자인 헝다는 중국의 폭넓은 경제와 너무나 얽혀 있어 세계 주식·채권 시장은 헝다의 부채 상환 지연이 소위 ‘연쇄 디폴트’를 촉발할 수 있다고 불안해한다”고 전했다.

세종=우상규 기자,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엄형준, 남정훈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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