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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화해 분위기 접어든 프랑스…호주·영국과는 여전히 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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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총리 "적당한 시점에 대화 희망"…영국 총리 "그만 좀 해라"

잠수함 계약 파기 당한 나발그룹, 조만간 호주 상대 소송 제기

연합뉴스

대화 나누는 프랑스-미국 정상
2021년 6월 11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린 영국 콘월에서 에마뉘엘 마크롱(오른쪽) 프랑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전화 통화를 계기로 프랑스와 미국 사이 갈등이 해빙 국면에 접어든 모양새지만, 호주·영국과는 여전히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호주는 미국·호주·영국의 새로운 3각 안보 동맹 오커스(AUKUS) 출범을 계기로 프랑스 방산업체 나발 그룹과 맺은 77조원 규모의 잠수함 계약 파기를 발표한 지 일주일이 지나도록 프랑스와 공식 대화를 하지 않고 있다.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22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취재진과 만나 바이든 대통령이 그랬듯이 "적당한 시점에 기회가 있을 때" 마크롱 대통령과 유사한 대화를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이번 계약 파기로 프랑스가 받았을 "상처와 실망"을 이해한다는 모리슨 총리는 호주와 프랑스 사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미국과 프랑스 사이 이슈를 해소하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모리슨 총리는 호주가 프랑스와 관계를 중시하고 있으며 지역 안정을 지켜내기 위해 유럽과 협력하기를 원한다며 "우리의 문은 활짝 열려 있고 우리의 오랜 친구와 다시 일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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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잠수함 계약 파기 언급하는 모리슨 호주 총리
(시드니 EPA/AAP=연합뉴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19일 시드니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프랑스 정부의 대사 소환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모리슨 총리는 "프랑스 정부의 실망감을 이해하지만, 호주 역시 다른 주권 국가들처럼 우리의 국방 이익에 부합하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저자세로 나오는 모리슨 호주 총리와 달리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프랑스가 화를 가라앉혀야 할 때라고 오히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자극하는 듯한 발언을 내놨다.

역시 미국을 방문 중인 존슨 총리는 워싱턴DC 국회의사당 밖에서 만난 취재진에 "전 세계에서 가장 친한 친구 중 일부가 이 문제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프랑스어와 영어를 섞어 "그만 좀 했으면 좋겠다"(donnez-moi un break)"고 말했다고 BBC 방송이 전했다.

앞서 존슨 총리는 유엔총회가 열리는 뉴욕을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정상들도 "프랑스의 반응에 약간 당황했다"며 "우리는 모두 파리에 연락을 취해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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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에서 연설하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오커스를 발족한다는 미국, 호주, 영국 정상의 공동 기자회견 개최 몇 시간 전에서야 해당 소식을 접한 프랑스는 원색적인 비난을 서슴지 않았는데 여기서 읽히는 분노의 정도는 상대국마다 조금씩 달랐다.

예를 들어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과 호주에 주재하는 프랑스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는 초강수를 두면서 강력하게 항의 의사를 표시했지만, 영국 주재 프랑스 대사는 따로 불러들이지 않았다.

이를 두고 장이브 르드리앙 외교부 장관은 오커스 출범에서 영국의 역할이 '스페어타이어' 수준으로 미미한데다 영국이 기회주의적으로 행동한 게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 만큼 대사를 불러 설명을 들을 필요가 없다고 냉소적으로 평가했다.

호주는 지난 15일 핵무기 보유국인 미국, 영국으로부터 핵 추진 잠수함 기술을 지원받기로 하면서 프랑스 방산업체 나발 그룹과 2016년 맺은 77조원 규모의 디젤 잠수함 공급계약을 파기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가 지분을 일부 보유한 나발 그룹의 최고경영자(CEO) 피에르 에릭 포믈레는 일간 르피가로에 기고한 글에서 호주의 계약 파기로 발생한 손실에 대한 책임을 묻는 소장을 몇 주 안에 호주에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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