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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가 진짜 우주시대 열어, 한국식 '빨리빨리' 전략 먹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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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났습니다①]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스페이스X가 '진짜 우주여행' 시대 열었다고 평가

항우연 민간기업 육성 의지···"새로운 시대 맞춰 변화"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스페이스X는 우리나라가 지난 1970~1980년대에 진행했던 연구개발 방식인 ‘빨리빨리’ 전략을 적용해 ‘진짜 우주시대’를 열었습니다.”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만든 우주선을 타고, 민간인 4명이 사흘간 우주여행을 마치고 지구로 돌아온 장면을 지켜본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최근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버진갤럭틱 같은 기업들이 우주에 도전하면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스페이스X는 다른 회사들의 우주비행이 고도가 100km 수준에 그쳤던 것과 달리 국제우주정거장(ISS)보다 높은 고도(575km)에서 자신들이 만든 우주선에 민간인들을 싣고 우주여행에 성공하며 새 역사를 썼다.

이 원장은 이를 두고 러시아(구소련)가 1950년대 말 인류 첫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를 발사한 이후 우주시대가 펼쳐진 것처럼, 스페이스X의 성공으로 비로소 민간 우주시대가 열렸다고 평가했다.

이 원장은 자동제어(우주응용) 기술을 전공한 전문가로 1986년 항우연에 입사한 이래 정지궤도복합위성사업단장, 달탐사사업단장, 부원장 등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친 뒤 지난 3월부터 기관을 이끌고 있다.
이데일리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이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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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하면 또 쏜다는 전략..파괴적 혁신 이뤄

이 원장은 과거 스페이스X 본사, 발사장 등을 둘러보면서 스페이스X가 과거 한국 연구자들이 밤낮으로 연구에 매진하며 선진국을 빠르게 추격했던 것과 비슷한 모습이라고 했다.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는 얘기다.

여느 미국 기업과 달리 스페이스X는 회사 내부에 구내식당이 있어 임직원들이 배불리 먹을 수 있도록 장려한다. 직원들은 시간을 초월하며 연구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스페이스X를 들어가고 싶어하는 이들도 많지만, 나가는 사례도 적지 않을 정도로 업무 강도가 센 것으로 유명하다. 이 원장은 “이 같은 집중 전략에 민간기업답게 엔진개발, 재사용 발사체 개발 등에서는 기존 방식을 뛰어넘는 유연한 방법을 선택한 것이 성공 요인”이라고 밝혔다. 또 “스페이스X가 적극적으로 외부에서 인재를 수혈한 점도 성공을 앞당겼다”고 분석했다.

가령 우리나라는 국산 로켓 누리호 개발 과정에서 75톤급 액체엔진 연소시간인 127초를 검증하기 위해 1만 8200초가 넘는 시험을 지상에서 진행하면서 검증했다.

반면 스페이스X 연구진은 이보다 훨씬 적은 횟수의 시험을 지상에서 한 뒤, 실제 발사를 통해 성능을 검증하는데 성공했다. 누리호가 고공연소시험시설에서 연소시험을 하는 것과 달랐던 것이다. 기존 방식을 건너뛰며 속도전을 펼쳤다고 볼 수 있다.

이 원장은 “엔진, 기체 등을 외주로 맡기지 않고 스스로 만든다는 부분도 차별점”이라고 평가했다. 발사체에 필요한 엔진을 서둘러 만들기 위해 자동차 회사 전문가를 데려오는 등 기존 연구개발 방식에 얽매이지 않았다. 우리나라가 엔진을 만들기 위해 수달이 소요되는 반면 220톤급 추력을 낼 수 있는 엔진을 하루에 한 개 이상 만들 정도로 혁신을 이뤄냈다.

이 원장은 “우리가 성공하기 위해 수차례 시험하는 것과 달리 스페이스X는 실패하면 또 쏘면 된다는 생각으로 혁신을 이뤄냈다”며 “우리나라의 우주 기술 연구도 앞으로는 기업을 중심으로 해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항우연은 민간기업이 안 하는 역할 해야

이 원장은 한국도 민간기업들의 ‘우주시대’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항국항공우주연구원의 역할을 분명히 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민간 기업이 하지 않는 연구, 미래를 위한 도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실제로 항우연은 차세대중형위성을 시작으로 누리호 복제와 생산 기술 등을 기업에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이 원장은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 규모는 전 세계 시장의 0.8% 수준에 불과한데 이는 일반 산업과 달리 만든 물건을 팔 수 있다는 보장이 없었고, 기업들도 투자를 꺼렸기 때문”이라면서도 “민간 우주시대가 도래한 가운데 우리 기업이 보유한 핵심 제품이나 기술을 개량해서 우주분야에 진출해야 한다. 특히 선진국과 비교해서 품질 차이가 없으면서도 싸고 빠르게 우주 관련 핵심 제품을 만들어 확대되는 우주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이 원장은...

△1960년생 △서울대 항공공학과 학·석사 △프랑스 폴사바티에대 자동제어(우주응용)학 석·박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부원장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정지궤도복합위성사업단장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항공우주시스템연구소장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달탐사사업단장 △과학기술훈장 웅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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