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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카카오뱅크, 20대 대출 쏠림 극심… 무서운 성장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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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주도권 두고 시중은행 vs 인터넷 은행 싸움 신호탄

세계일보

카카오뱅크 본사.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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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0대의 은행 가계대출 수요를 인터넷 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독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6월말 기준 전년 말 대비 카뱅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지방·특수 은행을 포함한 18개 은행 전체 대출 증가액의 9%를 차지했다. 특히 20대 청년세대의 카뱅 대출 증가액은 전체 은행 20대 대출 증가액의 164%를 차지했다. 100%를 넘었다는 건 다른 은행의 대출은 줄어들고, 이를 카뱅이 흡수했다는 뜻이다. 정보기술(IT)에 익숙한 20대를 시작으로 기존 시중은행과 인터넷 은행 간 가계대출 주도권 싸움의 신호탄이 올랐다.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형배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입수한 은행권 가계대출 현황을 세계일보가 분석한 결과, 올해 6월말 기준 18개 은행의 대출 증가액은 31조783억8900만원을 기록했다. 이 중 카뱅의 대출 증가액은 2조8132억원이다.

6월말 기준 18개 전체 은행의 대출 잔액은 879조272억1600만원이고 카뱅의 대출 잔액은 23조1265억100만원으로, 카뱅이 은행권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6%에 불과하지만 올해 전반기 대출 증가액의 9%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카뱅의 빠른 성장세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만 19세 이상 29세 미만의 20대 청년층의 카뱅 대출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20대의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6645억8300만원 증가했는데, 카뱅의 증가액은 1조947억5000만원에 달했다. 카뱅의 20대 대출은 증가했고, 오히려 다른 은행의 대출은 감소했다는 의미다.

실제 신한은행의 20대 대출은 올해 들어 1조원 넘게 감소했고, 우리은행도 6000억원 이상이 줄었다. KB국민·하나·농협 등 다른 주요 5대 시중은행의 20대 대출은 줄지는 않았지만 증가 폭은 미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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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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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출의 경우 카뱅이 정책 상품인 청년 전세 보증 대출 상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한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6월까지 카뱅의 20대 전월세 대출은 9488억원 불어났다.

하지만 이것 만으로 카뱅의 대출 증가 현상을 다 설명하기는 어렵다. 시중 은행도 이런 현상에 대해 뚜렷한 해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상품 등에 큰 변화가 없었고, 자연 감소라는 것 외에는 설명해 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비대면 금융업무 활성화와 태생적으로 이에 최적화된 카뱅의 힘이 드러난 것이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카뱅에서 전세 대출을 받았다는 직장인 유모(29)씨의 경우에서 은행에 대한 고객의 달라진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유씨는 “청년 전세 보증은 모든 은행에서 금리가 동일해서 굳이 주거래 은행에 갈 필요가 없던 데다, 카뱅에서는 온라인으로 편리하게 대출을 받을 수 있어서 카뱅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유씨는 처음 찾았던 시중은행에서 서류가 미비하니 보충해서 다시 은행에 방문하라는 답을 들어야 했지만, 카뱅은 서류를 구비한 뒤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어 전송만 하면 됐다. 유씨는 전세대출을 받기 위해 다시 은행을 찾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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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대출 규제에서 자유로웠던 카뱅이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설 수 있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올해 시중은행은 주택담보 대출에 대한 영업을 확대하기 어려운 환경이었고, 그나마 하반기 들어서는 대출을 중단하는 등 규모를 빠르게 줄이고 있다.

이날 카뱅은 자사의 이용자가 17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국민 3명 중 1명이 카뱅을 이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 8월11일 기준 계좌개설 고객 수는 1500만명을 넘었다. 20∼30대는 물론 40대 이상의 고객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올해 새롭게 가입한 183만명의 고객 중 40대 이상이 50%를 차지한다는 게 카뱅의 설명이다.

쾌속 성장세인 카뱅은 이르면 연내 비대면 주담대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어서, 향후 은행권의 가계대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엄형준, 조희연 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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