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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의혹을 대하는 이재명의 ‘거칠어진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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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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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오후 광주 남구 광주MBC 공개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이재명 예비후보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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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말이 거칠어지고 있다. 그에게 쏟아지고 있는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서다. 최근 이 지사는 해당 의혹을 제기하는 야권 및 보수언론을 상대로 원색적인 표현을 동원해 강경한 비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오는 25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민주당 호남 지역 경선을 앞두고 터진 대형 악재에 정면돌파로 대응하면서 지지층 결속을 유도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 지사는 2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성남시장 재임 시절 시행했던 대장동 도시개발사업 공모지침서 원본을 게시하며 “특정 후보를 불리하게 하려는 가짜뉴스는 허위사실공표, 후보자비방, 선거방해, 명예훼손은 물론 헌정질서 파괴행위”라고 썼다. 이날 해당 의혹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언론을 비판한 것으로, 이 지사는 “악의적 언론은 가짜뉴스로 선량한 국민들을 속여 집단학살을 비호하는 정신적 좀비로 만들었다. 그 죄는 집단학살범죄 그 이상”이라며 수위 높은 표현까지 사용했다.

이 지사는 대장동 의혹에 한껏 날을 세운 모양새다. 해명의 물량도 압도적이다. 추석 연휴가 시작된 지난 주말부터 이날까지 그는 SNS에 대장동 의혹과 관련한 해명·입장을 담은 글을 총 7건 게시했다. 다른 사람의 글을 링크한 것까지 더하면 총 10건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 과정에서 이 지사는 지난 21일 “공영개발 포기하라고 넌지시 압력 가하던 우리 안의 수박 기득권자들”이라는 표현도 썼다. 경쟁자인 이낙연 전 대표 측과 국민의힘에서는 이를 “‘일베’에서 쓰는 혐오표현”이라고 비판하면서 ‘수박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지사는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을 수박으로 표현한 것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강성 지지자들이 사용하는 원색적인 단어를 후보 본인이 채택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 지사 특유의 독설 화법이 되살아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지사는 지난 7월 이른바 ‘바지 발언’으로 홍역을 치른 이후 네거티브 공세에는 최대한 정면 대응을 자제해 왔다. 캠프 차원에서의 대응 외에 이 지사가 직접 나서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대장동 의혹만큼은 후보 본인이 전면에서 모든 포화를 맞받아치고 있는 모습이다. 의혹 뒤에 숨지 않고 오히려 본인이 주도권을 확보해 나가면서 돌파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의혹으로 인한 악재가 민주당 최대 승부처인 호남 경선까지 번지는 것을 사전 차단하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이거(대장동 의혹)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이 지사가 광주·전북에서 과반 가까이 (득표할) 정도로 괜찮았는데 지금은 (이낙연 전 대표가) 광주까지도 상당히 해볼 만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가 호남에서 의미있는 추격 구도를 만들어낼 경우 전체 승부가 뒤집어질 수 있는 만큼, 이 지사의 강경 대응에는 절박함도 일부 녹아 있다는 평가다. 이 지사 캠프 관계자는 “이낙연 후보 측의 ‘불안한 후보’라는 네거티브 프레임을 깨고 내부 지지층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고 말했다.

다만 여권의 유력 주자인 이 지사의 거친 대응이 가져올 부정적인 효과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자극적인 언사로 경선판 전체가 혼탁해져 중도·무당층의 외면을 받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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