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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인도 “영국 코로나19 입국 규제, 차별적” 맹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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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일본·한국 등 17개국 자가격리 면제국 추가

인도 외무장관 “차별적 정책” 거센 반발

“인도 제조 AZ 백신 영국에 공급도 했는데”

세계일보

런던 히스로 공항 관계자가 공항 표지판을 닦고 있다. 런던=로이터연합뉴스


인도가 영국 정부에 단단히 뿔이 났다. 영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입국 규제를 대폭 완화한 가운데 인도를 규제 완화 국가에 포함하지 않아서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그랜트 셉스 영국 교통부 장관은 이달 17일(현지시간) 코로나19 저 위험 국가를 새로 추가하는 등 규제 완화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내달 4일부터 적용되는 새 정책은 기존 4단계로 구분한 규제를 2단계로 단순화한다. 안전국으로 분류된 녹색 국가 입국자 중 백신 접종 완료자들은 자가격리 면제에 더해 입국 전 받는 코로나19 검사를 면제받는다. 10월 말부터는 입국 2일 차에 받는 검사도 유전자증폭(PCR) 검사 대신 신속 검사로 대체한다.

내달 4일부터 새로 추가된 자가격리 면제 국가는 일본, 한국, 대만, 싱가포르, 캐나다, 이스라엘, 호주 등 17개국이다. 터키,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등 8개국은 기존 적색 국가 리스트에서 빠진다. 적색 국가는 지정 호텔에서 자가격리를 하는 등 가장 엄격한 규제가 적용된다. 다만 새 정책에서도 적색 국가에서 입국하면 백신 접종과 상관없이 10일 동안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인도가 자가격리 면제국에 포함되지 않자 인도 정부와 국회는 즉각 반발했다. 수브라마냠 자이샹카르 인도 외무장관 “이것은 차별적인 정책이며, 영국으로 여행하는 인도 국민에게 악영향”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영국이 인도의 우려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인도가 그에 걸맞은 조처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의 자이람 라메쉬 의원은 트위터에 “기이한 결정”이라며 “인종차별의 징후(smacked of racism)”라고 맹비난했다.

샤쉬 타루어 인도국민회의 의원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토론 참여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같은 백신인데 인도에서 접종을 완료하더라도 격리를 해야 하고, 다른 나라에서 맞으면 격리가 면제된다는 점은 매우 불쾌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영국이 그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음으로써 인도에서 영국의 이미지는 심각하게 손상됐다”고 덧붙였다. 인도의 백신 접종 완료율은 약 25%다.

특히 인도는 자국이 주요 코로나19 백신 수출국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인도는 전 세계 백신의 60%가량을 생산하며, 영국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백신 기술을 이전받아 ‘코비실드’라는 이름으로 생산하고 있다. 이날 자이샹카르 인도 외무장관은 “인도 제조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인 코비실드 500만 도스를 영국에 공급했다”고 언급하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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