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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문 대통령 “미군 도움으로 나도 이 자리에…종전선언, 평화 염원하는 모두에 희망·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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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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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히캄 공군기지 19번 격납고에서 열린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에서 공군1호기로 봉송되는 유해를 향해 경례하고 있다. 호놀룰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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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종전선언은 한반도를 넘어 평화를 염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용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히캄 공군기지 19격납고에서 열린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을 주관하며 “(한국전쟁 참전) 영웅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한반도의 완전한 평화”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부터 3박5일 일정으로 유엔총회 참석 등을 위해 미국 뉴욕과 하와이를 순방했다. 히캄 공군기지는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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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히캄 공군기지 19번 격납고에서 열린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호놀룰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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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에서 한국전쟁의 당사국들이 모여 종전선언과 함께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열자고 제안했다”면서 “지속가능한 평화는 유엔 창설에 담긴 꿈이며, 종전선언은 한반도를 넘어 평화를 염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용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1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6차 유엔총회 고위급회기 기조연설에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되었음을 함께 선언하기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하와이에서 고국으로 돌아오는 한국전쟁 국군 전사자 유해 68구 중 신원이 확인된 고 김석주·정환조 일병이 미군 카투사로 복무하며 가장 치열했던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한 사실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영웅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나의 부모님을 포함한 10만여명의 피난민이 자유를 얻었고 오늘의 나도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장진호 전투는 1950년 11~12월 미 해병1사단을 주축으로 한 유엔군이 개마고원의 장진호 북쪽으로 진출하던 중 12만명에 이르는 중공군에 포위돼 격전을 벌이다 흥남으로 철수한 사건이다. 당시 사상자는 유엔군 1만7000여명, 중공군 4만8000여명에 달했다. 유해 인수식에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존 아퀼리노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을 접견하면서도 “장진호 전투에서의 값진 승리 덕분에 흥남철수작전이 성공할 수 있었고, 나의 부모님은 그때 미군의 도움으로 남쪽으로 올 수 있었으며, 나도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유엔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을 뿌리로 국제사회의 과제를 함께 나눌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 이제는 세계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해 당당하게 기여하는 대한민국이 됐다”며 “오늘 대한민국의 성장을 영웅들께 보고드릴 수 있게 돼 무한한 긍지와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전쟁 당시 미국이 “자신의 나라를 지키듯 참전했다”며 “참전용사들의 피와 헌신으로 맺어진 한·미동맹은 자유와 평화, 민주주의와 인권, 법치 등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의 가치를 공유하는 포괄적 동맹으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한 한·미 양국의 노력 역시 흔들림 없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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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각) 미국 히캄 공군기지 19번 격납고에서 열린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에서 간호장교 김혜수 소위가 증조 할아버지인 고 김석주 일병 유해를 공군1호기에 모시고 있다. 호놀룰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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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유해 상호 인수식은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국군 전사자 유해 68구를 하와이에서 국내로 모시고, 미군 유해 6구를 고국으로 봉송하기 위해 열렸다. 한·미 양국은 한국이 발굴해 미군으로 확인된 유해와 미국이 북한으로부터 전달받은 유해 중 한국군으로 확인된 유해를 상호 송환하고 있다. 이번에 봉환하는 국군 유해를 포함해 2012년 이후 현재까지 총 307구의 유해가 국내로 돌아왔다. 이 가운데 16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한국 대통령이 한·미 한국전쟁 전사자 유해 인수식을 해외에서 직접 주관한 것은 처음이다.

국군 전사자 유해는 태극기로 덮여 고국으로 가는 항공기로 옮겨졌다. 유해가 운구될 때 작곡가 김형석씨가 ‘전선야곡’을 건반으로 연주하며 70여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가는 이들의 넋을 위로했다. 신원이 확인된 고 김석주·정환조 일병 유해는 대통령 전용기로,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나머지 66인의 유해는 공군 다목적공중급유수송기 시그너스(KC-330)로 서울공항까지 이동한다. 고 김석주 일병의 외증손녀인 김혜수 소위가 유해 인수와 봉환에 함께했다. 김 소위는 국군홍천병원에서 간호장교로 복무 중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아퀼리노 사령관을 접견하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영구적 평화를 위해서 필요한 외교와 대화에는 강한 안보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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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참석한 가운데 22일(현지시간) 미국 히캄 공군기지 19번 격납고에서 열린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에서 의장병이 유해를 공군1호기로 봉송하고 있다. 호놀룰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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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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