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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금리 인상보다 더 무서운 헝다 리스크… 美 증시 일단 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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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 리스크 해소됐다 보기 어려워

주가 변동성 커질 수 있다는 경고도

세계일보

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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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조기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발표 가능성을 시사하고, 기준 금리 인상도 앞당겨 질 수 있는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미국 증시는 5거래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그간 우려가 컸던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의 파산 공포가 다소 완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아직 헝다 리스크가 완전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려워, 향후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38.48포인트(1.0%) 오른 34258.3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41.45포인트(0.95%) 오른 4395.6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50.45포인트(1.02%) 오른 14896.85에 각각 장을 마쳤다. 다우 지수와 S&P 500 지수는 4거래일 연속 하락하다 일주일 만에 오름세로 전환했다.

이날 미 증시의 주목을 끈 2가지 핵심 이슈는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와 헝다의 채무 불이행(디폴트) 우려다.

연준은 FOMC 회의 후 공개한 정책결정문에서 “자산매입 속도 완화가 곧 필요할지 판단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2022년과 2023년까지 금리인상을 예상한 참석자가 증가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회의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자산매입규모를 내년 중반경까지 완만하게 축소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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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워싱턴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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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제 회복세가 느려졌지만, 금리 인상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현지 금융 시장은 이러한 회의 결과에 대해 다소 ‘매파적’(긴축 지지)이지만,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오히려 헝다의 디폴트 가능성이 누그러지면서 주가 상승으로까지 이어지는 양상이다.

이날 중국의 부동산 기업인 헝다 그룹이 선전증시에 거래된 2025년 9월 만기 위안화 채권에 대한 이자를 23일 제때 지급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시장이 반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내외 금융 수장들도 헝다 리스크를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파월 의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헝다의 채무 문제는)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의 관점에서 볼 때 미국이 직접 위험에 노출되는 것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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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의 파산 우려와 미국 테이퍼링 이슈로 세계 증시가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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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23일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상황 점검 회의’를 갖고 미 FOMC 회의 결과와 헝다 사태의 영향을 점검했다.

이 부총재는 회의에서 “FOMC 결과는 시장 예상과 대체로 부합하였으나, 테이퍼링 종료 시점이 앞당겨지는 등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헝다 그룹의 위기는 국제금융시장의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우세하다”면서도 “부동산 관련 부채누증 문제가 현실화된 것인 만큼 동 사태의 전개상황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소지가 상존한다”고 말했다.

헝다는 예정대로 이자를 지급하겠다고 했지만, 중국 정책에 따라 현지 부동산 시장이 흔들리고 있어 헝다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과거 미국의 리먼사태와 같은 초대형 금융 악재로 번지지는 않는다 해도 헝다의 위기가 실제로 나타날 경우 국제 증시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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