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케냐의 한 빈민가에서 때아닌 '태권도 열풍'이 일고 있는데요.
수련생은 60대부터 90대까지의 할머니들입니다.
가장 나이가 많은 수련생은 '윔부이 은조루지' 할머니로 약 110살로 추정됩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들은 매주 목요일 오후 2시에 태권도 수련을 위해 모이고 있습니다.
수업에 늦게 도착하면 벌칙으로 윗몸 일으키기와 팔벌려뛰기 등 벌칙을 받을 정도로 진지하다고 합니다.
이들이 이처럼 열심히 태권도를 배우는 이유는 바로 성폭력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빈민가에는 과부와 미혼모가 많이 거주하고 있어 성범죄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특히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뒤 성범죄가 더 기승을 부려 케냐 정부는 코로나 사태 이후 최소 5천 건의 성폭력 사례가 보고됐다고 밝혔습니다.
성폭행범들은 대부분 피해자와 가까운 사이로 성폭행이 범죄라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심지어 케냐에서는 나이 든 여성들은 에이즈(AIDS)에 걸리지 않았다는 잘못된 믿음 탓에 할머니들이 성폭행 표적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태권도를 훈련 중인 72살의 에스더 왐부이 무레이티는 "어느 날 지인이 나를 강간하려 했지만 방어할 능력이 없었다. 그는 내가 소리를 지르자 도망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훈련을 잘 받았다면 손가락으로 그의 눈을 찌르고 신체 중요 부위를 발로 찬 뒤 경찰에 신고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신정연 기자(hotpen@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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