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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 제2 하이난항공 될까...“中정부 제한 개입, 파장 최소화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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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16일 파산 위기에 몰린 중국의 대형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 그룹의 광둥성 선전 본사 앞에 투자자들이 항의하기 위해 모인 가운데 한 여성이 울상을 짓고 있다./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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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은 최근 보도에서 중국 금융 전문가들을 인용해 헝다 사태가 중국 하이난항공(HNA) 파산 사태와 비슷하게 흘러갈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HNA처럼 중국 정부가 헝다 사태에 제한적으로 개입해 파장을 최소화하는 파산을 유도할 것이란 예상이다.

◇제2의 하이난항공 될지 주목

1993년 하이난성 지방 항공사로 출발한 HNA는 운항노선만 1500개에 달하는 거대 항공그룹이다. 힐튼호텔, 도이체방크 등 400억 달러(약 47조원) 이상의 자산을 사들이며 글로벌 ‘M&A 포식자’로 불렸다. 글로벌 기업 순위도 2017년 170위까지 올랐다.

그러나 HNA는 외형 확장, 불투명한 지배구조, 과잉 부채 등으로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했다. 결정적으로 정부의 외화 자금 유출 통제 정책으로 파산 위기에 빠졌고, 지난해 2월 하이난성 정부가 개입해 자산 청산과 지분 매각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올해 1월 파산·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 HNA는 주요 사업 매각과 전략적 투자자를 유치하며 연착륙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로이터 통신은 “현재 헝다 사태에서 중국 정부가 관심 갖는 것은 파산이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라면서 “헝다는 HNA보다 더 많은 지역에서 더 많은 서민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는 부동산 기업이란 점에서 중국 정부가 개입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은 “중국 정부가 직접적으로 자금을 지원해 헝다의 파산을 막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면한 헝다

헝다는 23일 자금난 위기의 첫 고비를 맞았지만, 당장의 이자를 갚지 못해 파산에 이르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면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헝다는 전날 긴급성명을 통해 “2025년 9월 만기 채권에 대한 이자를 23일에 예정대로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액수는 2억 3200만 위안(약 425억원)이다. 헝다는 “같은 날 역외 달러 채권 이자 8353만 달러(약 989억원)도 결제하겠다”고 밝혔다. FT는 헝다가 23일 채권 이자를 갚기 위해 위험성이 높은 소매 금융상품을 8만여 명에게 판매해 62억 달러(7조3408억원)를 조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헝다의 앞날은 첩첩산중이라 파산 위험에서 벗어날 가능성은 낮다. 연말까지 이자로만 6억 6900만 달러를 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원금 상환도 예정돼 있다. 헝다는 협력업체에 공사 대금조차 지급하지 못하는 등 자금난이 심각한 상태다. 외신은 “헝다가 이미 지난 20일까지 은행 등 금융사에 냈어야 할 일부 대출 이자를 갚지 못했다”고 전했다.

인민은행 고문위원을 지낸 리 다우쿠이 칭화대 경제학 교수는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자 지급 성명 발표에도 불구하고)내년 만기의 달러 표시 채권에 대한 이자 8350만달러를 지불할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했다.

헝다는 그동안 대출에 의지해 부동산 사업을 벌이다 중국 정부가 급등한 집값을 잡기 위해 부동산 관련 대출 회수에 나서자 심각한 자금난에 빠졌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헝다가 진행 중인 800여 개 부동산 프로젝트 중 500개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헝다의 총부채는 1조 9500억 위안(약 355조원)으로 전 세계 부동산 기업 가운데 가장 많다.

[이벌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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