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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부드러운 매파’로 가는 연준…금리인상 시기 당기고 테이퍼링 내년 중반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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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부드러운 매파(긴축적 통화정책 선호)’로 선회하겠다는 신호를 22일(현지시간) 완연하게 드러냈다. 연준 관리는 코로나19 발(發) 경제충격을 최소화하려고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던 채권 매입 프로그램 축소를 ‘11월 시작·내년 중반 완료’ 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내년 금리 인상 쪽으로 점점 더 기울고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매달 1200억달러의 자산을 매입하고, 기준금리도 1년반 동안 제로(0) 수준으로 유지하던 연준이 비상 상황을 끝내고 ‘통화정책의 정상화’ 궤도에 곧 오르게 되는 것이다. 공짜나 다름없이 돈을 빌려쓰던 가계·기업은 안전벨트를 조여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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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한 기자회견에서 테이퍼링은 다음 회의에 곧 올 수 있다고 했다. 미 언론은 이를 11월 2~3일 진행하는 FOMC를 지목한 거라고 했고, 테이퍼링 시작 시점이 11월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앞서 연준이 내놓은 성명에선 “물가·고용의 진전이 예상대로 광범위하게 계속되면 위원회는 자산매입 속도 완화가 곧 정당화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만 했는데. 파월 의장은 좀 더 세부적인 시간표를 언급한 셈이다.

그는 아울러 점진적인 테이퍼링을 내년 중반께 마무리하는 게 적절할 것 같다는 점에 위원이 일반적으로 합의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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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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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의장은 지난달 경제·통화정책 심포지엄인 잭슨홀미팅에서 경제가 기대만큼 광범위하게 진전하면 올해 안에 자산매입 속도를 줄이기 시작하는 게 적절할 수 있다고 했는데 당시 발언보다 한 발 나아간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이 돈 줄을 조이려는 건 물가상승이 예상보다 지속적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는 입장을 견지해온 연준이지만,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6·7월 30년만에 최대폭 상승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급격한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 내년 초라도 금리를 올리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을 정도였다.

테이퍼링 시점은 델타 변이가 얼마나 고용회복세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좌우될 전망이다. 다음달 초 나오는 9월 일자리 실적이 6·7월 수준으로 개선하면 11월 테이퍼링 착수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연준은 금리 인상과 관련해서도 이전보다 시점을 앞당기는 전망을 내놓았다. FOMC 위원의 금리인상 전망을 파악할 수 있는 점도표에 따르면 18명의 위원 가운데 9명이 내년 금리인상이 이뤄질 걸로 봤다. 코로나19 사태로 작년 3월 이후 제로 금리 수준에 묶여 있는 기준금리가 내년엔 인상된다고 보는 위원이 절반인 것이다. 지난 6월 FOMC 당시엔 7명이었는데 2명이 추가됐다. 제로 금리가 2023년에도 유지된다고 한 위원은 6월엔 5명이었는데 이번엔 1명으로 줄었다.

파월 의장은 “테이퍼링이 금리 인상 시점을 직접 시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연준은 이날 내년 물가상승률은 2.3%, 2023년 물가상승률은 2.2%로 봤다. 실업률은 올해 안에 4.8%로 낮아지고, 내년과 2023년 각각 3.8%, 3.5%를 기록한다고 전망했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는 이전 7%에서 5.9%로 낮췄다. 대신 내년 성장률은 3.3%였던 것을 3.8%로 상향했다.

시장은 FOMC 정례회의 결과 분석에 바빴다. 투자은행 자문사 에버코어의 크리슈나 구하 에버코어 중앙은행 전략책임자는 “이건 비둘기파적인 결과는 아니지만 공격적으로 매파적인 결과도 아니다”라며 “주식시장은 낙관적인 내년 성장 전망에서 초기 신호를 받으려는 걸로 보인다”고 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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