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절대로 사라지지 않을 자산” [2021 한국금융투자포럼-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비트코인, ‘탈중앙화’ 목적 뚜렷한 디지털 자산

“코인마다 독창적 특징 존재…신중히 투자해야”

▲사진 : 김승주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한국금융신문 홍승빈 기자] 김승주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익명성에 대한 욕구가 사라지지 않는 한 암호화폐(가상자산)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가상공간 내 추적당하지 않는 화폐에 대한 욕구’가 사라지지 않는 한, 암호화폐는 절대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 교수는 지난 13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2021 한국금융투자포럼 : 코·주·부(코인·주식·부동산) 위기인가, 기회인가’의 주제발표에서 이같이 발표했다.

김 교수는 “개인이 어디에서 얼마를 사용했는지를 감추고 싶은 것은 인간 본연의 욕구”라며 “이러한 욕구가 사라지지 않는 한 암호화폐는 절대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 “비트코인이 사라져도 암호화폐는 영원히 존재할 것”

그는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의 핵심은 ‘추적당하지 않는 가상공간의 현찰’이라고 판단했다.

예컨대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개인의 모든 거래내역은 은행 혹은 카드사에 공개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점을 개인의 사생활 침해로 간주했을 때, 이를 방지함과 동시에 사생활을 보호하며 거래할 수 있도록 개발된 자산이 바로 암호화폐라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은행 등의 중앙 금융기관을 배제하고 개인 간 화폐를 거래하면서 거래내역이 남지 않게 하는 것이 암호화폐”라고 말했다.

블록체인은 은행이 사라진 것을 대신해 거래를 남겨놓는 장부와 같은 역할을 한다. 즉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기존의 은행과 같은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 가운데 비트코인은 철저히 탈중앙화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디지털 자산이다. 김 교수는 과거 비트코인 열풍은 특히 중국의 백만장자 수가 급격히 증가했던 지난 2015~2016년과 맞물려 있다고 짚었다.

김 교수는 “중국의 백만장자 수가 급속도로 늘었던 지난 2015~2016년 비트코인 가격도 함께 크게 올랐다”라며 “이는 중국의 백만장자들이 중국 정부당국에 걸리지 않고 해외 부동산 투자를 위해 위안화를 비트코인으로 바꾸고, 이를 달러로 다시 교환해 투자하는 방식을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암호화폐의 근간이 되는 블록체인 기술은 ▲탈중앙화 ▲투명성 ▲불변성 ▲가연성 등 네 가지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블록체인은 중앙기관(은행) 없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는 특징이 있다”라며 “암호화폐의 ‘탈중앙화’로 인해 협동조합형 형태의 기술이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블록체인 기술은 참여자 간 모든 정보가 공유돼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할 수 있다”라며 “본인이 볼 수 있는 데이터를 누구나 볼 수 있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참여자 간의 합의 이후에는 원저작자라 할지라도 기록된 내용을 수정하거나 삭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라며 “한번 생성된 데이터는 영구적으로 보존되는 불변성의 특성도 존재한다”라고 했다.

김 교수는 또한 “데이터가 여러 곳에 중복 저장되기 때문에 데이터 파괴로 인한 시스템 마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라며 “만약에 데이터가 지워질 경우 원상태로 빠르게 복원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 “이더리움은 애플 앱스토어와 유사”

김 교수는 비트코인 못지않게 관심을 받고 있는 이더리움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더리움은 개발자들이 탈중앙화된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고 배포할 수 있도록 하는 공개·오픈 소스·블록체인 기반의 분산 소프트웨어 플랫폼이다.

김 교수는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의 기술 자체보다는 중앙의 통제를 받지 않는 ‘화폐’를 만드는 데 집중했지만, 이더리움은 화폐로서의 성질보다는 ‘블록체인 기술’ 자체에 집중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에 단순 화폐의 일련번호만이 아닌 프로그램 코드를 저장할 수 있게 만들어진 암호화폐가 바로 이더리움”이라고 설명했다.

이더리움은 소프트웨어를 등록하게 되면 블록체인 특성에 따라 모든 사용자가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등록된 내용은 삭제하거나 수정할 수 없다. 이더리움은 소프트웨어를 등록하면 모두가 투명하게 내용을 공유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방식으로 반들어진 앱을 ‘댑(Dap, decentralized application)’, 즉 ‘탈중앙화’된 앱이라고 한다.

김 교수는 블록체인 본질의 성질에 집중한 이더리움은 애플의 앱스토어와도 같다고 비유했다. 애플의 앱스토어가 경제적, 기술적 가치가 있다면 이더리움도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더리움에 댑이 등록되고 소비자들이 소비하는 패턴을 애플의 앱스토어와 유사하다고 판단했다.

김 교수는 “사람들은 탈중앙화된 앱을 만들어서 이더리움에 등록하는 등 애플의 앱스토어와도 같은 일을 수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 “메타버스 열풍,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 깊어”

김 교수는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메타버스(metaverse)가 블록체인 기술 및 암호화폐와 관련이 깊다고 강조했다.

메타버스는 가공·추상을 의미하는 라는 메타(meta)’와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친 합성어다.

글로벌 1위 메타버스 플랫폼인 로블록스는 월간 활성이용자(DAU) 수가 3600만명에 달한다. 이용자가 하루에 머무는 평균 시간은 156분으로 유튜브(54분) 인스타그램(35분), 페이스북(21분) 등에 비해 월등히 높다.

김 교수는 “로블록스가 최근 메타버스 업계에 화두로 급부상하면서 관련 시장 내 지각변동이 있었다”라며 “가상의 공간에서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고, 쇼핑하고, 집을 사고, 심지어 생계를 꾸릴 수도 있는 현상이 인기를 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대체불가능토큰(NFT)은 더욱 더 주목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블록체인은 영구보존이 가능하고 위조할 수 없기 때문에 블록체인을 통해 보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서 이용자들은 직접 상품을 판매거나 구매하는 등 경제활동을 영위하면서 가상화폐를 벌어들일 수도 있다”라며 “이는 현실 세계에서 못하는 것을 가상세계에서 해소하는 것 인간의 욕구와 연관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NFT는 디지털 콘텐츠의 실제 소유자가 누군지, 또 누가 얼마를 주고 사고판 지 확인하는 기술”이라며 “NFT 기술을 적용한 블록체인 기반의 메타버스 플랫폼들은 점차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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