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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뉴스분석] 北 강경모드에도 ‘종전선언’ 다시 꺼낸 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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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유엔총회 기조연설…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 30년 의미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복원·글로벌 백신 외교 ‘투트랙’ 접근

아주경제

개회식 발언하는 문 대통령 (뉴욕=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각)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열린 제2차 SDG Moment(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회의) 개회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9.20 photo@yna.co.kr/2021-09-20 22:35:04/ <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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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미국)=김봉철 기자 nicebong@

문재인 대통령은 21일(이하 현지시간) 제76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 추진 의지를 재차 밝혔다. 지난해 유엔총회에서 처음으로 제시했던 종전선언을 2년 연속 언급하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에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 감행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비난 담화에도 임기 말 마지막 한반도 비핵화 완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특히 문 대통령은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 30주년의 의미를 부각하면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 간의 논의를 통한 한반도 종전선언을 제안했다.

또한 지난 19일부터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앨버트 불라 화이자 회장과 접견하는 등 백신 외교에도 박차를 가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방미와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순방 등에서도 글로벌 제약사 대표들과 대면 혹은 화상 접견을 진행한 바 있다.

◆文 남·북·미 3자, 남·북·미·중 4자 대화 제안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대화와 협력이 평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한반도에서 증명되기를 기대한다”면서 대화와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의 시작은 언제나 대화와 협력”이라며 “남북 간, 북·미 간 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나는 두 해 전, 이 자리에서 전쟁 불용과 상호 안전보장, 공동번영을 한반도 문제 해결의 세 가지 원칙으로 천명했고, 지난해에는 한반도 종전선언을 제안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해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주실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생과 협력의 한반도’를 위해 남은 임기 동안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 30주년에 대해 “유엔 동시 가입으로 남북한은 체제와 이념이 다른 두 개의 나라라는 점을 서로 인정했다”면서도 “하지만 결코 분단을 영속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할 때 교류도, 화해도, 통일로 나아가는 길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극복을 위해 ‘지구공동체’라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북한을 향해서도 “지구공동체의 가장 절실한 꿈은 평화롭고 안전한 삶이고, 북한 역시 지구공동체 시대에 맞는 변화를 준비해야만 한다”면서 “한반도 운명공동체로서, 또한 지구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남과 북이 함께 힘을 모아가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방미 중 백신 외교 박차··· mRNA·화이자 추가 공급 요청

문 대통령은 미국 방문 기간 중 코로나19 백신 추가 확보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 20일 한·영 정상회담에서 보리스 존슨 총리로부터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100만 도즈 도입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을 이끌어낸 데 이어 이날 유엔총회 연설에 앞서 화이자사의 불라 회장과 만나 추가 백신 도입을 논의했다.

불라 회장과 접견한 후 진행된 한·미 백신 협력 협약 체결식에서는 미국의 사이티바(Cytiva)가 한국에 백신 원부자재 생산 시설을 마련하기 위해 2024년까지 5250만 달러(약 618억7000만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사이티바의 투자는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백신 원부자재 기업이 한국에 생산시설 투자를 신고한 최초 사례다.

이번 협약식은 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정상회담에서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추진에 합의한 이후 거둔 첫 실질적인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와 함께 양국 기업 및 연구기관 간 백신 소부장 협력, 공동개발, 위탁생산 등에 관한 8건의 양해각서(MOU)도 체결됐다.

문 대통령은 불라 회장과의 접견에서 “부스터샷과 접종 연령 확대로 최대한 계약 물량을 조기 공급 받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내년도 1차 계약에 이어 추가 도입 계약이 순조롭게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불라 회장은 “요청 사항을 유념하고 진지하게 검토하겠다”면서 “내년의 경우 여유가 있기 때문에 협약을 빨리 체결하면 조기 공급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월 13일 화이자와 백신 3000만회분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백신은 2022년 1분기부터 순차적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 일정을 모두 마친 뒤, 귀국 경유지인 하와이 호놀룰루로 이동했다. 문 대통령은 22일 하와이에서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 행사 등에 참석하고 귀국길에 올라 23일 밤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다.

뉴욕(미국)=김봉철 기자 nicebong@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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