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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카카오 악재만도 버거운데... 연휴 마친 코스피, 3대 지뢰밭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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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그룹 사태에 미국 긴축 눈치까지
박스권 코스피 부담 줄 재료 줄줄이
"단기 변동성 확대 불가피"
한국일보

21일 중국 상하이의 헝다 센터 건물 밖 회사 로고 모습. 상하이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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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대형 부동산기업 헝다(恒大·Evergrande) 그룹의 파산 불안감이 세계 금융시장을 연일 짓누르고 있다. 중국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로 부채만 350조 원에 달하는 헝다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자, 이번엔 '중국판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투자자들의 공포가 고조된 탓이다.

이미 추석 연휴 기간인 지난 20일 미국 증시가 올해 5월 이후 최대폭으로 하락하고, 중화권과 일본 증시도 2% 넘는 급락세를 보이며 출렁였다. 연휴를 마치고 23일 개장하는 한국 증시는, 여전히 진행형인 카카오 등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주가 악재에 더해 당장 헝다 리스크와 미국의 긴축 스케줄 발표까지 한꺼번에 마주해야 할 처지다.

헝다 리스크, 세계 금융시장 강타 이유는?


22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4% 상승 마감했다. 이틀간의 중추절(추석) 연휴를 마치고 개장한 중국 증시는 이날 하락세로 출발했지만, 헝다그룹의 일부 채권 이자 지급 방침 발표와 인민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등을 재료 삼아 강보합 수준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여전히 위기 종료까지는 갈 길이 멀다. 헝다그룹 파산설 여파로 지난 20일 미국 다우지수는 1.78%, 나스닥은 2.19% 급락하며 올해 5월 이후 넉 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헝다그룹이 상장된 홍콩 증시는 지난 20일 3.3% 급락한 뒤, 22일 중추절 연휴로 휴장했다. 조만간 만기를 맞는 헝다그룹 채권 규모가 상당한데다, 중국 당국의 입장도 불확실해 당분간 충격파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아직은 헝다 사태가 일각에서 제기하는 '리먼 사태급' 글로벌 경제위기로 번질 가능성이 크진 않지만, 시장에서는 그간 델타 변이로 움츠러든 투자 심리가 헝다그룹 사태를 빌미로 발작을 일으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경제지 바론즈는 "헝다그룹의 혼란은 중국 경기 침체를 가속화시킬 수 있는데다, 부채에 허덕이는 경제에 도사린 위험에 경종을 울리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을 뒤흔드는 중국의 규제 강도가 앞으로 더 거세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커지는 것이 오히려 가장 큰 악재라는 분석도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사 라보뱅크는 "헝다 사태는 (중국의) 정치가 경제를 지배하면서 성장을 위협하는 광범위한 정책 변화의 징후"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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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강준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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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긴축 스케줄도 시장엔 큰 부담"


헝다 사태는 최근 박스권을 전전하는 코스피에도 부담이다. 특히 당정의 대형 플랫폼 규제 이슈 등으로 카카오가 이달에만 23% 폭락하는 등 대장주의 부진이 계속 코스피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2일(현지시간·한국 시간 23일 새벽)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내비치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관련 신호도 시장에는 만만찮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키움증권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내 테이퍼링 시작이 금리 인상 신호탄은 아니다'라고 일축했지만, 이번 FOMC에서 처음 공개되는 2024년 점도표(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를 시장이 어떻게 해석하느냐 등에 따라 단기적인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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