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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우물안 카톡’ 대안은 ‘효자 웹툰’?…카카오, 해외 경쟁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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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국내 매출 90% ‘내수기업’ 탈피 위해 게임·엔터테인먼트 진출 등 강화
콘텐츠는 ‘레드오션’, 블록체인은 ‘걸음마’…카톡 없는 경쟁력도 의문

경향신문

태국 방콕 시암 파라곤 백화점에 설치된 옥외 전광판에서 카카오웹툰 광고가 송출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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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와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비즈니스를 적극적으로 강화해나갈 예정이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 끝에 지난 14일 카카오가 내놓은 상생방안 자료에는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내수기업 이미지를 탈피하고, 해외시장에서 활로를 찾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그러나 카카오가 국내 이용자 수 4500만명(지난 3월 기준)에 이르는 ‘국민 메신저’ 플랫폼 카카오톡 없이 해외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는 의문부호가 따라붙는다.

■어깨 무거워진 카카오웹툰

카카오의 올해 상반기 매출 2조6101억원 중 90% 이상은 국내에서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해외 매출 비중은 구체적으로 공개된 적은 없으나, 10%를 하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지난 5월 열린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는 해외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에서 두 자릿수 넘게 차지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카카오의 해외 진출은 웹툰·웹소설을 비롯한 콘텐츠,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블록체인 사업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효자종목’인 웹툰에 거는 기대가 크다. 업계에서는 카카오 해외 매출 대부분이 일본 웹툰 플랫폼 ‘픽코마’를 운영하는 카카오재팬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태국 시장에서 1위를 석권한 카카오웹툰은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와 웹소설 플랫폼 ‘래디시’를 인수해 북미 시장을 공략 중이다. 연내 유럽과 중화권 등으로도 진출할 계획이다.

최근엔 글로벌 콘텐츠 기업 출신 인재들을 끌어들여 경쟁력을 과시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6일 월트디즈니와 DC엔터테인먼트 부사장직을 지낸 미셸 웰스를 타파스의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CO)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타파스 편집장에는 DC코믹스 편집장 출신 제이미 리치가 이름을 올렸다. 타파스에서 오리지널 지식재산(IP)을 영상화하는 전략을 총괄하는 케빈 니클라우스는 워너브러더스와 소니픽처스 출신이다.

■카카오의 미래는 블록체인?

블록체인은 카카오가 글로벌 진출 핵심 전략으로 꼽은 또 하나의 주력 사업이다. 카카오는 지난달 싱가포르에 자회사 ‘크러스트’를 설립하고, 비영리 법인 ‘클레이튼 재단’을 공식 출범했다. 총 3억달러에 달하는 ‘클레이튼 성장 펀드(KGF)’를 앞세워 전 세계 블록체인 관련 스타트업과 사업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클레이튼 생태계에 기여하는 공공 인프라 및 서비스를 지원하는 ‘클레이튼 개선 준비금(KIR)’도 마련했다.

사업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최측근이 주도한다. 크러스트는 카카오 창업 원년 멤버인 송지호 카카오 공동체성장센터장이 대표를 맡았으며, 강준열 전 카카오 최고서비스책임자(CSO)와 신정환 전 카카오 총괄부사장도 최근 합류했다. 블록체인 사업의 중요도를 높여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김 의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 같은 사업이 이제 막 걸음마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카카오의 체질 개선이 당장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콘텐츠·게임 사업도 쟁쟁한 경쟁업체들이 포진한 ‘레드오션’으로 꼽히는 만큼 카카오가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해외 매출을 내는 데 8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만큼, 카카오톡이란 무기 없이 카카오가 해외시장에서 당장의 성공을 이루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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