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스마트팜 등 스타트업 투자… 미래사업 영토 넓힌다 [새 먹거리 찾는 식품업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하이트진로, 그린·엔티 지분투자… 특수작물·나물 유통 등 지원
오비맥주는 데모데이서 선정된 우수업체 ‘라피끄’와 협력 약속
CJ·롯데·SPC 등도 혁신 스타트업 발굴·육성 프로젝트 줄이어


파이낸셜뉴스

오비맥주 나탈리 보르헤스 구매 부문 부사장, 라피끄 이범주 대표, 오비맥주 배하준 대표(왼쪽부터)가 '스타트업 데모데이' 시상식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식품업계가 벤처·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새로운 미래 먹거리 사업을 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함께 성장한다는 상생 의지까지 피력할 수 있어서다. 식품영역이 아닌, 전혀 새로운 업종에까지 과감하게 손을 뻗으면서 사업 영역을 확대시켜가는 모습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시장 잠재력이 높은 다양한 스타트업에 지분투자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팜을 통한 고부가가치 농산물 재배·유통 및 시설 판매를 하는 스타트업 '그린'과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스마트팜 시장이 향후에도 안정적으로 지속 성장 가능한 사업으로 높이 평가해 투자를 결정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하이트진로, 유망 스타트업 빠른 지원

그린은 서울 마곡과 경기 김포에 도시농장을 운영한다. 허브, 스테비아, 와사비, 미니양배추, 애플수박 등 고부가가치 특수작물 13종을 재배하고 있다. 재배한 특수작물은 요식업체와 고정 공급계약을 체결, 식자재 정기배송 서비스를 통해 유통되고 있다. 그린만의 스마트팜 기술 및 시설로 해외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향후 두바이에 도시농장법인을 운영할 예정이며, 콜롬비아와는 시설 수출도 협의하고 있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말 스타트업 '엔티'와도 지분투자 계약을 맺었다. 엔티는 '나물투데이'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나물 유통플랫폼이다. 제주도, 울릉도 등 전국 각지 농가와 계약을 맺고 나물을 다양한 방식으로 가공한 후, 소비자 식탁까지 배송하고 있다. 특히 정기 배송과 제철 알림 서비스의 인기로 단기간에 가입 회원수 1만6000명을 확보, 월 3만명 이상이 웹사이트를 방문하는 등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그린과 엔티에 대한 투자는 올해 들어 스마트팜 토탈솔루션 퍼밋, 기업용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업체 스페이스리버에 이은 하이트진로의 세 번째, 네 번째 스타트업 투자다.

하이트진로는 2019년 국내 영리기업 최초로 법인형 엔젤투자자로 선정된 이후 지난해에도 아빠컴퍼니(서비스명 요리버리), 식탁이있는삶(서비스명 퍼밀), 푸디슨(서비스명 신선해)를 비롯해 리빙테크사 이디연과 스포츠퀴즈게임사 데브헤드에 지분투자한 바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식음료(F&B) 분야는 물론 라이프 스타일에 발맞춰 경쟁력을 갖춘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투자에 목마른 스타트업과 '윈윈'

식품업계에선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육성하는 프로그램 열풍도 불고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달 국내 유망 스타트업과의 동반성장을 위한 '스타트업 데모데이'를 열고 최종 우수업체로 그린바이오 벤처기업 '라피끄'를 선정했다.

스타트업 데모데이는 오비맥주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보유한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동반성장의 기회를 마련하기 위한 협업 프로젝트다. 라피끄는 '맥주 부산물을 활용한 화장품 원료 개발 솔루션'을 제시했다. 오비맥주는 라피끄에 상금(2000만원)과 함께 사업화 지원금(1000만원)을 전달하고, 본격적인 사업화를 위한 구체적인 협업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019년 1기 대회에서 최종선발된 푸드 업사이클 스타트업 '리하베스트'의 경우 오비맥주와 협업해 맥주 부산물(맥주박)을 업사이클링한 고단백 간식 등을 개발, 판매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3월 식품전략기획실 산하에 사내 벤처캐피탈 역할을 할 '뉴프론티어팀'을 신설했다. 주요 관심 분야는 대체단백, 건강기능식품, 푸드테크 등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펀드나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미래사업 발굴에 나서고 있다. 아울러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 육성하는 '프론티어 랩스' 프로그램도 론칭했다. 뛰어난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스타트업을 선발해 기업당 5000만~1억원을 초기 투자한다. 이를 위해 CJ제일제당은 10억원을 출자했다.

CJ그룹은 올해 상반기 '오벤터스' 4기 참가기업을 모집하기도 했다.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와 공동으로 주최하는 '오벤터스' 4기는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기업·스타트업·연구소 등을 발굴해 CJ프레시웨이, CJ대한통운, CJ ENM 등과 공동 사업화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최대 8곳의 기업을 선정해 사업화 지원금(팀당 1000만원)을 지원한다. 별도로 사업성과와 계획을 소개하는 자리인 데모데이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은 대상 1팀에게는 1000만원, 최우수상 2팀에는 각각 5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CJ는 오벤터스 1~3기 과정을 통해 총 22개 스타트업을 발굴했다. 이 가운데 6개사는 CJ계열사와 후속 사업을 진행하는 등 사업연계율 27.3%의 성과를 냈다. 스타트업들은 오벤터스 참여 전과 비교해 기업가치가 143% 증가했다.

롯데그룹 롯데중앙연구소는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주관의 '대-스타 해결사 플랫폼 1탄' 사업을 지원했다. 대기업이 풀지 못한 과제를 스타트업이 해결한다는 의미다. 대기업은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나 기술을 활용할 수 있고 스타트업은 대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지원과 함께 성장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최종 선정된 기업은 사업화 자금 지원과 함께 대기업과의 협업, 연구개발(R&D) 과제 연계, 기술보증 연계 등의 지원을 받게 된다.

SPC그룹의 디지털사업 전문 기업 '섹타나인'도 스타트업 육성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스타트업으로부터 협업할 수 있는 사업 아이디어를 제안받아 실제 사업에 반영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이다. 스타트업과의 협력모델을 구축하고,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추진됐다.

섹타나인은 데모데이 심사를 통해 최종 선발된 스타트업에게 SPC그룹의 차세대 POS(판매관리시스템)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상용화할 수 있는 사업 기회를 제공한다. 투자 유치 등도 검토할 예정이다. 섹타나인 관계자는 "핀테크, 빅데이터, 디지털마케팅, 커머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 '스타트업 육성 프로젝트'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이를 통해 '스마트 라이프 테크놀로지 컴퍼니'라는 비전에 맞는 혁신적인 사업모델을 구축하고, 스타트업의 성장을 적극 지원하는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