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6 (화)

美싸이티바, 韓에 620억 투자…바이오 제조 허브로 찍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2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한미 백신 협력 협약 체결식에서 임마누엘 리그너 싸이티바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백신 원·부자재를 생산하는 미국 싸이티바(Cytiva)가 2024년까지 한국에 5250만 달러(한화 약 621억6000만 원)를 투자해 생산시설을 짓는다. 또 한·미 양국의 백신 관련 기업, 연구기관이 백신 공동개발과 원·부자재 공급 등에 서로 협력하기로 했다. 지난 5월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합의 이후 협력 주체와 범위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과 기초연구 분야로까지 확대되는 분위기다.



2024년까지 세포 배양백 공장 지어



보건복지부는 2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한 호텔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미 백신 협력 협약 체결식’에서 싸이티바가 한국 정부에 투자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신고서엔 2022~2024년까지 3년간 일회용 고부가 세포 배양백 생산시설 설립에 필요한 525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미 기업의 한국 직접투자는 백신 파트너십 이후 처음이다.

싸이티바는 바이오의약품 개발·생산에 필요한 장비 등을 공급하는 회사다. 시장 장악력이 뛰어나다. 미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바이오의약품 중 75%가량이 싸이티바의 기술이 활용됐다고 한다. 지난해 매출은 5조원 규모로 알려져 있다.

세포 배양백은 바이오의약품의 핵심 부자재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이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싸이티바는 새로운 투자처를 물색해왔고, 지난달 엠마뉴엘 리그너 싸이티바 회장이 한국을 찾아 투자 여건 등을 확인하기도 했다. 싸이티바 측은 한국을 세계적인 바이오의약품 제조 허브로 평가했다고 한다.

중앙일보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 왼쪽)이 22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정례 브리핑에서 한미 민간 백신 협력 결과를 설명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韓 회복탄련성 지수 아시아 1위



싸이티바는 지난달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와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 회복탄력성 지수 보고서’를 발표했다. 세계 20개국 주요 제약·바이오 업체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이후 공급망 회복력·인적 자원·규제현황 등 5대 핵심지표를 중심으로 평가했다. 한국이 7위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선 1위로 분석됐다. 결국 지난 14일(현지시각) 이사회에서 한국 투자를 결정하기에 이른다. 싸이티바는 한국에서 생산한 제품을 아시아 지역에 수출할 예정이다.

강도태 복지부 2차관은 2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싸이티바의) 투자는 한국 바이오산업의 높은 성장 잠재력과 정부의 백신 및 바이오산업 육성 의지 등을 바탕으로 이뤄졌다”며 “국내 기업에 대한 필수 원부자재의 안정적인 공급은 물론, 세계적인 원부자재 공급난 해소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백신 462만5000회분이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들어오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양국 기업, 연구기관도 MOU 체결



또 21일 체결식에서는 한·미 양국 9개 백신 관련 기업이 백신 원부자재 공급과 공동개발, 위탁생산 등을 구체화하는 4건의 MOU(양해각서)를 맺었다. 주요 내용은 면역 증강제 공급과 백신 위탁생산, mRNA(전령 RNA) 공동기술개발 등이다. 이밖에 양국의 7개 연구기관, 대학 간 연구개발 협력에 필요한 양해각서 4건도 체결됐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미국 펜실베니아대, 한국화학연구원-로체스터대·스크립스연구소 등이다. mRNA 백신 전달체계나 면역반응, 변이 특성 등과 관련한 양해각서다.

강 차관은 “앞으로 우리 백신 기업이 미국 기업과 협력해 세계시장에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또 (양국의) 기업과 대학, 연구소 간의 협력도 확산되고 가시화되고 있다”고 의미를 뒀다.

한편 정부는 화이자와 내년에 쓸 코로나19 백신 추가물량 구매를 협의 중이다. 물량은 아직 협의 중인 만큼 공개할 수준은 아니라는게 정부 설명이다. 현재 확보한 내년도 화이자 백신 물량은 3000만 회분이다. 정부는 코로나19 장기화, 변이 바이러스 등에 대응하려 6000만 회분의 코로나19 백신을 더 구매할 계획인데, 이중 5000만 회분은 화이자·모더나와 같은 mRNA 백신 중심으로, 나머지 1000만 회분은 국산 백신으로 채우는 걸 검토 중이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