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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장기화에 우울감 호소… 심리방역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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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감염병 사태 이후 심리상담 5만여건

폐업 자영업자 대인관계 악화

완치 후 무기력·불면증 지속 등

시, 대상별 맞춤 심리지원 나서

이동상담소·자가검진 등 다채

#1. 광주 서구에 사는 자영업자 A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손님이 뚝 떨어지면서 6개월 전에 가게 문을 닫았다. 갑자기 생계가 막막해진 A씨는 감정 기복에 우울감까지 생겼다. 툭 하면 화부터 내면서 대인관계도 갈수록 원만하지 않았다. A씨는 문득 ‘내가 이러면 안 되지’라는 생각을 했다. 방역 당국에 도움을 요청했다. 얼굴을 맞댄 마음건강주치의에게 그동안의 속앓이를 털어놨다. A씨는 그간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재기의 발판을 내딛고 있다.

#2. 광주 동구에 사는 B씨는 올해 코로나19에 확진됐다가 완치됐다. 코로나19는 나았지만 불면증과 무기력이 계속 이어졌다. B씨는 “나 때문에 가족들이 자가격리와 다른 사람들에게 눈치를 보는 등 큰 피해를 입지 않았나”하는 심리적 죄책감에 시달렸다. 마음건강주치의와 대면상담을 하면서 증상이 크게 완화됐다. B씨는 정신건강의학과에서 통원 치료를 하고 있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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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2년째 장기화하면서 마음의 병인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는 이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22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초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지난달 말까지 광주지역에서 이뤄진 심리상담은 5만2050건에 이른다. 이 가운데 마음건강주치의와 심층상담 사례가 2655건이다.

방역당국은 감염예방과 함께 심리방역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계속되는 코로나19로 시민들의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판단에서다. 광주시는 지난해 2월부터 운영 중인 코로나19 심리지원단과 자치구별 심리지원반을 올해 7월부터 11개반 138명으로 확대했다. 확진자와 격리자, 코로나19 재난대응 인력, 일반 시민에 이르기까지 대상별 맞춤형 심리지원 서비스에 나선 것이다.

확진자의 경우 기존 국가트라우마센터에서 1차 개입하던 관리체계를 개편해 광주시 생활치료센터에 있는 확진자 가운데 심리지원이 필요한 대상자는 센터의료진으로부터 의뢰받아 지난 6월부터 코로나19 심리지원단에서 직접 연락 또는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재난대응 인력들의 정신건강을 위해 지난 4월부터는 장성 숲체험원과 협약을 맺고 ‘숲 힐링 캠프’를 추진 중이며, 지난달까지 4차례에 걸쳐 103명이 참여했다.

노인이나 여성, 경제적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이동상담소도 운영, 우울감 선별검사와 상담을 진행하고, 자살예방교육을 하고 있다. 청년들에게는 청년정신건강 조기중재센터(마인드링크)를 통해 마음건강 자가검진과 심리상담, 사례 관리, 자살예방교육 등 다채로운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광주시는 다음달 10일 ‘정신건강의 날’을 계기로 10월부터는 ‘마음건강 로켓처방’ ‘그림책 처방’ 등 자치구별 온라인 플랫폼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달주 시 복지건강국장은 “누구든지 마음건강을 위해 도움이 필요하면 24시간 상담전화나 주치의 등 전문가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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