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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헝다 '파산 위기'에 증시 출렁…'중국판 리먼 사태'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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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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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그란데 그룹 건물 외관.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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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민영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恒大·에버그란데)가 파산 위기에 직면했다. 세계 경제 2위 중국의 대기업이 흔들리면서 주요 증시도 출렁였다. 다만 ‘리먼 브라더스’ 사태처럼 세계 금융위기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3000억 달러(약 355조원) 이상의 부채가 쌓여 파산 위기에 직면한 헝다그룹은 22일 성명을 통해 선전증시에서 거래된 2025년 9월 만기 채권에 대한 이자를 오는 23일 제때 지급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1억1953만 달러(약 1421억원)에 달하는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면 바로 ‘채무불이행(디폴트)’을 피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부랴부랴 성명을 낸 것이다.

하지만 당장 고비를 넘긴다해도 헝다의 운명은 밝지 않다. 오는 29일 4500만 달러(약 533억원)를 비롯해 연말까지 6억6800만 달러(약 7909억원)에 달하는 이자를 납부해야 한다. 내년에는 채권 원금 상환도 예정돼 있다. 급한 불을 끄더라도 갈수록 채무상황이 악화돼 디폴트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헝다 리스크’에 주요 증시는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22일 전 거래일보다 0.67% 떨어졌다. 홍콩 항셍지수는 지난 20일 전 거래일 대비 3.30% 하락해 지난 7월 말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1996년에 설립된 에버그란데 그룹은 중국에서 가장 큰 부동산 개발업체 중 하나다. 에버그란데 그룹의 부동산 회사인 헝다는 280개 이상의 도시에 진출해 20만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다. 부동산을 넘어 전기차, 보험, 관광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지만 중국 당국의 ‘부채 단속’에 직격타를 맞았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끄는 공산당은 내수 기반의 자생적인 경제 성장을 꾀하면서 부채 의존도 줄이기에 나섰다. 헝다는 이달 들어 분양 중인 아파트 가격을 25% 낮춰주는 등 현금 확보에 나섰지만, 중국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강화하면서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중국 부동산 대기업의 파산설을 둘러싼 전망은 분분하다.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의 전조였던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파와드 라자카다 싱크마켓 분석가는 “투자자들은 중국 당국이 부채에서 비롯된 붕괴의 여파를 억제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얼라이언스 번스타인의 제니 장 이코노미스트는 “헝다그룹 붕괴는 중국의 부동산 부문에 부정적인 ‘도미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이번 사태가 경제 전반을 위협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중국 소비자들은 주택을 구입할 때 담보대출보다는 주로 선불로 지급해 디폴트로 인해 금융권이 빌려준 돈을 받지못하는 파급효과가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것이다. 압둘 아비드 아시아개발은행 거시경제연구부 국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중국 은행의 자본 완충 장치는 에버그란데 규모의 충격을 흡수할 만큼 충분히 강하다”고 했다. CNBC는 “헝다 사태가 시장 전반으로 번지는 것을 막으려 중국 정부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 정부 개입 가능성을 거론했지만, 국제 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가 구제에 나선다면 부동산 분야의 고삐를 죄려는 당국의 캠페인을 약화하는 것”이라며 개입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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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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