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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깜짝 4강' 당구 유튜버 해커, 정식 프로 도전 의향 묻자 "생각해 보겠다" [현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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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해커가 22일 경기도 고양 소노캄고양에서 끝난 TS샴푸 PBA 챔피언십 4강에섯 다비드 마르티네스에게 패한 뒤 기자회견에서 웃고 있다. 고양 | 김용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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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고양=김용일기자] 프로당구 PBA에 초청 선수로 참가해 4강까지 진격한 ‘유명 유튜버’ 해커(39)가 결승 문턱에서 패했다.

해커는 22일 경기도 고양시 소노캄고양에서 열린 프로당구 PBA 2021~2022시즌 ‘TS샴푸 PBA 챔피언십’ 4강전에서 다비드 마르티네스(스페인·크라운해태)에게 세트스코어 0-4(9-15 7-15 13-15 2-15)로 졌다.

당구 유튜버로 활동하다가 와일드카드(초청선수)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 그는 32강전에서 당구 4대 천왕인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을 세트스코어 3-0으로 제압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16강과 8강에서도 김종원과 김남수(이상 TS샴푸)를 연달아 누르고 4강에 올랐다.

하지만 결승행 길목에서 격돌한 마르티네스는 강했다. 해커는 1.240 에버리지를 냈으나 2.222를 기록한 마르티네스에게 초반부터 밀리면서 완패했다.

그러나 해커는 대회 내내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면서 당구 팬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지난 6월 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에 와일드카드로 출격했으나 128강서 ‘베트남 강호’ 마민캄에 세트스코어 0-2로 패했다. 당시엔 해커의 프로 무대 참가를 두고도 논란이 빚어졌다. PBA는 대회 흥행과 색다른 볼거리 등을 고려해 해커에게 두 번째로 와일드카드 기회를 줬지만 상대가 표정을 읽지 못하는 가면 착용 등 독특한 경기 참가 조건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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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프로당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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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는 경기 직후 기자회견에서 “꿈 같은, 내 인생에 가장 행복한 한가위였다”며 “(끝나고 나니) 후련한 마음이다. 재미있는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대회 기간 자신에게 쏟아진 여러 시선에 대해서는 “내가 받아들여야 할 상황이었다. 난 잘 쳐도, 못 쳐도 비난받을 위치에 있다.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해커는 과거 아마 시절 동호인 당구대회 우승을 30여 차례 할 정도로 재야의 고수로 불렸다. 하지만 ‘먹고 살 걱정’에 전문 선수의 길을 걷지 않았고 개인 방송으로 눈을 돌렸다고 한다. 그는 “십수 년 전엔 당구 선수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당시엔 당구 환경이 좋지 않았다. 경제적으로 쉽지 않으리라고 여겨서 선택하지 않았다”며 “개인 방송을 하면서 선수에 대한 미련이 없어졌다. 이게 더 잘 맞는 것 같더라”고 했다.

당구계에서는 이미 해커의 실명이나 존재를 잘 안다. 그는 갑자기 가면을 쓰게 된 것에 “개인 방송하면서 서바이벌 형식으로 콘텐츠를 꾸렸다. 당시 ‘죽빵’ 방송을 했는데 ‘음지 놀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다”며 “출연자에게 얼굴을 가리고 싶으면 가리라는 의미에서 가면을 주문했다. 그런데 불편해서 못 쓰는 분이 계시더라. 우연히 내가 해커가 쓰는 가면을 썼는데 어울려서 계속 쓰게 됐다”고 말했다. 그렇게 3년 넘게 그는 ‘해커 가면’을 쓴 당구 유튜버로 활동하게 됐다.

해커는 이번 대회 호성적으로 PBA 드림투어에 도전하는 등 다시 선수의 길에 도전할 뜻이 있느냐는 말에 “미래는 모르기에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그리고 선수의 길을 선택할 경우엔 해커가 아닌 자신의 본명으로 돌아서겠다고 했다. “해커는 내 또다른 캐릭터라고만 생각한다”며 “정식 경기할 때 가면과 모자를 쓰고 출전하면 논란이 생길 것 같다. (선수를) 한다면 원래 나로 돌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가면과 모자가 없을 때 당구를 더 잘 친다”면서 “이번 대회는 내게 운이 많이 따랐다. 본래 ‘옆돌의 신’으로 불릴 정도로 옆돌려치기를 잘했는데 이번엔 뒤돌려치기를 더 잘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만큼 간결하지 못했다는 것인데 훈련을 더 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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