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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바이든 '동맹' 강조 中 압박…시진핑, 美겨냥 '간섭'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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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무대의 슈퍼볼'로 불리는 유엔총회에서 미국과 중국 정상이 가시 돋친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2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 처음으로 직접 참석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동맹'이라는 단어를 8차례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기후, 평화와 안정, 인간의 존엄과 인권까지 우리 시대 최대 도전에 있어 (대응을) 이끌어나갈 것"이라며 "우리는 혼자 하지 않을 것이며 동맹과 함께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새로운 냉전을 추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전례 없던 세계적 도전 과제에 직면해 협력해야 한다"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을 포함해 도전 과제에 대처하기 위해서 다자기구를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태평양 지역을 언급하며 이를 도전 과제로 적시한 것은 대중국 정책에 동맹을 보다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의사로 풀이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같은 날 영상으로 진행한 기조연설에서 "소그룹과 제로섬 게임을 지양하고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4개국 안보 협의체)에 이어 오커스(AUKUS·미국, 호주, 영국의 안보 파트너십)까지 출범시키며 대중국 압박에 나선 점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한 나라의 성공이 다른 한 나라의 필연적인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미국 주도 동맹체 결성에 강한 견제구를 날렸다. 시 주석이 이번 유엔총회에 직접 참석하지 않은 것 자체가 미국에 대한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일본, 인도, 호주 정상과 백악관에서 첫 대면 쿼드 회담을 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더 강한 나라가 더 약한 나라들을 지배하려는 시도에 반대한다"며 중국을 겨냥한 발언을 이어갔다. 이와 관련해 시 주석은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중국은 타국을 침략하거나 괴롭히지 않으며 군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종전을 염두에 둔 듯 "최근 국제 정세의 전개 과정은 외부의 군사적 간섭과 이른바 민주 개조(改造)라는 것이 엄청난 후환을 초래한다는 것을 재차 증명했다"고 말했다.

[뉴욕 = 박용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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