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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바이든, 英·호주와 연쇄 정상회담…'오커스' 반발 정면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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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워싱턴DC로 장소를 옮겨가며 하루 만에 호주, 영국과 차례로 정상회담을 하고 친밀감을 과시했다. 미국·호주·영국 등 3개국 간 핵추진잠수함 기술까지 이전하는 새로운 군사기술동맹인 '오커스(AUKUS)' 출범을 계기로 밀착도를 높여가는 모습이다. 오커스에서 배제되고 호주에 공급하려던 77조원 규모 디젤잠수함 계약마저 무산되자 뿔난 프랑스는 이달 말 예정돼 있는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첫 무역기술위원회(TTC) 개최 연기를 요구하는 등 갈등을 이어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전 뉴욕에서 유엔총회 연설을 한 뒤에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에 호주보다 더 가깝고 신뢰할 수 있는 동맹이 없다"고 손꼽았다. 이어 "우리는 오랫동안 보조를 맞춰왔고 서로 의지할 수 있어서 안심된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호주 총리를 향해 '스콧'이라고 편하게 부르면서 "내 친구를 만나 기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 호주와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비전을 발전시키기 위한 파트너십을 논의했다. 두 정상은 프랑스의 반발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양국 정상은 24일 백악관에서 처음 대면으로 열릴 미국·호주·일본·인도 등 4개국 안보협의체인 '쿼드' 정상회의에서 다시 만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에 워싱턴DC로 이동해 백악관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도 정상회담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유엔총회를 통해 각종 양자·다자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불과 5시간 만에 장소를 바꿔가며 호주, 영국 정상과의 대면 회담에 공을 들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영국과 대서양헌장을 재정립하고 있다"며 "우리에게 직면한 도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도·태평양 지역과 전 세계에서 양국의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이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릴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6)에 참석하기를 고대한다고 말했고, 존슨 총리는 "당신이 필요하다"며 화답했다. 특히 존슨 총리는 오커스 출범이 전 세계 안보에 혜택을 줄 수 있는 커다란 잠재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이번에 유엔총회와 별도로 미국과 EU 국가들 간 다자 회담은 취소됐다. 이는 오커스 출범에 배신감을 느낀 프랑스의 강력한 반발 때문으로 해석된다. 또 프랑스가 오는 29일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릴 예정인 미국·EU 간 TTC 첫 회의를 연기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TTC는 지난 6월 미·EU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기술굴기에 대항해 신설하기로 합의했던 위원회다. 프랑스는 미국과 호주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하는 등 초강수도 뒀다. 이로써 오커스 탄생이 미국과 유럽의 대서양 동맹 균열로도 번지는 상황이다.

[워싱턴 = 강계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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