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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백신 거부한 브라질 대통령, 유엔총회서 방역 ‘자화자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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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AP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은 채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찾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66)이 갖가지 돌출 행동으로 구설에 올랐다. 그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내내 백신 접종 및 마스크 착용 등의 중요성을 경시했고 과학적 근거 없이 말라리아 치료제나 구충제를 코로나19 치료제로 쓰자고 주장해 비판을 받았다.

지우손 마샤두 관광장관의 인스타그램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19일 뉴욕 맨해튼 남동부의 유엔본부 인근 거리에서 참모들과 피자를 먹었다. 뉴욕시는 지난달부터 음식점 등 실내 시설에 백신 미접종자들의 입장을 금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백신을 맞지 않은 그는 식당에 들어가지 못하고 야외 식사를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그는 21일 유엔 총회장에는 아무런 제지 없이 입장할 수 있었다. 유엔이 총회에 참가하는 정상들에 백신 증명을 요구하려 했다가 러시아 등 일부 국가의 반발로 철회했기 때문이다. 이날 연설자 중 첫 번째로 연단에 오른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마스크를 벗고 연설에 임했다. 브라질이 미국, 인도에 이어 세계 3위 감염국임에도 자신의 방역 성과를 자화자찬했다.

극우 성향으로 유명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백신 접종 거부 이유로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했기 때문에 자연 항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일 역시 코로나19 감염 경력이 있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백신 접종을 권유했을 때도 “아직은 아니다”며 거절했다. 그의 입국 전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백신을 맞지 않을 거면 뉴욕에 오지 말라”고 우려했다.

이날 브라질 정부는 뉴욕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수행한 마르셀루 케이로가 보건장관이 양성 판정을 받고 뉴욕시에서 격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다만 보우소나루 대통령 등 나머지 대표단은 음성으로 확인됐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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