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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르포] 육군,미래 향한 첨단화 의지 보여줬지만, 현실 보완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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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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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은 지난 16일 국방부 출입기자 및 군관련 전문기자들을 강원도 인제군 육군과화전투훈련단(KCTC)으로 초대해 미래를 준비하는 육군의 의지와 노력을 보여줬다. 이번 초청행사는 종래의 재래적 전술과 병력소모적인 육군 이미지를 크게 개선시켰지만, 미래를 준비하는 노력에 비해 현실적인 세심함은 여전히 아쉬움을 남겼다.

◆육군의 3대 미래형 전투체계 공개

이날 행사는 육군이 추진 중인 3대 미래형 전투체계인 ▲아미타이거 4.0 ▲드로봇전투체계 ▲워리어플랫폼 등을 관람하고 체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육군은 오는 2040년까지 보병을 비롯한 전투병과와 전투근무지원부대에 아미타이거4.0을 적용할 계획이다.

아미타이거 4.0은 방호력과 기동력을 갖춘 전투차량으로, 병력을 기동시켜 전투간에 인명손실을 줄이는 개념이다. 기존 기계화보병이 보병전투차량으로 기동하는 것과 유사하지만, 아미타이거 4.0은 드론봇을 통한 정보·통신, 인공지능과 빅데이터가 더해져 아군의 생존성이 더 강화된다는 것이 육군의 설명이다.

육군 관계자는 "인제에서 240㎞ 떨어진 평양까지 도보 평균 시속 4㎞로 이동하면 무박으로 3일 밤낮이 걸리지만, 기동화가 이뤄지면 시속 80㎞의 속도로 3시간이면 도달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전투천막을 세우고, 구성물자를 적재했다가 재배치해야하는 야전 지휘소도 정보·통신 장비를 갖춘 차륜형 장갑차로 간단하게 세울 수 있다.

드론봇은 무인기인 드론과 로봇을 합친 개념으로, 유·무인 혼합으로 운용되는 전투체계다. 육군은 2025년까지 기반체계를 구축하고, 2027년까지 주요 부대에 드론봇을 전력화할 계획이다. 2030년에는 모든 부대에 드론봇이 전력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드론봇의 개념이해를 돕기 위해 육군은 현대차가 인수한 로봇전문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견마로봇', 한화디펜스의 '다목적 무인전투차량'과 '폭발물 탐지/제거 로봇', LIG넥스원의 '정찰·타격 복합형드론', 국방과학연구소(ADD)의 '자율터널탐사로봇' 등의 시연을 보였다.

◆전장에서 입체적이고 융합적으로 발휘되는 전투능력

육군은 마일즈 훈련 시범을 통해 3대 미래형 전투체계가 전장에서 입체적이고 융합적으로 전투능력을 발휘하는 모습도 공개했다. 마일즈 훈련은 비살상용 레이저와 센서를 이용해, 훈련 중인 전투원과 전투장비의 피해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훈련 체계다.

하늘에선 드론봇이 전장지형 정보를 탐색하고 탐색된 정보를 기동화된 지상부대에 전파한다. 전투차량에서 하차한 전투원들은 광학장비를 부착한 개인화기와 향상된 개인방호장비로 구성된 '워리어플랫폼'을 장착한다. 전투원들의 시가지 진입과 함께 지상과 하늘의 드론봇이 건물내 적 정보와 지원사격을 제공한다. 그야말로 입체적이고 융합적인 전투능력이었다. 전투원의 생존성을 높이려는 육군의 고민이 엿보이는 전투시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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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미래에 대한 준비만큼, 현실에 대한 진화형개선은 안 보여

4차산업혁명과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급격하게 변하는 미래전장 환경을 준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렇지만, 현실의 문제해결이 후순위가 되어서는 안된다. 이번 행사에서 육군이 많은 준비와 노력을 해 온 것을 느꼈지만, 그동안 야전과 언론에서 지적한 부분의 개선은 여전히 미비했다.

우선 K2소총을 발사하는 드론의 경우, 어느 정도의 정숙성과 휴대탄약을 가지고 적을 제압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못했다. 수많은 드론봇이 하늘을 비행하게 되면, 핵심표적을 공격하는 공군과 지상의 포병화력의 공역통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

낮은 고도에서 비행소음이 발생할 경우 적에게 쉽게 노출되거나 거부될 수 있다. 더욱이 안정적인 자세와 적은 장탄수는 비용대비 효과가 낮을 수 있다. 때문에 현실적인 문제에 먼저 눈을 떠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투시범을 보인 장병들에게는 시가전의 기본장비 중 하나인 '브리칭 장비'가 없었다. 이 장비는 잠긴 문이나 폐쇄된 공간을 극복하는 장비다. 워리어플랫폼의 29종의 구성품 중 전투원의 생명과 직결된 방탄복은 설계상의 결함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근본적인 개선은 이뤄지지 않은채 확대보급될 계획이다. 시범과 설명 중 장비에 대한 잘 못된 이해로 엉뚱하게 사용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마지막으로, 육군이 꿈꾸는 강력하고 똑똑한 지상군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는 최저가입찰과 부실조달을 부추기는 현행 국가계약법과 조달체계, 무리한 국산화와 한국형의 오류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치권이 육군의 미래를 위해, 현실의 장애물을 걷어줘야 가능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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