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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혹시 모르니”…연휴 마지막날 일상 복귀 앞두고 선별진료소 ‘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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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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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2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권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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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22일 서울 곳곳의 선별진료소에는 일상으로 복귀하기 전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연휴 기간인 지난 17~20일 코로나19 요일별 확진자가 연달아 최고치를 경신하자 걱정이 커진 탓이다. 고향을 방문한 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진료소를 찾은 이들도 있었다.

이날 오후 2시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 차려진 선별진료소에는 검사 개시 전부터 100여명이 줄을 섰다. 기차에서 막 내린듯 여행용 가방을 끌고 온 귀경객들도 대기열 곳곳에 눈에 띄었다. 한 시민은 선물로 보이는 스티로폼 상자를 옆에 두고 휴대전화로 대기열 중간에 놓여 있는 접수용 QR코드를 찍었다. 손 소독제를 뿌리고 인적사항을 등록한 뒤 검체 채취를 마치기까지 1인당 2~3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고향인 경남 창원에 방문했다가 기차를 타고 상경한 직장인 김현명씨(32)는 “타지에 다녀오다 보니 아무래도 검사를 해야 할 것 같아서 왔다”며 “코로나19 때문에 친척들이 고향에 오지 않아 직계가족 4명만 모여서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서울역 인근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부부는 “코로나19에 확진됐다가 지난주 생활치료센터에서 퇴소했는데, 직장 복귀를 앞두고 검사를 받기 위해 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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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서울 동작구 동작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러 온 시민들이 줄을 서 있다. 조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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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오전 동작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도 100여명의 시민이 몰렸다. 보건소 건물 벽을 빙 둘러싼 대기열은 인근 아파트 앞 골목까지 이어졌다. 지역 주민으로 보이는 이들은 편한 복장으로 하나둘씩 걸어와 줄을 섰다. 보건소 직원들이 문진표와 접수용 QR코드를 들고 바쁘게 오갔다. “코로나19 검사니까 거리 두기를 부탁드린다”는 당부의 말이 여기저기서 들렸다.

동작구 주민 류모씨(47)는 “회사에서 ‘연휴가 끝났으니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오라’고 해서 왔다”며 “연휴 기간 다른 곳에 가지 않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어딜 가서 누굴 만났는지 모르니 검사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했다. 고등학교 1학년인 딸의 검사에 동행한 A씨(44)는 “딸이 다니는 학원 선생님이 지난주 목요일에 확진됐다. 딸은 음성이 나오기는 했는데 불안해서 한 번 더 왔다. 서울과 경기도의 확산세가 무서워 불안하다”고 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이번 추석은 예년보다 이동이 적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막상 연휴가 시작되자 고속도로는 심한 정체를 겪었다. 한국도로공사는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22일 전국의 고속도로 교통량을 차량 470만대로 추정했다.

연휴 기간 내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은 점도 시민들의 불안을 키웠다. 코로나19 일일 확진자는 금요일인 17일 2087명을 기록한 데 이어 18일 1909명, 19일 1604명, 20일 1729명으로 나흘 연속 요일별 최고치를 기록했다. 추석 당일인 21일에도 1720명이라는 적지 않은 확진자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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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2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히잡을 쓴 외국인들이 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권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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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지난 20일 정례브리핑에서 “추석 전 상당히 많은 접촉과 이동량 증가가 확인돼 연휴 뒤 환자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증가 패턴은 폭발적이기보다 점진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더 높다. 정부도 의료 부담이 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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