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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앞두고 극단 선택한 父… 유서엔 “젊은 팀장이 못살게 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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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부친이 직장내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주장하는 청와대 청원 글이 올라왔다. /청와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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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앞두고 부친이 직장내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청와대 청원글이 올라왔다. 유족들은 발인도 치르지 못한 채 가해자로 추정되는 직원의 사과를 기다리고 있다.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직장내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큰딸 결혼식 2주 뒤 자살을 선택한 아버지의 억울함을 풀어 주세요’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22일 오전 기준 7600여명의 동의를 얻고 있다.

극단적 선택을 한 50대 직장인의 아들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아버지는 30여 년 넘게 국내 3대 통신사 중 한 곳에서 몸담아왔다”며 “직장내 괴롭힘과 압박을 견디다 못해 2021년 9월15일 새벽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됐다”고 했다.

청원인은 “큰딸 시집 보낸 지 2주 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셨다는 게 정말 의문이었다.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의문만 가진 채 장례 절차를 진행하게 됐다”며 “그러던 중 집에서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 내용도, 평소 아버지가 불만을 토로하실 때도 특정 인물만 지목하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지난 6월 쯤 나이 어린 팀장이 새로 부임했는데, (팀장은) 아버지에게 인격모독성 발언을 하고 아주 오래전 일을 들춰 직원들에게 뒷담화를 해 주변 직원들까지 아버지를 냉대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부친 유서에는 “회사에 젊은 팀장이 한 명 왔는데 나를 너무 못살게 군다” “출근하는 게 너무 지옥 같다” “나를 너무 못살게 군다, 나이도 어린데 너무 화가 난다” “일 하는 부분에 있어서 나에게 너무 많은 험담을 한다” “직장 동료들 사이에서 나에 대한 이상한 소문을 이야기해 소위 이야기하는 왕따 분위기를 만든다” “나보다 젊은 팀장이 온갖 욕설과 무시성 발언을 하여 자존심이 너무 상하고 괴롭다” “사람이 싫다, 무섭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청원인은 “도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저희 아버지를 이렇게 괴롭히는가 의문이 들었다”며 “그동안 아버지께서 얼마나 괴로우셨을지, 얼마나 힘드셨을지 가늠도 할 수 없다”고 했다. 부친이 사망한 날 아침 팀장으로부터 “아버지가 회사에 출근을 하지 않고 연락이 되지 않아 집앞까지 쫒아왔다” “아버지 어디 있느냐” “왜 전화를 꺼놨냐”며 화를 내는 전화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아버지는 지난달 29일 딸 결혼식을 앞두고 30년 근속 안식월을 받아 지난 15일 출근을 앞두고 계셨다. 휴가를 다 사용하고 다시 회사에 출근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두려움 등의 사유로 이와 같은 선택을 하신 것 같다”며 “(팀장에게) 아버지 가시는 길에 미안하다는 진심어린 사과를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팀장은) 입을 꾹 다문 채 사과 한 마디가 없다”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지난 17일로 예정됐던 고인의 발인을 연기했다고 한다. 청원인은 “저희가 원하는 건 54세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하신 아버지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라며 “하루 빨리 아버지를 좋은 곳으로 모실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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