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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K-수소동맹]③SK "2025년 세계 1위 공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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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 전분야에 18.5조 투자 생산-유통-공급 이르는 밸류체인 구축 [비즈니스워치] 김동훈 기자 99re@bizwatch.co.kr

수소사회가 순식간에 다가왔다. 수소경제 규모는 2050년 3000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세계 각국도 수소경제 주도권 잡기에 치열하다. 한국 역시 적극적이고, 상대적으로 앞서기도 했다. 국내 기업들에게도 전에 없는 기회다. 국내 수소경제 생태계가 어떻게 만들어질 것인지, 또 그 생태계의 구성원이 될 기업들은 각각 어떤 역할을 할지 살펴본다. [편집자]

SK그룹은 오는 2025년까지 수소 생산과 유통, 공급에 이르는 수소 밸류체인(Value Chain) 전 과정을 통합 운영하는 국내 유일 사업자로서 위상을 갖추겠다는 게 목표다. 올해 들어 사업 확대에 더욱 적극적이다. 지난해 수소사업 전담 조직을 신설해 신호탄을 쏘아올린 후, 지난 1월 미국 수소 사업자 플러그파워에 1조6000억원을 투자해 최대주주가 됐고, 3월에는 18조원 이상을 수소 생태계 조성에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최근 들어 사업도 더욱 윤곽을 갖추고 있다. 이달 공식 출범한 수소관련 대표 민간기업 협의체인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Korea H2 Business Summit)의 공동 의장사로 참여했고, 정부와 함께 친환경 수소항만 조성에도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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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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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수소사업 '속도'…"핵심 사업자 투자로"

SK그룹은 올해 첫 투자처로 글로벌 수소 기업을 선택하고 조 단위 투자를 단행하면서 시동을 걸었다. 지난 1월 SK㈜와 SK E&S는 미국 플러그파워(Plug Power)의 지분 9.9%를 확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번 투자는 SK㈜와 SK E&S가 각각 8000억원을 출자해 약 1조 6000억원(15억달러)을 공동 투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지난 1997년 설립된 플러그파워는 차량용 연료전지 'PEMFC'(Polymer Electrolyte Membrane Fuel Cell), 수전해(물에 전력을 공급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 핵심 설비인 전해조, 액화수소플랜트 및 수소 충전소 건설 등 다수의 핵심 기술을 보유했다.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지게차와 트럭 등 수소 기반 모빌리티 사업 역량을 보유해 아마존과 월마트 등 글로벌 유통 기업에 수소 지게차도 공급한다. 최근에는 미국 전역에 구축된 수소 충전소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대형 트럭시장에도 진출했다. 드론, 항공기, 발전용 등으로 수소 연료전지의 활용을 다각화하고 있다. 유럽 시장 진출도 추진중이다.

플러그파워는 올 하반기 미국 뉴욕주에 연간 1.5기가와트(1.5GW) 규모의 연료전지 생산 공장을 완공하고 본격 생산에 돌입한다. 이를 통해 연료전지 및 수전해 설비의 생산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추고,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SK㈜는 청록수소 대량생산에 성공한 미국 모놀리스(Monolith)에도 지난 6월 투자하면서 이 회사 이사회 의석을 확보했다. 청록수소는 메탄(CH₄)이 주성분인 천연가스를 고온 반응기(reactor)에 주입해 수소(H₂)와 고체탄소(C)로 분해해서 생산되는 수소다.

이처럼 수소산업의 핵심 사업자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관련 역량을 빠르게 흡수하려는 SK그룹의 전략은 시장의 주목을 받는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SK의 투자 대상은 반도체 소재를 중심으로 소재, 바이오, 에너지, 모빌리티를 포함한 미래성장후보에 집중하고 있다"며 "SK가 잘 아는 분야에 투자함으로써 사업성을 강화하고 실패 확률을 낮추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분석했다.

SK㈜도 이 투자가 국내 수소 생태계 조성을 앞당기는 한편, 중국과 베트남 등에서 SK그룹이 보유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신규 사업 개발 기회를 선점하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SK는 플러그파워와의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아시아 수소 시장에 공동 진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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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8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1 수소모빌리티+쇼'에 마련된 'SK 수소 밸류체인관'에서 키오스크 체험을 하고 있다./사진=SK E&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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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계열사 역량 집중해 '수소 생태계 선점 목표'

그룹 차원에서 에너지 관련 계열사 역량을 집중시키며 사업 구조를 구축해오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에너지 관련 회사인 SK E&S,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 SK이노베이션 등 관계사 전문 인력 20여명으로 구성된 수소사업 전담 조직 '수소사업 추진단'을 새롭게 꾸리면서 사업 실행에 착수한 바 있다.

SK그룹은 국내에서 2023년 3만톤 생산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총 28만톤 규모의 수소 생산능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수소의 생산-유통-공급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통합 운영함으로써 수소사업을 차세대 주력 에너지 사업으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그룹이 보유한 인프라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우선 SK E&S는 액화수소 3만톤 생산체제 달성을 위해 약 5000억원을 투자해 액화수소 생산기지를 건설한다. SK E&S는 인천시 서구 원창동 일대 SK인천석유화학단지 내 약 1만3000평의 부지를 매입해 연 3만톤 규모 수소 액화플랜트를 2023년까지 완공한다는 방침이다. 3만톤은 수소 승용차인 넥쏘 7만5000대가 동시에 지구 한바퀴(약 4만6520km)를 도는데 필요한 양이다.

이를 위해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부생 수소(석유화학공장의 생산 공정에서 부가적으로 생산되는 수소)를 공급받을 예정이다.

2단계로 2025년부터 '블루(Blue) 수소'(이산화탄소를 제거한 친환경 수소) 25만톤을 추가 생산할 구상이다. 이렇게 총 28만톤의 수소를 생산·공급하면 글로벌 1위 수소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SK그룹은 자신했다. SK는 장기적으로 태양광, 풍력 등 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그린 수소'(이산화탄소 발생 없이 생산한 수소) 생산 사업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앞으로 SK는 수소의 '생산-유통-공급'에 이르는 수소 밸류체인을 통합 운영함으로써 사업의 안정성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14일에는 정부와 손잡고 미래 수소 생태계의 핵심 거점 역할을 할 '친환경 수소항만'을 오는 2023년까지 여수·광양항만에 조성한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양측은 항만에 수소복합 충전소를 구축하는 한편 선박의 수소 연료 전환, 항만 블루수소 생산기지 구축 등도 추진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8일 열린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총회에서 "수소 산업은 기후변화 대응뿐만 아니라 한국의 새로운 산업이 되어 미래 일자리 창출 등 사회 기여, 나아가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한 경제 기여도 가능하다"며 "수소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SK그룹도 중추적인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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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비즈니스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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