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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성 대신 여행"…20대에게 추석이란 '명절 아닌 연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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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잔소리·명절행사

10명 중 7명 "코로나 끝나도 안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명절을 보내는 모습에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명절이면 교통체증을 뚫고 고향집과 부모님 댁을 찾는 '귀성객'이 크게 줄었다. 귀포(귀성포기)족', '홈추(Home+추석)족' 등 새로운 변화를 반영하는 신조어 등장이 세태 변화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이데일리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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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런 성향은 MZ세대서 두드러진다. MZ세대는 기성세대에 비해 명절에 고향을 찾아가거나 제사를 모셔야한다는 의무감이 옅다. 이들은 추석을 전통문화를 챙겨야 할 '명절'이 아닌 오랫만에 가족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연휴'로 생각한다. 코로나 팬데믹 종식 후에도, 못 갔던 해외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시간이 갈수록 명절 귀성행렬을 찾아보기 힘들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유는 잔소리·명절행사

여가 액티비티 플랫폼 프립이 진행한 추석 계획 설문조사에 따르면, 2030의 과반수 이상(50.5%)이 '직계가족과 함께 집콕'할 것이라고 답했다. '고향 또는 친척 방문'은 17.2%에 그쳤다.

유선우(24)씨는 "부모님만 내려가시고 (나는) 집에 남는다. 준비 중인 시험이 있기도 하고, 코로나 감염 걱정도 된다. 꼭 내려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추석 귀성을 꺼리는 이유로 스트레스를 꼽았다. 프립 설문조사 결과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를 제외하고 MZ세대가 느끼는 명절 스트레스로 잔소리(38.3%)와 명절행사(33%)가 꼽혔다.

'잔소리'는 전부터 악명 높은 명절 스트레스였다. 친척이 덕담을 가장해 취직·결혼·육아 관련 훈수를 두는 것이 듣기 싫다는 뜻이다. 명절이면 인터넷 커뮤니티서 '명절 잔소리 메뉴판'이 공감과 호응을 얻기도 했다. '다이어트 좀 해야겠다'는 잔소리는 10만원, '취준' 상황을 묻는다면 2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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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 인기 속 신한카드가 각색한 '귀틀막 잔소리 메뉴판'. (사진=신한카드)



제사·가사노동 등 명절행사도 이들에겐 달갑지 않다. 오승재(가명·26) 씨는 "(고향에)내려가서 친하지도 않은 친척과 앉아있는 것 자체가 가시방석이다. 제사와 차례도 요즘에는 허례허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장남이라 언젠가 제사를 담당해야 할텐데, 아예 챙기지 않거나 간소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MZ 66% "코로나 끝나도 안가"...귀성 문화 사라지나

MZ세대의 전통문화에 대한 인식 변화는 뚜렷하다. 지난 5월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제4차 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제사를 지내지 않는 것에 동의한다'고 답한 MZ세대는 각 63.5%(20-29세), 54.9%(30-39세)로 과반수를 넘겼다. 50-59세에서는 38%에 그쳤다.

또한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고향이나 친척을 방문하지 않고, 부모님과 여가생활을 즐길 계획이다. 프립의 조사에 따르면 "일상으로 회복하면 추석에 부모님과 여가생활을 할 예정"이라고 답한 비율이 66%를 상회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추석을 보내는 방식이 변하고 있다는 것으로 보여진다.

전지민(가명·23) 씨는 "코로나가 끝나더라도 귀성하지 않을 생각이다. 차라리 연휴에 부모님을 모시고 마사지나 받아볼까 한다"고 말했다. 김재원(25) 씨도 "코로나가 안정화된 추석엔 부모님과 해외여행을 가볼 생각이다. '가족 간 화합'이라는 측면에서 더 의미있는 추석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MZ세대가 사회주도층으로 올라서면 명절귀성 행렬을 찾아보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이번달 14일 발표된 한국교통연구원의 '추석 연휴 통행실태조사'에 따르면 이번 추석 특별교통대책기간(9.17∼22) 이동 인원은 총 3226만명으로 예측됐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추석보다 약 16.4% 줄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젊은 세대는 명절에 고향에 내려가서 차례를 지내야한다는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다. 이런 세태를 코로나19가 더욱 가속화시켰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비대면'이 뉴노멀이 된 상황 속에도 사람에 대한 갈증은 사라지지 않는다. 귀성 문화가 약화되는만큼, 부모님과 해외여행 등 새로운 명절문화가 자리잡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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