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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이정후 추석특집④]바람의 손자가 야구를 꿈꾸는 이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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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추석특집①]이종범의 조언, 야구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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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추석특집③]직접 밝히는 타격의 장단점, 그리고 외야수비
[이정후 추석특집④]바람의 손자가 야구를 꿈꾸는 이들에게

[스포츠서울|배우근기자] 모든 종목은 자세에서 출발한다. 어떤 자세를 가지고 있는지가 성장판의 기본이다. 초등학생 이정후와 대표급 선수가 된 이정후는 여전히 그라운드에서 뛰고 달리고 있다. 그러나 시간의 텀을 두고 어린이 이정후와 어른 이정후의 자세는 다를 수밖에 없다.

이정후는 “행동거지도 물론 조심해야 하지만,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야구에 대한 자세 같다. 어릴 땐 친구들과 함께 야구를 한다는 자체가 그저 재미 있어서 열심히 했다. 지금은 책임감이 생겼다. 프로야구선수라는 직업을 가지면서 프로의식도 더 생겼고 야구에 대해 더 진지해졌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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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는 야구를 통해 많은 걸 배웠다. 협동, 인내, 극복, 성취 등등. 이정후는 어린시절을 돌아보며 그 중에서도 협동을 손꼽았다.

그는 “어렸을 때 야구를 하면서 가장 많이 배운 점이 협동이다. 아마추어 시절엔 친구들과 함께 경기에 나가 힘을 합쳐 이기는 게 좋았다. 지금도 선수들과 함께 승리할 때 가장 즐겁다”라며 함께 성취하는 기쁨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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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듯 어린 후배들의 롤모델이 된 이정후는 인내도 강조했다. 그는 “인내는 프로야구 선수라면 당연히 가져야 하는 소양인 것 같다. 시즌이 길기 때문에 인내력이 없으면 좋은 성적을 거두기 어렵다. 야구는 시간 제한이 없는 스포츠다. 정말 끝날때까지 끝이 아니다. 매일 경기가 열리기 때문에 오늘 못한 선수라고 내일의 영웅이 되지 못한다는 법이 없다. 그리고 그 영웅이 내가 될 수도 있다는 게 야구의 매력인 것 같다”라고 했다. 쓴 인내를 참고 견뎌야 달콤한 열매가 열린다는 의미다.

한해 1000명 이상의 아마추어 선수가 프로를 노크한다. 그러나 1/10만 좁은 문을 통과한다. 프로선수가 되면 더 치열한 경쟁이 기다린다. 정글과 같은 그곳에서 생존하고 명성을 얻기 위해선 계속 전진해야 한다. 멈추는 순간 도태된다. 매년 성장하는 이정후의 원동력은 과연 무엇일까. 자신의 기준치가 있는 걸까 아니면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일까. 이정후는 아버지 이종범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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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는 “어제의 나보다 더 잘하기 위해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편이다. 주변의 기대보다는 스스로 설정해 놓은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면 화가 많이 난다. 아버지가 워낙 대스타셨기 때문에 조언을 많이 받았다. 항상 겸손과 준비의 중요성을 강조하셔서 나태해지지 않은 것 같다. 나 또한 프로라면 매년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아직 멀었다는 걸 느낀다. 다섯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그래도 더 잘하고 싶은게 프로인 것 같다. 몇 시즌 반짝하는 선수가 아닌 꾸준하게 응원을 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했다. 나태를 허용하지 않는 이정후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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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인터뷰에서 이정후에게 후배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했다. 그는 즐거움과 자신의 기준을 강조했다. 자신이 걸어온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언이다.

이정후는 “어렸을 땐 야구가 마냥 즐거워야 한다. 야구장에 나가는게 기다려지고, 그라운드에서 뛰기만 해도 행복해야 한다. 중학교,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인생의 갈림길에 서는 순간이 온다. 진로 고민에 빠지게 되고, 그러면 야구를 즐기기 어렵다. 나도 어린 시절엔 놀이를 한다는 생각으로 야구를 했던 것 같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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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AG 금메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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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정후는 인생의 갈림길에 선 고교후배와 프로후배들에겐 자신만의 기준을 강조했다.

이정후는 “나만의 기준을 가지길 권하고 싶다. (강)백호나 나는 스무살 때부터 1군에서 자리를 잡았다. 그래서 후배들의 기준치가 우리가 될 수 있다. 그런데 프로에 와서 바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해 조급해하는 친구가 많다. 하지만 남을 기준으로 잡아서는 안 된다. 부러워할 수는 있지만 조급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미래에는 내가 더 잘할 수도 있는 법 아닌가”라고 했다.

포기하지 말고 자신의 기준대로 뚜벅뚜벅 걸어가라는게 이정후의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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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는 마지막으로 현재 경험중인 프로야구 선수생활에 대해서도 밝혔다. 프로야구 선수는 매우 특별한 직업이다. 대한민국 전체인구로 따지면 극소수다. 그만큼 경험하는 사람이 적다. 그래서 겉으론 알아도 속은 잘 모른다.

이정후는 “모든 직업이 쉽지 않겠지만 프로야구선수는 굉장히 멘털적으로 힘든 직업이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꿈꿔온 삶을 살고 있어서 크게 힘들지는 않지만 눈앞에 바로 성적이 보이다보니 스트레스를 받는다. 매일 경기가 이어지기도 하고, 몇 경기 부진하면 정말 힘들다. 잘할 때는 힘든지도 잘 모르지만 못했을 땐 데미지를 크게 받는다. 그런 것을 잘 이겨내야 하기도 하고 절제해야 하는 순간도 많다”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슈퍼스타도 성적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 압박을 이겨내는지 또는 굴복하는지에 따라 커리어는 달라진다. 결국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해야 오랜기간 스폿 라이트를 받을 자격이 생긴다. 이정후가 말미에 절제의 순간을 강조한 것도 눈여겨볼 점이다.
kenny@sportsseoul.com 사진제공|키움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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