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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연휴 끝나면 증시 요동친다"…23일 그의 입에 전세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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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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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연휴에도 투자자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연휴를 끝낸 국내 증시가 23일 개장과 동시에 요동칠 수 있어서다. 이날 새벽 21~22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와 제롬 파월 Fed 의장의 기자회견 내용이 나오기 때문이다.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미국이 긴축 전환의 신호탄을 쏠 것인가다. 핵심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이다. Fed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월 국채 800억 달러와 주택저당증권(MBS) 400억 달러를 매입하며 시중에 돈을 풀고 있다. 이 규모를 줄이는 것이 테이퍼링이다. Fed가 돈줄을 죄며 시중에 풀리는 유동성을 줄이면 금융시장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현재로썬 Fed가 9월 FOMC에 테이퍼링을 시작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지난달 잭슨홀 미팅에서 파월 의장이 연내 테이퍼링 가능성을 밝히면서도 9월 시작이란 신호는 주지 않았다. 파월의 성향상 깜짝 발표로 시장에 큰 혼란을 줄 확률은 낮다.

관건은 향후 테이퍼링 일정을 밝힐지다. 당초엔 9월 테이퍼링 계획 발표, 오는 11월 실시 전망이 유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지난 10일 예측이 대표적이다. WSJ은 “파월 의장이 이번 FOMC를 11월 테이퍼링 시작을 시사하는 기회로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Fed가 9월 FOMC에서 테이퍼링에 대한 바람을 잡고, 11월에 시작하는 시나리오를 준비 중이란 얘기다.

Fed 고위 관계자들이 델타 변이로 인한 경기 둔화 정도가 심각하지 않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영향이 컸다. Fed의 관심사는 여전히 인플레이션이고 그 속도가 가파르다고 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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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의 한 스타디움에서 열린 채용박람회에 시민들이 지원하고 있다.[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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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지난주에 나온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때문이다. 8월 CPI는 전년 같은 달 보다 5.3% 증가하며 전달(5.4%)보다 소폭 하락했다. 유류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4.0% 상승에 그쳐 전달(4.3%)보다 떨어졌다. 높아지던 물가 상승률 증가 폭이 꺾인 것이다.

미 CNBC 방송은 “8월 CPI가 연간 기준으로는 13년 만에 최고 수준이긴 해도 상승 폭이 줄어든 만큼 인플레이션이 진정될 수 있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는 Fed가 주장해온 “물가 상승은 공급망 부족 등에 의한 일시적 현상”이란 말에 부합하는 수치다. 더구나 Fed는 최근 베이지북에서 8월 경기가 소폭 하락했다고 언급했다. 8월 고용도 23만5000명으로 시장 전망치(72만 명)에 크게 못 미쳤다. 이 와중에 인플레이션마저 둔화 조짐을 보인 것이다. 9월 FOMC에서 테이퍼링 결정을 쉽게 내릴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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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미국 뉴욕시의 한 가게에 최대 70% 세일을 한다는 광고 문구가 걸려있다.[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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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델타 변이가 점진적으로 진정되고 있으나 이에 따른 경제지표 개선은 충분히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Fed는 9월 FOMC보다는 9~10월 경제지표 개선을 확인한 뒤 11월 FOMC에서 테이퍼링을 공식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9월 FOMC에서 11월 테이퍼링 개시를 못 박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9월 FOMC에서 Fed가 11월부터 테이퍼링을 시작한다고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8월 CPI가 둔화했지만 Fed의 내년 근원 물가(PCE) 상승률 전망은 2.5~3%로 유지되고 있다”며 “8월 고용 지표도 영구실업자가 최대폭으로 감소하면서 ‘고용의 질’이 개선된 만큼 Fed의 긴축전환 요건은 충족됐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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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FOMC 점도표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FOMC]


테이퍼링보다 Fed 위원들이 금리 인상 시기를 전망하는 점도표를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조나단 콘 금리전략가는 마켓워치에 "9월 FOMC에서 테이퍼링 시기와 관련해 새로운 발표가 나올 가능성은 작다"며 "새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건 점도표”라고 말했다. 테이퍼링보다 충격이 더 큰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Fed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살펴보란 얘기다.

Fed의 점도표는 그동안 매파(통화 긴축)적으로 변해왔다. 지난 6월 FOMC 점도표에선 전체 위원 18명 중 13명이 2023년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이 중 11명은 2023년에 두 차례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2022년 금리 인상을 예상한 위원도 7명이나 됐다. 지난 3월 회의와 비교하면 큰 변화다. 당시엔 2023년 이후 금리 인상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이번에 그 시기가 더 앞당겨질지가 관심사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의 설문조사에서 미국 거시경제학자의 70% 이상이 Fed의 첫 번째 금리 인상 시기로 내년을 꼽았다. 설문에 참여했던 스테판 체케티 브랜디스대 교수는 “2022년엔 강력한 임금인상으로 노동 시장 회복이 완연해질 것”이라며 “Fed도 2% 이상으로 물가가 장기간 유지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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