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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선에 대처하는 정의당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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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정의당 김윤기, 심상정, 황순식, 이정미 대선 경선 후보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지구 살리고, 사람 살리는 한가위' 정의당-대선후보 추석 합동인사에서 여영국 대표가 선물한 운동화를 신고 열심히 뛰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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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차기 대선에 도전하겠다는 정의당 주자들이 후보 등록을 모두 마치면서 정의당 경선의 막이 올랐다. 대선 도전만 이번에 네 번째인 정의당 ‘간판 스타’ 심상정 의원을 비롯해 ‘심상정 이후’를 주장하는 이정미 전 의원, 황순식 전 경기도당 위원장, 김윤기 전 부대표 등도 잇달아 경선에 뛰어들었다. 정의당은 내년 대선에서 대한민국 진보정당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을까.

“선명하고 실력 있는 ‘야당’ 정의당 정체성 확립”


“21대 국회에 들어오면서 정의당에 대한 관심 자체가 많이 떨어진 상태다. 솔직히 유권자한테 정의당, ‘아웃 오브 안중’ 아닌가”

정의당 관계자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정의당이 눈에 띄는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은 인정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라는 ‘거대 양당’ 중심의 대선 구도에서 정의당의 존재감은 크지 않다. 내년 대선에 임하는 정의당의 고민이 역시 ‘어떻게 유권자들의 시선을 정의당으로 돌릴 것인가’로 모아지는 이유다.

“선명하고 실력 있는 ‘야당’ 정의당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혼탁한 정치 공방을 주고 받는 속에서 시민들의 삶과 불평등 문제에 집중하는 ‘다른 목소리를 내는 야당’이 필요하다.” 조성주 정의당 정책위부의장은 <한겨레>와 통화에서 차기 대선에 임하는 정의당의 ‘전략’이 무엇인지를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여야가 이재명 지사의 ‘대장동 특혜 의혹’, 윤석열 전 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을 두고 공방을 벌이는 속에서 정의당은 코로나19로 심화한 불평등,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정의당 관계자는 “이번 대선에서 유권자로 하여금 ‘정의당이 한국 사회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겠구나’, ‘정의당이 국민의힘이랑은 다른데 민주당과도 이런 점이 다르구나, 이들의 얘기를 꼭 들어봐야겠다’ 등의 인식을 할 수 있도록 관심 자체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본선에서 의미 있는 득표를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정미 등 심상정 위협할 ‘파괴력’ 보여줘야”


현재 정의당 경선 판세에 대해서는 ‘2강 2약’ 또는 ‘1강 1중 2약’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심상정 의원은 이번이 네 번째 대선 출마인 만큼 후보 가운데 가장 인지도가 높다. 이정미 전 의원은 심 의원만큼은 아니지만 정의당 대표를 지내는 등 상대적으로 잘 알려진 인사다. 심상정, 이정미 후보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는 가운데 대중적인 인지도가 낮은 황순식 전 경기도당 위원장, 김윤기 전 부대표가 두 후보를 추격하고 있다.

정의당 내부에서는 이번 경선 흥행을 위해 당이 심상정 의원의 ‘안정적인’ 인지도가 아닌 이정미 전 의원의 ‘파괴력 있는 공세’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난 16일 <에스비에스>(SBS) 주관으로 열린 첫 티브이 토론에서 이정미 전 의원은 “정의당의 가장 큰 위기 국면은 조국 사태로부터 시작됐다. 당시 당을 이끌었던 심상정 후보가 반성과 성찰의 입장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면서 거침없는 선제 공격을 이어가기도 했다. 황순식, 김윤기 후보 역시 최대한 선전해 정의당으로 이목을 집중시켜야 한다. 한 정의당 관계자는 “정의당 후보들의 티브이 토론이 계속될수록 (다른 후보들과 심 후보의) 인지도가 같이 높아질 것을 기대한다”며 “심 후보 입장에서는 방어적 입장에 서게 되는데 분위기가 어떻게 흘러갈 지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범진보 단일화는 없다”


정의당은 선거철마다 ‘범진보 연대’라는 명분으로 민주당과의 후보 단일화 압박을 받아왔다. 대선이 박빙으로 치달을 수록 진보정당 지지표를 ‘사표’(死票)로 규정하며 단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박근혜-문재인’ 구도로 초박빙으로 치러진 2012년 대선에서 당시 심상정 진보정의당 대선후보는 문재인 민주당 후보를 공식 지지하며 사퇴한 바 있다. 다만 5년 뒤 2017년 ‘촛불대선’에선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본선을 처음 완주했고, 6.17%라는 적지 않은 득표율로 ‘저력’을 확인했다.

역시 박빙이 예상되는 2022 대선을 앞두고 정의당 대선 후보들은 “단일화는 없다”고 단언하고 있다. 심 의원은 지난 8월29일 대선 출마선언을 하며 ‘민주당과의 후보 단일화 여부’에 대한 물음에 “최근 민주당은 중대재해처벌법, 종합부동산세 등 정책에서 국민의힘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민주당과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잘라말했다. 이 전 대표도 지난 9월6일 광주시의회 기자간담회에서 “정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은 이제 더 이상 하나의 진보진영으로 묶일 일 없다”고 밝혔다.

여기에 지난해 21대 총선 당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선거법 개정 이후 민주당이 ‘위성 정당’이라는 ‘꼼수’로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퇴색시키면서 정의당과의 관계는 전례 없이 경색된 상태다.

정의당의 ‘콘크리트 지지층’에 아직 지지후보를 정하지 못한 무당층 또는 중도층 표심이 더해지면, 초박빙이 예상되는 내년 대선의 주요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2012년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득표율 차이는 3.53%포인트에 불과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범 여권 단일화에 대한 압박을 당 안팎에서도 모두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민 삶 속으로 파고들겠다…주력 상품은 새로운 노동법”


본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 위해 정의당이 준비 중인 주력 상품 가운데 하나는 ‘모든 일하는 시민을 위한 노동법’이다. 각 후보들 역시 코로나로 인해 자영업자,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들이 타격을 입은 점에 주목하며 여태까지와는 다른 차원의 새로운 노동법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후보들은 16일 첫 티브이 토론을 시작으로 앞으로 9월 말까지 4차례 이상으로 계획된 토론과 정책 청문회 등을 통해 코로나19가 야기한 불평등, 양극화 해결을 위한 비전 경쟁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추석 직후인 24일로 예정된 정책 청문회에는 민주당 경선관리위원회가 ‘섭외 논란’을 빚었던 김경율 회계사를 비롯해 김수민 정치평론가 등이 ‘등판’해 후보들에게 송곳 질문을 던질 예정이다.

정의당 관계자는 “후보들에게 아주 곤란한 질문을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며 “불꽃 튀는 경선이 될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의당 경선은 당원과 예비당원 투표로 이뤄진다. 온라인 투표는 10월1∼5일 실시되며, 6일 ARS 모바일 투표까지 마친 뒤 곧바로 개표를 진행한다. 득표율 50%를 넘는 이가 없을 경우 7∼12일 결선 투표를 거쳐 12일 최종 후보를 확정한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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