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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피아] 엔씨 흔든 게임 유튜버들…게이머 민심 쥐락펴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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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 민심 향방 가르는 게임 유튜버들, 엔씨 주가에도 영향

게임사 유튜버 리스크 커져…협업보단 자체 콘텐츠 생산 강화 추세

[편집자주]20세기 대중문화의 꽃은 TV다. TV의 등장은 '이성의 시대'에 종지부를 찍고 인간의 지성을 마비시켰다. '바보상자'라는 오명이 붙었다. 하지만 TV가 주도한 대중매체는 비약적으로 발전하며 우리 사회 곳곳을 바꿔놓았다. 21세기의 새로운 아이콘은 유튜브(YouTube)다. 유튜브가 방송국이고 도서관이고 놀이터고 학교고 집이다. 수많은 '당신'(You)과 연결되는 '관'(Tube)이 거미줄처럼 촘촘한 세상이다. '취향저격'을 위해 인공지능(AI)까지 가세했다. 개인화로 요약되는 디지털 미디어의 총아인 유튜브. 유튜브가 만든 세상은 유토피아일까, 디스토피아적인 '멋진 신세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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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검색창에 '블소2'를 입력했을 때 나오는 콘텐츠들. 이번 엔씨 사태와 관련해 게임 유튜버들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튜브 갈무리)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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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NC의 변화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NC의 문제를 정확히 짚고 대안을 강구하겠습니다. 도전과 변화를 위해서라면, 당장은 낯설고 불편해도 바꿀 건 바꾸겠습니다. 고객이 기대하는 모습으로 변화하도록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사내 편지를 통해 변화를 예고했다. 최근 '블레이드&소울2'(블소2) 출시 직후 리니지식 비즈니스 모델(BM)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그동안의 과금 유도 정책에 대한 불만이 폭발하면서 회사 안팎의 위기감이 고조되자 대표가 직접 나서 이 같은 메시지를 전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냉소적이다. 경영진 책임론도 불거져 나오고 있다.

게이머들의 민심은 좀처럼 돌아서지 않고 있다. '블소2' 출시 이후 이용자 목소리를 반영한 업데이트를 3주째 이어갔지만, 무너진 브랜드 이미지와 폭락한 주가는 반등시키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이 같은 엔씨의 추락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게임 유튜버들의 영향력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게임 유튜버들이 게이머들의 불만을 결집시키는 확성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게임 유튜버들 사이에서 엔씨는 지탄의 대상이 된 지 오래다. 확률형 뽑기 아이템이라는 지나친 과금 유도에 대한 지적을 필두로 엔씨에 대한 비판은 유튜버들 사이에서 올림픽처럼 펼쳐지고 있다. 비판 여론에 올라탄 사이버렉카형 원색적인 비난부터 엔씨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세부 분석까지 다양한 층위의 콘텐츠가 유튜브 위에 펼쳐지고 있다. 그만큼 게이머들이 현재의 한국형 모바일 게임의 과금 구조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증권사에서도 엔씨 주가를 놓고 유튜버가 언급되기도 했다. 스탠리 양 JP모건 애널리스트는 "엔씨소프트는 혁신적인 게임성 없이 지나친 과금으로 사용자와 게임 중계 유튜버의 신용을 잃었다"고 지적하며 엔씨의 자사주 매입 발표 직후 목표 주가를 종전보다 13% 낮춘 55만원으로 제시했다. 현재 게임 업계에서 유튜버의 신뢰를 얻는 일이 주가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하다는 얘기로 풀이된다.

게임 스트리밍 콘텐츠는 게임사엔 양날의 검이다. 유튜브, 트위치 등을 통해 중계되는 게임 플레이 자체가 게이머들의 유입을 늘리는 홍보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실제 플레이로 이어지지 않고 대리 만족에서 끝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게임을 하지 않고 보는 데서 충분한 만족감을 얻는 모습이다.

게임과 유튜브는 이용자들의 시간 점유율을 놓고 경쟁하는 미디어 콘텐츠이기도 하다. 한정된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게임 출시 직후 유튜브를 보고 플레이 여부를 판단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초기 이용자 유입이 중요한 게임사 입장에서 '보는 게임'의 시대가 마냥 유쾌하지 않은 이유다.

특히 MMORPG는 사회의 축소판에 가까운 장르(분야) 특성상 이용자 확보가 중요하지만, 이용자 유입부터 꾸준한 게임 플레이를 유지하도록 안착시키기까지 공이 많이 들어간다. 또 특유의 확률형 아이템 중심의 과금 모델 탓에 게임 플레이가 아닌 아이템 뽑기·강화에 초점을 맞춘 방송이 흥행하면서 유튜버 등 게임 스트리머 영향력이 크게 작용한다. 자금력 있는 유튜버가 실제 현실에서 뽑기 어려운 극악무도한 확률의 아이템을 뽑는 모습이 대리 만족 욕구를 크게 채워주는 모습이다. 유명 스트리머를 중심으로 '길드' 등 게임 커뮤니티가 형성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게임사와 유튜버 간의 결속력이 강해진다. 일부 게임사는 뽑기 비용을 대주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A급 크리에이터는 수천만원 단위의 마케팅 계약을 맺기도 한다. 그러나 지난해 유튜브 업계 뒷광고 논란 이후 광고 표시 의무가 확대되면서 게임사 유튜버 마케팅은 양측에 독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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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120만 유튜버 '침착맨'이 게시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W' 광고 영상. 이후 엔씨소프트 게임을 향한 시청자들의 비판이 이어지자 그는 "이용자 민심을 헤아리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유튜브 갈무리) 2021.08.29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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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엔씨 사태 직후 엔씨와 마케팅을 진행한 유튜버들이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유명 게임 유튜버 '난닝구TV'는 '블소2' 홍보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광고 계약을 해지했다. 구독자 123만 유튜버 '침착맨'(만화가 이말년)은 '리니지W' 광고 콘텐츠를 게재했다가 '싫어요' 2만3000개, 6000여개의 비난 댓글이 쏟아지면서 해명 방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의 영향력이 커졌고, 게임 출시 전 단계부터 크리에이터와의 협업이 마케팅 활동으로 자리 잡았다"면서도 "광고 효과를 측정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고, 유튜버들도 뭐가 먹히는지 알고 초반에 여론에 따라 프레임을 잡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선 리스크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게이머 민심에 따라 이슈 몰이만 하는 사이버렉카형 콘텐츠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원색적 비난을 빼고 나면 알맹이가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이 관계자는 "유저들도 자극적인 요소로 까기만 하는 유튜버를 구분할 줄 알고, 이들에게 호응은 하지만 팬이 되진 않는다. 전문적으로 게임을 분석하는 채널에 대한 구독 및 라이브 방송 시청이 늘고 있다"며 "게임사 입장에서는 역효과가 큰 유튜버와의 협업보다는 잘못된 사실을 바로잡고 신뢰감을 주는 일종의 브랜드 저널리즘을 구축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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