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3 (화)

[추석 이후 부동산]⑤ 호남에선 여수를 주목하라… 전망 엇갈리는 제주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편집자 주] 어딜 가나 부동산 얘기, 집값 얘기를 하는 요즘이다. 오를 만큼 오른 것도 같은데 집값이 올랐다는 소식은 끊이질 않고 들려온다. 전셋값 추이의 상황도 같다.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모양새다. 그만큼 무주택자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추석 연휴가 끝난 뒤의 집값 향방은 어떻게 될까. 2021년 가을과 겨울의 부동산 시장 흐름을 권역별로 예상해 봤다.

올해 호남 지방의 부동산 시장은 대체로 잠잠한 편이었다. 눈에 띄는 상승세는 없었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추석 이후 호남 시장에서 여수·순천 지역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전국적으로 덜 오른 지역으로 매수세가 살아나는 최근 추세를 감안하면 여수·순천 지역의 집값이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제주는 올 들어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바닥을 모르겠다던 지난해 상황과는 사뭇 다르다. 올 들어 제주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15.09%로 광역 지자체 중 인천(16.16%) 다음으로 높다. 제주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찍고 상승 흐름을 탔다는 분석이 대세지만, 일각에선 대세 상승론을 논하긴 이르다는 분석도 나왔다.

조선비즈

제주도 시내 전경. /이신태 PD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추석 이후 ‘여수 전성시대’ 기대

호남의 중심 광주의 아파트값은 올해 5.42% 올랐다. 전국 평균 상승률(9.39%)이나 인천을 제외한 5대 지방 광역시 상승률(8.58%)에 미치지 못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연구원은 “2018년에 10% 넘게 집값이 오른 이후로는 집값이 오를 만큼 올랐다는 시각이 지역 분위기를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광주 집값은 점차 상승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구도심 정비 사업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데다 광주 지하철 2호선 사업 등 교통상황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광주가 두각을 나타내는 수준은 아니지만 강보합세에서 상승세까지 올라온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급을 봐도 초과 수요가 나타난만큼, 추석 이후 연말까지 북구 등 광주 구도심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초과수요가 이끄는 상승장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다만 공급 물량이 많다는 점은 상승폭을 줄일 수 있는 요인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올해 4500가구 수준이던 광주의 입주물량이 내년에는 1만3000가구 수준까지 많아진다”며 “이에 따라 내년에는 올해보다 상승폭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전남에서는 여수와 순천이 주목할 만하다는 예상도 나왔다. 박합수 전문위원은 “여수와 순천은 전국구 스타”라며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주춤했지만, 전반적으로 꾸준히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다”고 했다. 광양을 포함한 일대에 대기업 중심의 조선업·제철업·중화학공업이 발달해 수요가 뒷받침되는 만큼 추석 이후에도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윤지해 연구원도 “여수는 여전히 수요가 상당하다. 부동산114 통계 기준 작년에만 20% 가까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특히 여수에는 앞으로도 여러 개발 호재가 기다리고 있다. 박합수 전문위원은 “올해 여수~남해 해저터널이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면서 “해당 터널은 ‘다도해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큰 이슈로 관광 뿐 아니라 여러 인프라를 끌어들여 인근 부동산 시장의 확장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해 연구원은 미래에셋 컨소시엄이 추진 중인 5성급 호텔 등 여수 경도 해양관광단지 조성을 여수 지역의 주목할 호재로 꼽았다. 이 밖에도 서울 접근성을 높여주는 익산~여수의 전라선 KTX 직선화 사업 등도 예정돼 있다. 반면 나주·목포·무안·영암 등 서부 전남권은 약보합 현상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고질적인 미분양 재고가 일부 해소됐지만, 충분한 산업기반이 없다는 점 때문에 집값이 다시 주춤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북에서는 전주와 군산의 집값이 추석 이후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전주와 완주에 걸쳐 혁신도시가 조성되고 있는데다 전주 구도심 정비사업이 진행되면서 내 집 마련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윤지해 연구원은 “군산의 경우는 최근 10년새 조선업·자동차 제조업이 쇠퇴하면서 집값이 상당 기간 오르지 않다가 최근 키맞추기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 분석과 전망 모두 엇갈리는 제주

제주는 올 들어 화려하게 부활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제주도는 올해 15% 넘는 집값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 몇 년간의 침체를 어느 정도 회복하는 모양새다. 미분양 재고도 일부 남아있지만 제주 외곽이나 산간지방의 소형 단지에 국한됐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 19)가 부동산 시장 회복에 일부 도움을 줬다. 코로나19 여파로 유학 대신 제주 국제학교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었고, 해외여행 수요가 제주로 발길을 돌렸기 때문이다. 제주 시내는 이미 매도자 우위시장의 면모를 보이고 있고, 서귀포 역시 서귀포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바다 조망권 아파트는 5억원 선을 돌파했다.

박합수 전문위원은 “상반기 급등했기 때문에 추석 이후에 다시 크게 오르기는 힘들겠지만, 상승 추이는 유지될 것”이라고 봤다. 함영진 랩장도 “올해 625가구였던 입주물량이 내년에는 96가구로 줄어 상승국면이 추석 이후에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지해 연구원은 “지난 2017년부터 작년까지 부동산 가격이 하락세를 걷다가 조금 올라가는 느낌이긴 하지만, 제주는 관광 중심지라 현재의 국제학교 수요나 내국인 관광객 수요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면서 “신축 단지를 둘러싼 열기는 느껴지지만 기존 매물들은 미지근한 것을 보면 온도차가 있어 숨고르기 후 시장 상황은 지켜봐야 알 것”이라고 했다.

유병훈 기자(itsyou@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